저물어가는 2022년
다가오는 계묘년
어떤 슈퍼카 나올까?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막을 내리고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이 다가오고 있다. 연말마다 항상 그래왔듯 다음 해에는 또 어떤 신차들이 공개될지 네티즌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이미 자동차 관련 매체들이 2023년 출시될 국산차, 수입차, SUV 등 다양한 주제로 신차들을 정리한 가운데 슈퍼카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비록 대중성은 없는 편에 가깝지만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슈퍼카 역시 내년에 여러 모델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굵직한 전동화 추세와 맞물려 슈퍼카 시장 역시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가 우후죽순 등장하는 상황. 내년에는 또 어떤 슈퍼카들이 등장할지 간단히 살펴보았다.
글 이정현 기자
롤스로이스 스펙터
브랜드 첫 전기차
슈퍼카라고 보기에 애매한 구석이 있지만 롤스로이스는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스펙터를 내년 4분기부터 고객들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스펙터는 작년 단종된 2도어 쿠페 ‘레이스’와 컨버터블 ‘던’의 통합 후속 모델이다. 레이스와 비슷한 실루엣을 지녔지만 가로로는 더 커지고 세로로는 짧아진 판테온 그릴, 분리형 헤드램프 등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췄다.
중량이 700kg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가 차체 하부에 탑재되었으며 차대 강성은 레이스 대비 30% 더 높아졌다. 안티 롤 바를 분리하고 노면 상황에 따라 각 바퀴의 감쇠력을 조절하는 Planar 서스펜션이 신규 적용되었다. 듀얼 모터는 합산 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91.8kg.m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을 단 4.4초에 끊는다. 컬리넌보다 무거운 공차중량 2,975kg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시작 가격은 41만 3천 달러(약 5억 2,300만 원)에 달한다.
부가티 시론 프로필리
출시 계기가 놀랍다
부가티는 최근 시론의 마지막 파생 모델이자 브랜드 마지막 W16 엔진 탑재 모델인 ‘시론 프로필리’를 깜짝 공개했다. 모든 파생 모델을 합친 생산 수량이 500대로 한정된 시론은 이미 생산 슬롯이 모두 차 추가 양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가티는 시론 프로필리를 디자인 스케치만으로 남기기에 아깝다고 생각해 단 한 대뿐인 프로토타입 모델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프로토타입 차량을 공도 주행이 가능한 모델로 내놓기 위해 부가티는 유럽 기준에 맞춰 차량을 일부 수정했고 그간 양산했던 다른 시론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자체 품질 기준을 통과할 수 있도록 다듬었다. 자동차 제조사가 신모델을 단 한 대만 판매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경우는 이례적이며 아름다운 디자인도 큰 의미를 더한다. 시론 프로필리의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내년 2월 1일 개최되는 소더비 경매에서의 낙찰가가 이 차의 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가티는 판매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페라리 SP51
가격만 100억
페라리는 고객의 의뢰에 따라 백지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차를 만드는 비스포크 부서 ‘스페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내년에는 대만 국적 페라리 수집가의 의뢰로 2년 동안 제작한 원-오프 모델 ‘SP51’이 인도될 예정이다. SP51은 페라리의 플래그십 슈퍼카 812 GTS를 기반으로 제작된 로드스터로 섀시와 V12 자연흡기 엔진을 그대로 가져왔다.
SP51의 가장 큰 특징은 루프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탑을 여닫는 컨버터블이 아닌 정통 로드스터로 만들어졌다. 세상에 단 한 대만 존재할 이 차를 위해 페라리는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과 풍동 실험, 차량 동역학 테스트 등 양산형 신차 개발과 동일한 프로세스를 거쳤다. SP51의 가격은 알려진 바 없으나 업계는 그간 페라리가 선보인 원-오프 모델의 특성으로 미루어 보아 최소 100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헤네시 베놈 F5 로드스터
세계 최고속도 기록 도전
미국의 자동차 튜닝 업체 헤네시 퍼포먼스는 내년 자체 개발 신차 ‘베놈 F5 로드스터’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1991년부터 닷지, 포드, 쉐보레 등 자국산 머슬카를 1,000마력대 스펙으로 튜닝하는 기행을 일삼았던 헤네시 퍼포먼스는 앞서 로터스 엑시지 2세대의 섀시를 기반으로 ‘베놈 GT’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케네디 우주 센터 활주로에서 베놈 GT로 최고속도 435.31km/h를 기록했지만 양산차 최소 생산 대수 20대 이상이라는 기네스북 등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비공식 기록으로 남았다.
내년에는 베놈 F5 로드스터를 30대 한정 생산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컨버터블 기록에 도전한다. 베놈 F5 로드스터는 1,817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을 바탕으로 0-100km/h 2.6초, 0-200km/h 4.7초, 0-300km/h 8.4초, 0-400km/h는 15.5초라는 가공할 가속력을 자랑한다. 이미 테스트 주행에서 437km/h로 주행한 적이 있으며 최고속도 500km/h 돌파가 목표라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 듯한다. 가격은 300만 달러(약 38억 원)가 될 전망이다.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영혼 갈아 넣은 첫 전기 슈퍼카
마세라티는 브랜드 첫 순수 전기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를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포뮬러 E 기술을 활용한 T자 형태의 92.5kWh 배터리를 탑재해 50:50의 이상적인 전후 중량 배분을 실현했다. 전기 모터 세 개가 합산 최고출력 761마력, 최대토크 137.6kg.m를 발휘하며 2,260kg에 달하는 공차중량에도 불구하고 0-100km/h 가속을 2.7초에 끝낸다. 최고속도는 320km/h에 달한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이 적용되었으며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279마일(약 449km)이 될 전망이다. 아직 실내 디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2.2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및 레벨 2 주행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이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작 가격은 17만 달러(약 2억 1,500만 원)으로 예상되며 고객 인도는 2분기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