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대교 최근 공사 상태 심각 판정
측량도 없이 진행된 보강 공사
시공사 부실 공사 및 관리 심각
대한민국은 다른 국가들이 1세기에 걸쳐서 이룩한 도시화와 발전을 50년도 안 되는 세월 동안 이루어내면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그 이면에는 정당한 절차와 안전을 무시하는 관습이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수많은 사고로 이어졌다. 그 중 대표적인 사고가 1994년 발생하여 32명의 사망자를 낳은 성수대교 붕괴 사건이었다. 특히나 계속해서 전조가 나타났음에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최근 이런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재현될 가능성이 점쳐진 한강 다리가 파악되었다. 그 정체는 바로 성산대교였다고 하는데, 수많은 균열과 부실 공사를 비롯해 안전상으로 심각한 지점들이 다수 발견되었다고 한다. 오늘은 성산대교의 상태와 그 원인에 대해서 알아본 뒤, 이를 성수대교 붕괴 사건과 비교해보도록 하자.
글 오대준 기자
균열만 900개에 10cm 이상 뜬 바닥
시공사 은폐까지 시도했어
최근 진행된 감사 결과, 성산대교의 현재 안전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시공사의 보강 공사가 마치기 전부터 이미 다리 곳곳에 균열이 약 900곳이 확인되었다. 이후 지난 2022년 7월에 진행된 조사에서도 여전히 균열은 510곳에 달했다. 또한 보수 공사를 맡은 시공사는 측량도 없이 바닥 판을 만들면서 최대 10cm까지 아귀가 맞지 않아 튀어나온 바닥 지점이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바닥 판에 들어간 철근도 측정한 14군데 중 9개 지점이 설계도와 다르게 적용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시공사가 이러한 문제점들을 감추기 위해 비밀리에 임의로 균열을 감추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보통 건물의 시공도 이런 식으로 했다가는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다리의 안전을 이렇게 형편없이 관리했다는 것은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이윤과 시공사의 위신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규탄받을만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다리의 부실 관리는 최악의 사고였던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인재였던 성수대교 붕괴 사고
서울시와 시공사의 쌍방책임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였던 엄기영 아나운서는 이 사건을 ‘예고된 인재’라고 표현했다. 이는 먼저 당시 시공사였던 동아건설이 성수대교의 설계와 시공을 부실하게 진행했으며, 이는 이후 이어진 유지보수 작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성수대교를 수중 촬영한 MBC는 다리에 사용된 볼트를 손으로도 뺄 수 있을 만큼 부실한 시공 결과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또한 서울특별시 역시 교량 보수와 관리를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서울시가 성수대교가 수용할 것이라 예상했던 통행량은 일일 8만 대가량이었지만 실제로는 16만 대의 차량이 성수대교를 이용했고, 이에 따라 붕괴가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는 오늘의 주제인 성산대교 역시 교통량 문제로 인한 노후화로 공유하고 있는 문제점이다. 이처럼 시공사의 부실시공과 관리, 그리고 시의 관리 감독 부실이 이어지면서 대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안전하다던 결과가 이것
한강 다리 전수조사 실시 예정
이번 성산대교 이슈에서 가장 심각했던 문제는 지난 2022년 3월에 서울시가 꾸린 합동조사단이 석 달간 성산대교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러한 조사는 다리 곳곳에 균열이 보인다는 시민들의 제보에 의한 것이었음에도, 조사단은 비전문가의 의견이라는 망언으로 사건을 일축하려 했다.
성산대교 이슈가 현재 많은 비판을 받게 되자 서울시는 감사위원회의 지적을 받아들여 2023년 3월까지 한강에 위치한 모든 다리를 대상으로 한 안전 전수 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성산대교 역시 재검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5개월 만에 서울시는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어기게 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시민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할 지자체와 시공사가 이런 결말을 맞이했다는 사실은 씁쓸하게 들리기만 한다.
안전불감증 언제쯤 사라지나
네티즌 ‘공무원들 미친 거 아니냐’
한국의 급속한 발전의 가장 큰 부작용이라 여겨지는 안전불감증은 단순히 건축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인명피해 소식이 뉴스를 타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겉만 발전했을 뿐,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은 과거와 전혀 변한 것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제는 사회적으로 무엇이 가치 있는 방향인지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이 필요한 시기일 것으로 사료된다.
네티즌들 역시 이러한 조사 결과에 경악했다. 한 네티즌은 ‘세금 받아먹고 사는 사람들이 국민의 안전을 나 몰라라 했다는 것이 어떻게 용서받을 짓이냐’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으며, ‘성수대교 붕괴 한 번 더 터져봐야 또 미봉책이나 내놓을 사람들이다’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