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픽업트럭 시장
신차 효과로 반등 기대감
BMW의 픽업트럭 구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캠핑이나 차박 등 야외 레저 활동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 시장에서는 SUV나 픽업트럭 등 거주성을 확보한 차종의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화물차로 분류되어 각종 세제 혜택의 장점이 있는 픽업트럭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쌍용 렉스턴 스포츠 외에 합리적인 선택지가 없어서인지 열기가 금방 식어버렸다. 2020년 38,929대였던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이듬해 30,902대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앞자리가 바뀌어 29,685대를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로 신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올해 역시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차 효과로 반짝 개선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한국GM은 이달 7일 풀사이즈 아메리칸 정통 픽업트럭 ‘GMC 시에라 드날리’를 공개할 계획이며, 포드코리아는 3월 중으로 신형 레인저를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기아차의 신차 구상에 따라 향후 몇 년간 픽업트럭 선택지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인기 수입차 브랜드인 벤츠BMW는 픽업트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김현일 기자

“픽업트럭 계획 없습니다”
디자인 총괄의 선 긋기

BMW의 제품군에서 픽업트럭은 지금까지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최근,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 BMW 그룹 디자인 총괄은 ‘BMWBlog’와의 인터뷰에서 “픽업트럭은 BMW 브랜드와 딱 어울리는 제품은 아닙니다”라며 “우리가 모든 트렌드를 쫓을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픽업트럭의 인기를 실감했고, 근래 등장하는 모델들은 더 정교하고 세련되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그는, “특정 차종 개발에 돌입할 때, 우리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BMW가 지금까지 선보인 픽업트럭들은 모두 일회성 모델이었다. 모터사이클 행사인 ‘2019 BMW 모토라드 데이즈’에서는 BMW F850GS 바이크가 X7 기반 픽업트럭에 실린 채 전시되었다. BMW의 고성능 브랜드 BMW M은 M3 컨버터블을 직접 개조해 작업장 내 운송차로 활용하기도 했다.

벤츠 X클래스의 실패
옆에서 한숨 쉰 BMW

BMW는 라이벌사 벤츠의 도전으로 인해 픽업트럭 개발 압박을 받았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닛산, 르노와의 협업 결과물로 닛산 나바라 3세대 기반 픽업트럭인 벤츠 X클래스를 2017년 11월부터 생산했다. 벤츠 X클래스가 겨냥한 시장은 호주와 뉴질랜드, 아프리카였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개 3년도 되지 않은 2020년 5월 단종되었다.

X클래스 공개 당시, 업계에서는 BMW가 경쟁에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이 쏟아졌고 BMW 본사 역시 사업 타당성을 검토했다. 그러나 클라우스 프뢸리히 당시 개발 책임자는 파리 모터쇼에서 “회사는 픽업트럭을 위해 바디 온 프레임 섀시를 새로 설계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투자 대비 시장 가능성이 작다”라고 밝혔다. 벤츠 X클래스는 출시 첫해인 2018년에 약 16,700대라는 초라한 성적을 받았고, 2019년에는 4분기에 진입해서 1만 대 판매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당시 X클래스의 가격은 영국 시장 기준 42,000파운드(한화 약 6,364만 원)였다.

아우디가 내놓은 트럭 디자인
BMW의 대처 방안은 무엇?

BMW는 럭셔리 이미지를 추구하며 X클래스의 수모를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에 픽업트럭 개발에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기 픽업트럭 시장 활성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해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호이동크 디자인 총괄의 인터뷰에도 이 같은 의문이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

최근 아우디는 신형 전기 콘셉트카 ‘아우디 액티브스피어 콘셉트’를 공개했다. 아우디 액티브스피어는 전장 4,980mm, 전폭 2,070mm, 전고 1,600mm, 휠베이스 2,970mm의 럭셔리 쿠페 모델이며, 트럭 베드를 장착하여 픽업트럭 요소를 가미했다. 아우디가 럭셔리 세그먼트 비전에 트럭 요소를 탑재하며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반면, BMW가 가장 최근 공개한 ‘BMW i 비전 디’는 못생긴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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