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번호판 개편
차 중량 따라 차등 비용
교통사고 줄이려는 목적
흔히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처럼, 어떤 부차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도한 방법을 도입하여 원하던 것도 못 이루고 갖고 있던 것까지 잃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생각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단순히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문제가 다시 발생하기도 하며, 이전에는 없던 문제까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번호판과 관련된 법안의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데, 바로 번호판 등록비를 자동차의 무게에 따라서 차등적으로 받는 법안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 미국 네티즌들은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것이 오히려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오늘은 이 법안과 함께 여기에서 파생될 다른 문제들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글 오대준 기자
무거울수록 사망률 높아
사고 줄이려는 노력
캘리포니아는 최근 자동차의 무게가 보행자, 자전거 탑승자와 충돌했을 시 부상의 심각성과 사망률과 비례한다는 연관성에 대한 심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도로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불필요하게 대형 차를 구매하는 것을 고민하게 하기 위해 등록비에서 차등을 두겠다는 것이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도입하고 있는 의회 법안 251호의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시도 자체는 비록 소비자들의 원성을 듣는다고 해도 어느 정도 명분은 있어 보인다. 사고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캘리포니아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주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캘리포니아가 추진하고 있는 다른 문제와 크게 연관되어 있다.
전동화 최전선 캘리포니아
일반 차보다 무거운 전기차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주중에서 전동화에 가장 적극적인 주이다. 전기차의 보급을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보조금뿐 아니라 일반 전기차, 상용 전기차의 인프라 확충을 포함해, 이미 유럽 연합과 마찬가지로 2035년까지 내연기관을 퇴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둔 바가 있다.
이러한 캘리포니아의 장기 프로젝트에서 앞서 언급한 중량에 따른 차등적 등록세가 문제가 된다. 전기차는 배터리 때문에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무게가 많이 나간다. 단적으로 제네시스의 G80의 예를 들었을 때, 내연기관 모델이 전기 모델보다 전장, 전고가 10mm 더 적다고는 하지만 공차중량 차이는 무려 295kg에 달한다. 즉, 같은 모델이라고 해도 전기 차일 경우 더 높은 등록비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돈을 더 받는다고 큰 차 안 사나?
네티즌 ‘탁상행정의 극치다’
또한 설령 돈을 더 내는 한이 있더라도 대형 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많다. 이는 넓은 국토에서 한 번에 많은 짐을 옮겨야 할 일이 많은 지리적 특성이 기인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한국은 번호판의 종류에 따라 비용이 조금 달라질 뿐, 캘리포니아가 추진하는 것처럼 극단적인 등록세 차이는 없다.
해외 네티즌은 이에 대해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인구도 많고 차도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이런 법안을 운영할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라는 댓글을 달았으며, ‘운전자가 무조건 죄인인 거냐’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