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사 입고 차량 / 사진 출처 = 페이스북
공업사 입고 차량 / 사진 출처 = 페이스북 “S-dragon”

국산차 부품 대란 터졌다
필수 소모품도 수급 지연
수입차보다 오래 걸린다

최근 신차를 출고한 A씨는 어느 날 운전석 전동 시트가 작동하지 않아 제조사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다행히 보증 수리 대상에 들어 수리비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A씨는 차량을 수리하지 못한 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수리 자체는 당일에도 가능하나 부품이 도착하기까지 2달가량 걸린다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A/S가 오래 걸리기로 악명 높은 수입차 브랜드의 사례 같지만 놀랍게도 현재 국산차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오래전 출시된 구형 모델뿐만 아니라 국산 신차 부품조차 수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엔진오일, 필터 등 기본적인 소모품의 수급마저 어렵다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정현 기자

제네시스 GV70 3.5T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제네시스 GV70 3.5T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화성llKMJTV”님
기아 오토큐
기아 오토큐

국산차 강점은 빠른 수리였는데…
부품 없어 정비 못 하고 돌려보내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부품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수리 기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는 충분한 구매력이 있는 소비층이 고민 끝에 수입차 브랜드 대신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산 브랜드의 수리 기간이 수입차와 맞먹는 수준으로 길어진 만큼 “가격도 국산차가 비싸고 수리도 똑같이 오래 걸리니까 수입차가 훨씬 메리트 있다”라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정비 업계 또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공기압 센서 공급이 늦어서 고객 차량에 경고등이 있는데도 해결 못 하고 그대로 출고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털어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랑 관련 없는 부품마저 구하기 어렵다“라며 “다른 지역까지 수소문하며 겨우 부품을 구해다가 수리하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쌍용 토레스 출고 대기 물량 / 사진 출처 =
쌍용 토레스 출고 대기 물량 / 사진 출처 = “뉴스1”
사진 출처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신차 생산 지연되기도
차주가 직접 부품 수소문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데 이어 작년 화물 업계의 파업이 연쇄적인 문제를 일으켰다고 분석한다. 얼마 전까지도 부품 수급 문제로 신차 생산이 중단되거나 옵션 일부가 빠진 채 출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쌍용차의 경우 작년 12월 토레스의 부품 수급 문제로 2주 동안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정비소에 들렀다가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후 전국의 부품 판매점을 직접 수소문하는 차주들도 점점 늘고 있다. 소모품을 제때 교환하지 못해 차를 어쩔 수 없이 아껴 타는 것은 물론, 접촉 사고로 차체가 손상됐음에도 수리하지 못한 채 운행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신호정비TV”
현대모비스 부품 생산 공장 / 사진 출처 =
현대모비스 부품 생산 공장 / 사진 출처 = “현대모비스”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네티즌 반응 살펴보니

지난 2019년 현대모비스는 전산 개편의 일환으로 생산, 물류 등 사업 분야 전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AI를 활용해 AS에 필요한 부품 수요를 예측하고 생산 및 공급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리스크가 끊임없이 발생해 예상보다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부품 공급이 수월하지 않아 몇 개월가량의 지연 기간이 있었다”라며 “최근 들어 생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부품이 유통돼 정비 업소와 소비자들에게 유통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네티즌들은 “이래서 독점이 위험하다”, “요즘 수입차도 부품 한 달이면 들어오는데 국산차 수리 기간이 2개월? 웃고 간다”, “이래서 눈치 좀 보여도 잔고장 없는 일본차를 고민하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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