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와 작별 고한 벤츠
실적 저조한 차종도 중단
이젠 SUV에 전념한다?

올레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벤츠 CEO는 소형 세그먼트 전망에 대해 “간단히 말하면 그렇다”라며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모델에 집중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벤츠는 지난해부터 A클래스, CLA클래스 등 소형 라인업을 단종하고 럭셔리 모델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그리고 지난달, 벤츠 전략부 고위 관계자는 카앤드라이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생산능력 향상을 위해 왜건 모델이나 실적이 저조한 2도어 제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쿠페, 컨버터블, 왜건 등 대중적이지 않은 모델과 판매량이 저조한 세그먼트 계획을 중단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현행 33개 차종은 향후 14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대세인 SUV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일 기자

“60%가 SUV에 집중”
벤츠의 차기 모델 계획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는 고든 바그너는 최근 카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벤츠의 차기 모델 계획을 넌지시 내비쳤다. 그는 현재 디자인 팀이 어떤 일을 하고 있냐는 물음에 “2020년대까지 60%는 SUV에 전념할 것이며 30%는 세단, 나머지 10%는 특별 프로젝트에 매진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차량을 럭셔리 세그먼트에 포지셔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하이퍼 스크린 등 첨단 사양을 통해 운전자 경험을 중시하는 벤츠의 비전을 엿볼 수 있다. 결국 벤츠의 차기 전기차 모델은 주로 고급 소재와 첨단 사양이 적용된 SUV 모델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내년 공개가 예정된 CLA 후속 전기차는 4도어 세단 모델이다.

전동화와 소비자 선호 이동
SUV에 힘 싣는 완성차 업계

초기 전기차 모델들이 주로 SUV 차체를 채택한 이유는 무거운 배터리를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에 이식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세계 소비자들은 점점 더 크고 높은 차량을 선호하게 되었고, SUV는 비교적 가격이 비싸면서 수익성 창출에도 용이하므로 제조사 입장에서도 훨씬 좋은 선택지였다.

결국 전기차 전환기를 맞아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주력 차종을 SUV로 옮기고 있다. 이는 국내시장에서도 두드러지는데, 현대차의 주력 전기 모델인 EV6와 아이오닉5도 모두 SUV이다. 아울러, 올해 출시 예정 순수 전기차 중 기대작인 기아 EV9아이오닉5 N, 토레스 EVX 등 모두 SUV 새시를 채택했다.

“SUV는 곧 끝난다”
정반대 의견 보이기도

업계가 SUV 전성시대에 동참하는 반면, 빈센트 코비 시트로엥 CEO는 정반대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오토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점유율 수치는 내가 옳다고 말하지 않지만 전기차 시대 SUV의 종말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시트로엥의 전기차 전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며, 실적보다 친환경 시대 트렌드를 선도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배터리 기반 전기차의 숙제를 전력 효율 극대화로 봤고, SUV의 높고 각진 차체는 연비에 좋지 않아 미래지향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결국 미래 전기차는 더 가볍고 공기 저항에 유리하며 단순한 구조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작고 효율적인 전기차는 시트로엥이 지금까지 보여준 전기차의 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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