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With프로젝트 제대로 말아먹었다.. 야심차게 출시했다 쪽박만 찼다는 비운의 기아 차량들

제대로 말아먹었다.. 야심차게 출시했다 쪽박만 찼다는 비운의 기아 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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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험난했던 역사
실패의 아픔 많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기아
푸조 604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현대차그룹 산하 브랜드인 기아는 설립 초기부터 현대차보다 혹독한 역사를 거쳐온 자동차 제조사였다. 1980년에는 2차 오일쇼크의 여파로 인한 자동차 공업 통합 조치에 따라 승용차 생산을 금지당했고 1987년에나 풀렸다. 승용차 라인업을 뒤늦게 갖춰나가며 현대차와 한참 벌어진 간극을 조금씩 좁혀나갔지만 1997년에는 외환 위기가 터져 결국 현대차에 인수 합병되고 만다.

그전까지는 기술력을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에 따라 현대차와 차별화되는 모델을 많이 만들어 왔는데, 안타깝게도 성공하지 못한 모델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이 차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

이정현 기자

푸조 604 / 사진 출처 = ‘Wikipedia’
아시아자동차 타우너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수원ll신근’님

‘국내 생산’ 푸조 604
다마스의 라이벌까지?

기아가 기아산업이었던 1970년대에는 경제 급성장에 따라 고급차 시장도 형성되고 있었다. 이 당시 이들은 푸조 604의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604는 푸조가 BMW, 메르세데스-벤츠를 겨냥해 내놓은 대형 세단으로 고급스러운 편의 장비와 고성능을 갖춰 VIP 관용차로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1979년 기준 2,300만 원이라는 가격표는 당시 국내에서 판매되던 자동차 중 가장 비싼 가격이었고 1978년에 석유 파동의 여파로 몇 없던 수요마저 증발해 결국 조용히 사라지고 말았다.

현재 경형 화물차 하면 한국GM(구 대우차)의 다마스, 라보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등장한 1990년대 초 기아자동차는 아시아자동차를 통해 다마스, 라보와 대적할 경승합차 ‘타우너‘를 출시한 바 있다. 다이하쓰 하이제트 7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타우너는 선루프, RPM 게이지, 알로이 휠 등 다마스 대비 높은 상품성을 갖춰 출시 첫 달 다마스를 제치기도 했다. 하지만 품질 이슈에 지속적으로 시달렸고 결국 2002년 개정된 배출가스 기준 미충족으로 단종됐다.

아벨라 / 사진 출처 = ‘Heavy Equipment Manual’
엔터프라이즈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양지호5DR입니당’님

시원하게 말아먹은 아벨라
비운의 명차 엔터프라이즈

한때 국민차로 인기가 많았던 프라이드는 기아와 포드, 마쯔다 3사의 협력으로 개발되었다. 이후 3사는 후속으로 아벨라를 개발했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준중형과 소형 사이 어딘가의 애매한 세그먼트로 출시된 데다가 전작 프라이드에서는 빈도가 낮았던 품질 이슈가 아벨라에서부터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체가 커지고 무거웠음에도 파워트레인은 프라이드와 다를 게 없어 동력 성능 역시 떨어졌다. 결국 아벨라의 프라이드 대체는 실패했고 1999년 리오에 자리를 넘겨줬다.

1997년 출시된 엔터프라이즈는 마쓰다 센티아 2세대를 기반으로 개발한 대형 세단이다. 국산차 최초로 전장 5m를 넘겼으며 3.2L V6 엔진과 당대 최고 수준의 첨단 사양이 대폭 적용되는 등 그랜저, 다이너스티에 뒤지지 않는 상품성을 지녔다. 하지만 간만에 흠잡을 곳 없는 명차를 출시한 기쁨도 잠시, 외환위기가 터졌고 결국 기아그룹의 부도로 존재감을 상실했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쌍용차(현 KG 모빌리티) 체어맨과 이후 1999년 현대차가 내놓은 에쿠스에 밀려났고 2002년 쓸쓸히 단종됐다.

세피아 / 사진 출처 = ‘The Autopian’
엘란 / 네이버 남차카페 ‘홍성llFerrari’님

재탕의 표본 세피아 2
시대 잘못 타고난 엘란

1992년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첫 독자 개발 모델 세피아는 이들의 준중형 세단 중 유일한 성공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후속 모델인 세피아 2는 지금도 최악의 모델로 회자된다. 5년 만에 세피아 풀체인지 모델로 등장했지만 외관과 인테리어 디자인 외에 바뀐 게 없었고 무게는 무게대로 늘어나 전작의 주행 성능마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차 아반떼와 대우차(현 한국GM) 누비라에 한참 밀려났고 현대차에 인수된 후 출시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스펙트라’도 딱히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국산 컨버터블인 엘란은 실패작이라기보단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모델에 가까웠다. 스포츠카 라인업의 필요를 느낀 기아자동차는 자금난을 겪던 로터스로부터 경량 로드스터 엘란의 라이센스를 인수하게 된다. 여기에 독자 개발 엔진 중 고회전 명기로 평가받는 T8D와 세피아 수동변속기를 얹고 자체 디자인한 테일램프, 내장재를 적용하는 등 본인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하지만 원가보다 낮게 책정한 2,750만 원의 가격은 여전히 비쌌고 심지어 출시 1년 만에 외환위기가 터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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