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보이던 일본 경차
갑자기 확 줄어들었다
숨겨진 이유 살펴보니

경차
스즈키 짐니

다양한 차급 가운데 유일하게 크기와 배기량이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경차. 실내 공간이 좁고 힘이 부족하다는 단점에도 저렴한 가격, 유지비와 각종 제도적 혜택 덕에 수요가 꾸준한 세그먼트다. 국산 모델의 경우 탈 경차급 상품성을 갖춘 현대 캐스퍼가 있지만 기아 모닝과 레이까지 합쳐 선택지가 단 3가지뿐이라는 게 아쉽다.

반면 해당 시장이 큰 일본은 귀여운 외관 디자인과 각기 다른 개성을 갖춘 차량이 가득해 한때 국내에서도 직수입된 일본 경차를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이런 차량들이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이정현 기자

스즈키 짐니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수원ll신근’님
다이하쓰 코펜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제주II로그’님

종류 다양한 일본 경차
2도어 컨버터블도 있어

우리나라의 경차 규격은 전장x전폭x전고 3,600×1,600×2,000mm, 배기량 1,000cc 미만으로 규정되어 있다. 일본의 규격은 전장x전폭x전고 3,400×1,480×2,000mm, 배기량 660cc 미만에 64마력 이하의 최고 출력 제한까지 존재해 훨씬 까다로운 편이다. 그럼에도 차고지 증명 의무 면제 및 세금, 자동차 검사료, 주차료, 통행료 할인 등 혜택이 많아 일본에서는 매년 250만 대 이상의 차량이 판매된다.

그만큼 5도어 해치백 외에도 오프로더, 2도어 컨버터블, 트럭, 미니밴 등 규격 내에서도 다양한 장르가 존재한다. 특히 정통 SUV 경차의 원조 격인 스즈키 짐니, 하드탑 컨버터블인 다이하쓰 코펜 등은 귀엽고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다.

스즈키 알토 라팡 인테리어 / 사진 출처 = ‘Wikipedia’
병행수입된 스즈키 허슬러

병행 수입 업체도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개정안에 영향

물론 가격은 직수입 특성상 운송료, 통관 비용, 인증 비용 등 부대비용이 붙어 국산 중형 세단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우핸들 그대로 들여오기에 국내에서 운행하기엔 약간의 불편도 따른다. 그럼에도 일본 경차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원하는 수요가 적지 않았고 아예 이를 전문으로 직수입을 대행하는 업체도 존재했다.

이렇게 국내에 들어와 돌아다니는 일본 경차는 스즈키 허슬러, 짐니, 알토라팡, 혼다 S660 등 가짓수가 상당하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정부가 직수입 차량의 배출가스 기준을 유로 6로 상향하면서부터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유럽 등지에서 넘어오는 올드카 수입을 제재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해당 차량들 역시 영향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스즈키 알토 라팡 / 사진 출처 = ‘Wikipedia’
사진 출처 = ‘엔카닷컴’

배출가스가 발목 잡았다
중고차 시세는 오르는 중

일본 경차는 내수 시장만을 위해 존재하기에 수출형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좌핸들 버전이 없으며 배출가스 기준 역시 엄격하고 까다로운 유로 6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일본 내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따라서 최신형 모델도 유로 5 수준의 배출가스 규제만 만족하기에 개정된 국내 규정에 막힐 수밖에 없게 됐다.

이렇다 보니 이미 국내에 들어온 차량들은 노후화로 인해 도로에서 조금씩 자취를 감춰나가는 상황이다. 게다가 얼떨결에 붙은 희소가치로 중고 시세가 올라 구입을 고려하는 수요도 점점 줄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규격 내 제한된 크기로 인해 배기가스 저감 장치를 달기도 어렵기에 갈수록 이들을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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