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신형 노틸러스
중국산만 들여온다
미국 내 여론 심각해
만약 현대차가 제네시스 GV70를 북경현대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로 역수입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같은 현대차라고 해도 국산과 중국산의 인식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 찜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포드가 이러한 선택을 해 미국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이 신형 노틸러스를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간 포드, 링컨이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역수입해 판매한 사례는 없었다.
글 이정현 기자
캐나다 오크빌 공장
전면 리모델링 예정
지난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최근 자사 역사상 최초로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를 미국 시장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세대로 풀체인지를 거친 링컨 노틸러스가 그 대상으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그간 노틸러스는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과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되어 왔다.
캐나다산 노틸러스는 미국과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노틸러스는 현지 시장 한정으로 판매됐다. 링컨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조만간 오크빌 공장을 한동안 가동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포드는 오크빌 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18억 캐나다 달러(약 1조 7,841억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세웠으며 내년 2분기부터 전면 생산 중단에 들어간다.
하필 외교 분위기 안 좋을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응도
따라서 다른 선택지가 있음에도 중국산 모델을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물량을 해당 국가 생산으로 통합한다는 개념이지만 미국 내 반응은 냉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외신 블룸버그는 “다른 미국 기업이 중국과의 관계를 포기하는 와중에 포드는 노틸러스 항저우 공장 물량을 수입하기로 했다”라고 보도했다.
CNN은 최근 미국 검찰이 뉴욕 맨해튼에서 공산당 비밀 경찰서를 운영한 중국계 미국인 2명을 체포한 사건을 언급하며 “포드는 미-중의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 방법을 포기하면 링컨은 미국에서 노틸러스를 팔 수 없게 된다”, “포드가 자원을 잘 활용했다”와 같이 옹호하는 반응도 나왔다.
연내 국내 출시 예정
국내 물량도 똑같다
한편 포드코리아는 올해 중으로 신형 노틸러스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연히 국내 판매 물량도 중국산이 될 전망이다. 포드가 지난달 중국에서 공개한 신형 노틸러스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32만 8,800위안(약 6,238만 원), 34만 8,800위안(약 6,617만 원), 37만 8,800위안(약 7,186만 원)에서 시작한다.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인테리어 멋있어서 혹했는데 항저우에서 생산이라니”, “아무리 고급 브랜드라도 그 나라에서 만들면 신뢰도가 떨어지기 마련”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공장 리모델링 때문이라니 달리 방법이 없네”, “공사 끝나고 다면 다시 캐나다산으로 판매하겠지?”, “볼보도 똑같은데 딱히 문제없지 않나”와 같은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