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들 표적되는 현기차
‘억’소리 나는 보상금 판결
최근 전기차도 ‘속수무책’
최근 몇 년간 미국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현대 기아차의 일부 차종만을 골라서 훔치는 범죄가 유행처럼 번졌다. 지난해 차량 주인들이 차량의 보안장치가 취약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는데, 현대 기아 측이 2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천7백억 원을 소비자들에게 지급하고 도난 방지 장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그룹이 차량 도난 문제에 연루되었던 것은 2021년부터다. ‘기아 보이즈’라고 칭하는 10대들이 SNS 틱톡에 차량 도난 방법을 공유하면서, 도난 범죄가 확대돼 지금까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기존 ‘기아 보이즈’의 도난 대상이 된 차량은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되지 않은 기본 사양의 자동차였다.
도난 장치로 20초 만에 ‘쓱’
최신 첨단 기술도 의미없어
그리고 최근, 현대차그룹의 ‘첨단’ 전기차를 대상으로 한 도난 신고도 급증했다. 특히 첨단 보안 시스템을 탑재한 아이오닉5 등 신차에도 이와 같은 도난 사례가 발생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절도범들은 차량 인근에서 해킹을 통해 차 문을 연 뒤, 단 20초 안에 차량의 전원을 켜 달아난다.
이들이 도난에 이용한 장치는 ‘에뮬레이터’다. 시스템 복제에 이용되는 에뮬레이터가 차량 신호를 가로채는 것으로 간단히 정품 키로 위장한다. 이에 따라 차량 잠금을 해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동까지 걸 수 있다. 차량에 손상을 줘가며 억지로 도난 시도를 하지 않고도, 자신의 자동차인 양 가져갈 수 있어 범죄 확산이 커졌다.
스마트키 시스템의 허점
손쉬운 도난에 범죄 확산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됐음에도, 이토록 간단하게 차량이 도난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의 원인은 ‘스마트키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스마트키 시스템은 차량과 키 사이에 전파를 매개로 한다. 키에서 발산되는 전파로, 운전자의 위치를 추적하며, 운전자가 차량 근처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도록 돕는다.
문제는 이와 같은 에뮬레이터가 온라인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장치의 판매자들은 “에뮬레이터 장치를 통해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을 단 몇 초 안에 도난할 수 있다”고 광고까지 하고 나섰다. 이는 2022년, 밀워키에서 2021년 대비 차량 도난 신고율이 2,500%로 폭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안일했던 보안 시스템
앞으로의 대처가 중요
에뮬레이터를 이용한 차량 도난 수법이 현대차그룹의 차량뿐 아니라, 최신 스마트키 시스템을 갖춘 대부분의 차종에서 쉽게 시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키 시스템을 갖춘 차량의 보안 취약성에 대해 꾸준히 지적했으나, 자동차 회사들은 시스템을 맹신했다.
완성차 업계는 점차 보안 업데이트를 통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기아 보이즈’ 사건에 연루돼,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만큼 본 사안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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