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에서 신차 나왔다 하면 국내 소비자들이 무조건 독일차랑 비교부터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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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과 비교해보면 국산차는 분명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10년이라고 하면 오래된 것 같지만 아반떼 MD가 나오고 YF 쏘나타가 팔리던, 그리고 국산 후륜구동 쿠페인 제네시스 쿠페가 판매되던 시절이다. 세 차종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언급하는 차량의 전체적인 만듦새나 주행 기본기는 수입차와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는 의견에 다들 수긍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현대기아차가 출시하는 일부 차량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아직 수입차와 대등하거나 그들을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신차가 나올 때마다 독일차와 비교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제네시스가 매번 독일차와 비교당하는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G80은 동급 E세그먼트
수입차들과 꾸준히 비교되었다
수많은 국산차들 중에서도 고급차에 속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신차들은 매번 출시가 될 때마다 라이벌 독일차와 비교된다. E세그먼트에 속하는 신형 G80은 출시와 동시에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와 비교되며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행성능과 사양 등 다양한 부분에서 직접적인 비교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최초로 선보인 SUV ‘GV80’ 역시 독일산 중형 SUV인 벤츠 ‘GLE’나 BMW ‘X5’와 비교되곤 한다. 대부분의 평가는 “아직 독일차를 따라갈 순 없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하고 옵션이 풍부하니 가성비가 좋다”라는 식의 결론이 났다.

G70은 BMW 3시리즈와
비교되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콤팩트 세단인 G70은 북미시장에서 BMW 3시리즈와 비교되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모터트렌드에서 실시한 비교 테스트에서 G70은 “3시리즈를 턱 끝까지 쫓아온 스포츠 세단”이라는 평을 받으며 국산차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좋은 평가가 이어졌던 G70은 한때 제네시스 브랜드의 북미 판매량을 책임지는 효자 모델이기도 했었다. 국내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입차는 미국차와 일본차를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는데 제네시스는 유독 독일차와 주로 비교되어 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론칭할 때 독일 브랜드
벤치마킹을 선언했었다
유독 제네시스는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독일차와 가장 먼저 비교당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제조사인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며 벤치마킹 대상으로 지목한 곳이 바로 독일 제조사들이었기 때문이다.

G80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2013년 등장한 제네시스 DH는 제품 기획 단계 때부터 유럽 고급 세단과의 직접 경쟁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대형 세단이다. 현대 정몽구 회장은 “유럽이 원하는 차는 유럽에서 만들어야 한다”라며 제네시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네시스 BH는
뉘르부르크링을 달리는
광고도 존재했었다
제네시스 BH는 개발 당시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테스트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되었었으며 주행감성과 서스펜션 세팅 역시 독일차를 벤치마킹하여 제작했다. 심지어 뉘르부르크링에서 맹렬하게 달리는 모습이 광고로도 제작되어 소비자들에게 ‘제네시스 DH가 독일차에 가까운 주행 질감을 뽐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제네시스는 브랜드 자체가 스스로 독일차를 정조준 했다고 주장하니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 역시 그에 맞추어 제네시스를 독일차에 비교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았지만 제네시스는 항상 우수한 주행 질감과 기본기를 뽐내는 독일차들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수입차들 대비
가성비가 좋아
실구매자들은 주목했다
실질적으로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제네시스를 독일차와 자주 비교하는 것은 제조사의 주장 때문만은 아니다. 제네시스 G80은 E세그먼트 수입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을 겨냥하여 제작되었기 때문에 실구매층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보통 6~7천만 원대 또는 그 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독일산 E세그먼트 세단들과는 다르게 제네시스 G80은 4천만 원 후반대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로 수입 라이벌들 대비 저렴한 가격을 자랑했다. 거기에 수입차와 비슷한 가격대로 맞추면 훨씬 더 풍부한 옵션을 누릴 수도 있어 가성비가 더 좋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수입차를 선택했을 시
감당해야 하는
단점들도 없었다
수입차를 타게 되면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역시 국산차인 제네시스가 강점을 띄고 있어 E클래스, 5시리즈를 사는 사람이라면 제네시스가 어떤지 한 번쯤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시장 구조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또한 국내에선 법인차 수요가 매우 많기 때문에 여기에서도 수입차와 제네시스 사이에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제네시스와 수입차는 비교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어 왔다.

“이제는 제대로 붙어보자”
국산차에 대한 기대감
실구매층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과 자동차 마니아들 역시 제네시스를 비교할 땐 항상 독일차를 첫 번째 대상으로 삼는다. 앞서 언급한 이유들에 더해 소비자의 마음 한편에는 “국산차가 이제는 독일차와 정말로 경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입차를 타며 국산차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소비자들마저 프리미엄이라고 주장하는 제네시스에 대해선 국산 프리미엄 자동차는 어느 정도의 수준일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뛰어난 점과 부족한 점에 대한 토론을 이어가기도 한다.

외신들도 제네시스를
독일차와 비교하고 있었다
제네시스가 이렇게 독일차와 비교당하는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제네시스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여 자동차를 개발했지만 정작 아직 유럽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럽 대신 북미시장에 먼저 도전을 했는데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으나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리는 데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

제네시스가 최근에 출시한 GV80과 G80 세단은 해외에서도 동급 라이벌들과 자주 비교되며 언급된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신형 G80 세단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도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는 독일 라이벌 세단들과 비교하며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받고 있다.

신형 G80에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아직 해외에는 G80이 정식으로 출시가 되지 않은 만큼 주행성능이나 종합적인 평가보단 디자인에 대한 평이 주로 이어지고 있는데 외신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는 ‘우리는 새로운 G80에 감동했다’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으며 자동차 전문 매체인 모터원 역시 “제네시스의 새로운 디자인은 독일차가 장악한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이어갔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해외에선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제네시스였으나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외신에서도 주요 기사로 보도하는 등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어 앞으로가 주목된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가성비 마케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동안 제네시스에 가성비 마케팅을 실시했던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독일차들을 벤치마킹하고 겨냥하여 개발을 진행하고 신차를 출시했지만 여태까지 우리가 봐왔던 제네시스는 독일차를 넘어설 정도로 훌륭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고정 수요층이 존재하는 국내시장에서는 흥행할 수 있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제네시스는 라이벌들보다 조금 더 큰 차체와 풍부한 옵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는 가성비를 승부수로 내세웠으나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성비 마케팅은 쉽게 먹히지 않았다.

이제는 수입차와
정면 승부를 해야 할 때
하지만 신형 제네시스들은 이제 라이벌 수입차들과 가격 격차도 많이 줄어들어 더 이상 가성비가 아닌 정면승부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신형 제네시스 G80은 5,200만 원대에서 시작하며 최고 사양은 8천만 원대 후반까지 올라가며 GV80의 최고 사양 실구매 가격은 9천만 원을 넘는다.

이 정도면 웬만한 수입차들은 다 가시권에 들어오는 가격대이기 때문에 제네시스가 제대로 된 경쟁을 하기 위해선 여태 꾸준히 지적되어 왔던 많은 부분들을 잘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내에선 역대급 계약대수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해외에서도 이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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