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인계동 벤틀리 사건과 강남역 포르쉐 사건 때문인지 과거에 발생했던 값비싼 슈퍼카나 고급차와 관련된 사고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한 사건은 2015년 발생했던 벤틀리와 페라리 사고로 이는 부부 싸움으로 시작된 고의적인 사고였다.

3억 원이 넘는 벤틀리와 4억 원이 넘는 페라리 두 대가 접촉사고가 나버려 두 자동차 차량 가액과 수리비만 11억 원이 넘는 대형사고였다. 뒤에서 받은 벤틀리 차량은 부인이, 들이받힌 페라리 운전자는 남편으로 미심쩍은 면이 있었는데 어떤 사고였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5년 전 발생한 대형 접촉사고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사진=서울신문)

3억짜리 벤틀리와
5억짜리 페라리
그리고 택시까지
사건은 2015년 어느 날 새벽 4시경 일어난 사고였다. 서울 강남구 역삼역 사거리에서 음주상태였던 28세 여성 운전자 A씨는 신호 대기 중인 페라리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정지 상태에서 들이받힌 페라리는 앞으로 밀려 그대로 택시를 추돌하여 차량 3대가 파손된 사건이었다.

이 사고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첫 번째 문제는 벤틀리 운전자였던 여성이 음주상태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벤틀리 운전자와 페라리 운전자가 부부였다는 사실. 두 사람은 부부 사이로 아내는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는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술을 마시고 차를 몰고 나갔다 우연히 발견한 남편 차를 홧김에 들이받았다. 이때 아내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15%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사고로 파손된 차량은 신차가격 3억 원 수준인 벤틀리 ‘콘티넨털 GT’와 신차가격 5억 원 수준인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 였으며 빠른 속도로 들이받혀 파손 정도가 심각했던 페라리의 뒷모습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범퍼는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이었으며 하체에도 손상이와 두 차량의 수리비만 4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일반적인 사고였다면 두 차량 모두 보험처리를 진행하면 되었지만 이 사고를 낸 운전자가 음주상태였으며 고의로 사고를 내었기 때문에 보험사가 보험처리를 해주지 않았다. 따라서 페라리 수리 비용은 남편의 보험사 측에서 보험처리를 한 뒤 아내에게 구상권 처리를 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결국 부부에게 손해가 돌아오는 구조가 된 것이다. 황당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택시 기사는 사고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2,700만 원을 챙겼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사고에 거간꾼인 택시 기사가 등장했다. 페라리에게 들이받힌 택시 운전사는 사고 당시 벤틀리를 운전한 부인에게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면 살인 미수에 해당한다”라며 협박해 사고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사고 당일 2,200만 원을 뜯어내고 이후 차량 수리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더 받아 챙겼다.

음주상태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면 형사처분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택시 기사는 이를 악용하여 운전자를 협박한 것이다. 부인은 사고 당시 음주상태였으며 사고 후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여 택시 기사의 말을 그대로 믿고 제안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택시 기사는 고의 사고를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총 2,7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사고를 낸 부부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였다
해당 사고는 당시 매스컴을 통해 소개가 되면서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었다. 고가의 슈퍼카와 고급차의 사고였기도 하면서 부부 싸움으로 일어난 고의적인 사고였기 때문에 더 주목받았던 것이다. 보험사 역시 사고조사를 진행하면서 처음엔 “운전 미숙으로 추돌했다”라는 사고 조사 내용이 있긴 했지만, 부부가 나란히 차량 교통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된 점이 의심스러웠으며, 차량 파손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 일부러 사고를 냈다는 고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사고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여기에 연루되어 있던 택시 기사의 금품 수수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법적 처벌도 뒤따랐다. 택시 기사는 공갈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되었고 벤틀리 운전자인 부인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어 조사를 받았다.

결국 그렇게 사고는 마무리가 되었고 이후 사고 차량을 어떻게 수리했다는 이야기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고가의 외제차를 타던 이 부부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37세 남편 박 모 씨는 사고 후 이 부부의 탈세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에게 본인이 불법 도박 사이트 관리자라는 사실을 밝혀 논란이 시작되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뚜렷한 직업이 없고 재력가 집안 출신이 아님에도 시가 6억 원 이상인 슈퍼카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심을 품었다. 그렇게 탈세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도박 관리자였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박 씨는 결국 수백억 원 대로 거래되던 사이트를 사실상 총괄 관리해온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사진=MBC 뉴스)

슈퍼카는 범퍼만 스쳐도
몇천만 원이 나올 수 있다
파손된 차량의 보험수리는 어려웠을 테니 직접 사비를 들여 수리를 진행했다면 얼마가 들었을까. 앞 범퍼가 완전히 파손된 벤틀리의 수리비 견적은 약 1억 2천만 원, 페라리 수리비는 3억 원에 달했다. 두 차량의 수리비로만 4억 원이 넘어 웬만한 슈퍼카 신차 한 대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 나와버린 것이다.

보험처리를 할 수 없었던 그들은 차를 직접 수리했거나 상사에 넘겼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슈퍼카인 페라리의 경우엔 범퍼 쪽이 살짝만 파손되더라도 몇천만 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큰 접촉사고가 나게 되면 이렇게 수리비 견적으로만 몇억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사진=보배드림 커뮤니티 ‘정길산’ 님)

실제로 신차 출고가 4억 원이 넘는 페라리 488 GTB의 경우엔 과거 그랜저가 경미한 후미추돌을 하여 범퍼와 머플러가 살짝 까진 수준으로 파손이 되었지만 정식 센터에서의 수리비 견적은 약 4,600만 원이 나와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었다.

슈퍼카 자체가 아무나 탈 수 없는 만인의 드림카라지만 돈을 열심히 벌어 이차를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유지비와 부담스러운 수리비 때문에 어지간한 일반인은 슈퍼카를 타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직업조차 없는 이 부부가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 있었다는 사실에 많은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사기꾼이었네”,”불법 자금으로 먹고사는 범죄자들은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2015년 일어났던 이 사건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 부부와 불법 금품 수수로 한몫 챙겨보려 했던 택시 기사의 환상적인 콜라보였다. 이런 범죄 사실에도 집행유예 4년이라는 판결에 많은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진건 덤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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