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불티나게 팔리며 몇 개월씩 대기를 해야 하지만 미국에선 판매량이 저조하여 할인까지 적용된다는 브랜드가 있다. 오늘의 주인공인 제네시스인데 최근 브랜드 최초의 SUV GV80과 신형 G80 세단을 출시하며 이제는 당당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라이벌 모델들과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다시 한번 내세워 주목받았다.

다행히 미국 현지 반응도 좋은 편이라 판매량이 기대되는 가운데, 미국에 판매하는 G80의 가격이 공개되었다. 그간 국산차는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과연 새로 나온 제네시스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였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북미 가격 공개된 제네시스 G80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꽤 오래전부터
들려왔던 이야기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라면 그간 “미국에서 제네시스를 구매하면 아반떼를 끼워준다더라”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숱하게 들어보았을 것이다. 국내와는 다르게 미국에선 현대차가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차량의 품질이나 마감 역시 내수 모델들보다 더 좋다는 이야기였다.

아반떼 MD 시절엔 측면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는 사이드 임팩트빔이 내수용에는 1개, 수출용에는 2개가 붙어있어 내수 수출 차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현대차는 “각 국가별로 적용되는 안전 법규가 달라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안전과 관련된 것 가지고 차별을 주었다”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던 사건이다.

과거 현대차가 북미에서 판매해왔던 이력들을 살펴보면 보증기간을 늘려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거나 차량 가격을 어마어마하게 할인해 주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를 알기 위해선 미국에서 자동차는 어떻게 판매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딜러망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한다
미국은 넓은 대륙의 특성상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이 딜러망을 통해 차를 판매하게 된다. 딜러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차를 배분 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 제조사가 아닌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과 컨텍하여 다양한 차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선 현대차를 보러 전시장에 갔다가 토요타를 사거나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각 지역의 딜러는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쟁력 있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게 되고, 그에 따라 가끔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나오면 이슈가 되어 국내 소비자들에도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이 실시하는 프로모션은 가격 할인부터 보증기간 연장 등 다양한 혜택으로 구성된다.

현대차는 북미시장에서 후발주자이며 브랜드를 널리 알려 판매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라이벌 제조사들보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상품성을 꾸준히 어필해왔다. 그 결과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차량들이 생겨나기도 했는데 대부분 현대차는 할인이 많이 적용되거나 다른 제조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보증기간이 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따지고 보면 미국에서 딜러를 좋은 시기에 잘 찾아간다면 국내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현대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성공이 더 중요하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에서 대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신형 G80을 북미시장에서도 공개했다. GV80과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를 다시 이끌어 나가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G80이기에 현대차는 이차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이지만 라이벌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포지션을 가져가야 경쟁이 되기 때문에 현대차는 G80의 북미 가격 책정에 꽤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세금이 제외된 권장 소비자가격 기준(MSRP) 가격이 공개되었는데 과연 신형 G80의 북미 가격은 국내와 큰 차이가 없었을지 확인해보자.

기본 사양 47,700불
최고 사양 67,650불
북미에 판매하는 2021 G80은 국내와 동일한 2.5, 3.5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적용되었다. 인기가 없는 디젤 모델은 미국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으며 2.5 가솔린 RWD 스탠다드 가격은 47,700불이다. 환율을 더해 환산해보면 한화로 약 5,860만 원 정도인데 5,247만 원부터 시작하는 국내 가격보다 약 6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3.5 가솔린 터보 모델 기본가격은 59,100불로 한화로 환산 시 약 7,260만 원으로 5,907만 원부터 시작하는 국내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최고 사양인 3.5 AWD 프레스티지는 67,650불로 8,320만 원 정도다. 다만 북미에 판매되는 G80은 아직 세부 사양이 공개되지 않아 내수 모델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을 수 있기에 정확한 동급 사양 가격 비교는 아직 어렵다.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라이벌 차량들과의 가격과 비교해 보면 이렇다. 기본 사양 기준으로는 E350이나 A6 45, 530I, S90 T5, ES 350등 여러 모델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독일 브랜드들보단 5천 불 이상 저렴했다.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ES보다는 비쌌으며 볼보 S90 T5와 비슷한 금액대를 자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 트림인 3.5 가솔린 터보 엔진과 동급 차량인 E450, S6 55, 540I, S90 T8 등과 비교해보면 가격 격차는 줄어들었다. 독일 브랜드와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한 수준이었으며 볼보 S90 T8보다는 더 비싼 금액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보단 북미에서의
판매량이 더 주목된다
공개된 가격을 확인해보니 프로모션을 전혀 적용하지 않는다면 사양에 따라 국내 가격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세금, 등록비, 딜러 비용 등 기타 비용을 모두 포함해서 MSRP 근처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제네시스 역시 현대차처럼 딜러망으로 판매가 되기 때문에 인기가 없을 시엔 가격이 MSRP보다 많이 내려가게 되어 국내보다 저렴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미에서 제네시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면 MSRP에서 20% 정도 다운된 가격에 6~10% 정도의 세금을 포함한 부대비용 정도가 실구매가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은 제네시스 신형 G80은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별다른 할인 없이 좋은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이제는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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