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에서 포르쉐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포르쉐는 3,433대가 판매되었다. 수입차 전체 7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3사와 폭스바겐, 볼보, 미니 뒤를 차지하고 있다.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고성능차 전문 브랜드인 포르쉐가 무서운 속도로 판매되는 비결에는 법인 찬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포르쉐 판매량을 견인한 법인 차와 그 폐해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기자

같은 기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포르쉐의 판매량을 자세히 살펴보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된 대수는 3,433대로 1월 99대, 2월 448대, 3월 831대, 4월 1,018대, 5월 1,037대다. 모델별 판매 대수는 파나메라 1,253대, 카이엔 1,081대, 911 596대, 마칸 399대, 박스터 102대, 카이맨 56대 구형 911 6대다.

재작년과 작년 동기간 판매량도 살펴보자. 2018년은 1월 535대, 2월 271대, 3월 394대, 4월 275대, 5월 297대로 총 1,772대를 판매했다. 2019년은 1월 468대, 2월 631대, 3월 720대, 4월 336대, 5월 210대로 2,365대를 판매했다. 합산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차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
판매 폭주에 고무된 홀가 게어만 포르쉐 코리아 대표는 지난 16~17일, 포르쉐 스튜디오 청담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포르쉐코리아는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4,200대 이상의 성공적인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라며 “올해 상반기에는 8세대 911과 카이엔 쿠페를 출시해 의미 있는 실적을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포르쉐 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마칸 GTS와 911 타르가, 타르가 4S 헤리티지 디자인 에디션, 타이칸을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타이칸 터보와 타이칸 터보 S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같은 성장세와 마케팅 효과가 시너지 효과를 내 올해는 1만 대 판매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법인 비율이
매우 높은 편
고가의 고성능 전문 브랜드 포르쉐가 국내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패스트백 세단인 파나메라와 SUV 카이엔이 인기가 높은 점도 있지만 법인 판매량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통계에 따르면 포르쉐 판매량 중 법인 차량 비율은 약 68%에 달한다고 한다. 즉 포르쉐를 타는 운전자 10명 중 7명은 본인 명의의 차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량 중 법인이 차지하는 비율인 37%보다 1.8배 이상 높다.

법인 명의로 구매하면
장점이 무엇이 있을까?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 세금 신고를 할 때 매출에서 사용한 경비를 뺀 나머지, 즉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세금을 산출하게 된다. 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할 경우 차량 구입비를 경비 처리할 수 있어 과세표준이 낮아지게 된다. 과세표준이 낮아지는 만큼 세금도 감면받을 수 있다.

구매 비용 이외에 취득세, 공채 할인 금액은 물론,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동차세와 보험료, 유류비, 정비비 등도 경비처리할 수 있다. 차 값이 비싸질수록 차량 구입비와 취득세, 유지비가 높기 때문에 과세 표준이 더 줄어들어 세금 감면 효과가 커진다.

포르쉐를 업무용으로?
위법이나 탈세 논란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구매하는 일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거래처 미팅에 나갈 때 첫인상이 상당히 중요한데, 타고 온 차도 첫인상에 많이 반영되는 편이다. 수입차를 타고 오게 되면 아무래도 회사가 어느 정도 탄탄하다는 인식을 주게 되어 계약에 어느 정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중요한 고객을 의전하기 위해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구비해두기도 한다. 이유는 위와 비슷하며, 수입차를 활용하게 되면 더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회사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다. 특히 호텔의 경우 VIP 고객 서비스를 위해 S클래스나 7시리즈 등과 같은 대형 세단이나 리무진을 구비해 두기도 한다. 수입차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은 제네시스를 많이 구비한다.

그러나 이러한 업무 용도에 포르쉐는 어울리지 않는다. 스포츠카는 당연하고, 파나메라나 카이엔도 고성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업무용으로는 부적합한 편이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업무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법인차는 세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개인 용도로 쓰는 것은 위법이자 탈세이며,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받게 된다. 특히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는 것도 위법이다.

부모 회사의 자금으로 구입한 차량을 자녀가 개인 용도로 타고 다닐 경우 자녀도 처벌받을 수 있다. 공모 혐의가 인정된다면 일반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적용받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법인차 폐해는
포르쉐만의 문제가 아니다
법인차 폐해는 비단 포르쉐만의 문제가 아니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과 같은 슈퍼카 브랜드와 벤틀리, 롤스로이스와 같은 초호화 브랜드들의 판매량 중 80~90%가 법인 명의라고 한다.

이들 역시 진짜 업무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예전에 법인 자금으로 빌린 람보르기니와 포르쉐 등을 자녀 통학에 무상 사용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사주가 적발되어 처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었지만
현재 무용지물이 된 상태
법인차의 폐해가 심각해지면서 법인차 관련 규정이 2016년 개정되었다. 운행 기록부를 통해 확인되는 업무 사용 비율만큼 비용으로 인정하도록 통제를 강화하고, 임직원 전용 자동차보험 가입과 운행 기록부를 작성하지 않는다면 연간 대당 1,000만 원 한도 안에서만 비용으로 인정했다. 2019년에는 1,500만 원으로 상향되었다.

법인차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고가 수입차 판매 비율이 높게 줄어들었지만 운행 일지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꼼수가 알려지면서 다시 법인차 판매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 보니 국세청은 매년 법인 명의로 슈퍼카나 고성능 스포츠카 등을 구입한 뒤 가족이 사적으로 이용한 재산가들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법을 정비하고
처벌을 강화하자는 의견
법인차 찬스를 활용해 개인 용도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네티즌들은 관련 법을 정비하고 처벌을 강화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현재 혜택을 주는 차의 가격 상한을 정하는 것과 법인차 전용 번호판 추가, 차량 외관에 회사 이름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의견이 공감을 많이 받고 있다. 우리가 낸 세금이 업무와 상관없는 차에 혜택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개선이 필요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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