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는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반자율 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오토파일럿이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한 차량처럼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어 이는 과장광고에 해당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을 ‘완전 자율 주행 기능’이라고 광고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를 믿고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오토파일럿은 정말로 완전한 자율 주행이 가능한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테슬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사진=동아오토)

국내에선 2017년
두 개의 매장으로 시작했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라면 다들 한 번쯤 테슬라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미국 기업인 테슬라는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만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2017년 3월 서울 청담동과 경기도 스타필드 하남 쇼핑몰 두 곳에 매장을 세워 판매를 시작했다.

테슬라가 론칭된 2017년은 고작 30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당시 대중적인 모델 3의 국내 출시 계획이 불투명했고 1억이 넘는 모델 S 판매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테슬라의 매력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되지 못했던 것이다.

모델 3가 출시되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8년 모델 X가 출시되며 모델 3의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연간 587대를 판매하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올려갔다. 그러고 2019년 테슬라는 서울 모터쇼를 통해 모델 3 판매 계획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2016년부터 모델 3를 기다려온 사전계약자들은 환호했으며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1천207대를 판매하는 대 기록을 달성했다. 테슬라 모델 3는 수입차 신차 등록대수 4위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당분간은 독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모델 3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 1위에 올랐다.

테슬라 품질은 항상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많이 팔린다고 해서 차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매번 소비자들에게서 지적되는 품질 문제다. 신뢰도가 높은 국제 자동차 소비자 조사 기관 J.D.Power가 발표한 ‘2020 신차품질 보고서’에서 테슬라는 모든 브랜드들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근엔 차량 주행 중 모델 3의 리어 범퍼 커버가 갑자기 떨어져 나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국내 소비자들은 도장 불량, 스크래치, 접착제 노출, 고정 불량, 소프트웨어 불량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단차 문제는 “테슬라는 원래 단차를 감안하고 타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엔 국내서
과장광고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엔 국내에 판매하는 테슬라 모델들에 과장광고 논란이 불거졌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한 차량처럼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과장광고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한국에 판매하는 테슬라는 테스트 버전에 해당되는 오토파일럿 베타버전이 적용되어 있으며 여기엔 별다른 설명 없이 자율 주행이 가능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다. 이것이 소비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불공정 행위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오토파일럿 기능은 자율 주행 레벨 2 단계에 해당하는 반자율 주행 기능이다.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 기준으로 자율 주행 레벨은 0부터 5까지로 구분된다.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자율 주행을 이어갈 수 있는 단계는 레벨 3인데 아직 현행법상 레벨 3 조건부 자율 주행에 대한 제도와 법령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는 레벨 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완전 자율 주행’이라고
표기된 부분이 문제가 되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레벨 2를 뛰어넘는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양산차에 적용하여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제공하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HDA) 역시 운전자를 보조해 주는 수준인 레벨 2에 해당된다.

테슬라도 마찬가지로 자율주행 레벨은 2 단계임에도 홈페이지의 오토파일럿 소개란에 ‘완전 자율 주행’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된 것이다.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
테슬라 자율 주행 기술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많은 소비자들이 “자율 주행”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테슬라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미국의 기술조사업체 내비건트 리서치가 발표한 2020년 자율 주행차 보고서를 살펴보면 테슬라의 기술력은 꼴찌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비건트 리서치의 자율 주행차 보고서는 기업의 자율 주행 기술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여기선 이미 레벨 3 이상의 자율 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구글의 웨이모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그 뒤를 이어 포드와 GM 크루즈가 뒤를 이었다. 해당 기관의 조사 결과에선 테슬라가 몇 년째 업계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테슬라의 개발 행보가 자율 주행 기술이 아닌 주행보조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라이다 없이 완전한
자율 주행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던 일론 머스크
자율 주행 자동차를 언급할 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레이더와 라이다다.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익숙한 레이더는 “무선 감지 및 거리 측정(Radio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라디오파를 이용하여 특정 주파수에서 감지 신호를 내보내고 그 신호를 다시 받아 장애물이 위치한 지점을 인지하는 방식이다.

반면 라이다는 “빛을 통한 감지 및 거리 측정(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여러 개의 적외선 펄스를 사용하여 물체의 거리와 속도를 측정한다. 라이다의 장점은 물체의 형태까지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인데 값비싼 가격과 악천후 속에서는 능력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자율 주행차에 라이다는 필요없다”는 발언을 하기도 해 주목받은 적이 있다. 비싼 라이다 없이 카메라와 레이다, 그리고 초음파 센서만으로 완전 자율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테슬라가 선보인 반자율 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은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 차량 둘레에 있는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차량을 조종하고 속도를 조절한다. 자율 주행을 선도하는 많은 업체들은 라이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라이다를 활용하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오토파일럿
명칭 사용 금지 판결이 내려졌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자율 주행 3단계 수준의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는 다르게 실상은 조금 진보한 2단계에 불과했다. 표지판과 신호등을 인지할 수 있는 기능이 완벽하게 작동해야 레벨 3가 될 수 있지만 오토파일럿은 아직 불완전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최근 독일에선 오토파일럿이 ‘완전 자율 주행’이라는 문구로 홍보하는 것에 대한 소송이 진행되기도 했었다.

해당 소송은 독일의 비영리단체인 불공정 경쟁 방지 센터(Center for Unfair Competition)에서 제기한 것인데, ‘완전 자율 주행’이라는 홍보문구가 고객을 혼동시킬 수 있으며, 독일 내에서 아직 자율 주행에 대한 법적 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광고는 부당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었다. 이에 독일 법원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에 ‘완전 자율 주행(FSD)’ 같은 용어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독일 내 사용 금지 처분을 내렸다.

지금의 오토파일럿으로는
완전한 자율 주행을 할 수 없다
차후 기술이 더 개발되어 테슬라도 레벨 5 수준의 완전한 자율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가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의 수준으로는 ‘완전 자율 주행’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건 거짓 광고에 해당된다. 국내에 판매하는 테슬라에 적용된 오토파일럿 기능은 속도와 방향을 제어하는 레벨 2 수준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레벨 3는 신호와 도로 흐름을 스스로 인식하는 단계이며 레벨 4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차가 스스로 정확히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수준이다. 마지막 레벨 5는 운전자가 차에 탑승하지 않고 차가 스스로 목적지로 이동하는 단계다.

현재 국내에 판매하는 자동차들은 자동 조향과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더라도 스티어링 휠에서 일정 시간 손을 떼면 운전자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며, 경고에도 불구하고 핸들을 잡지 않으면 보조 장치가 해제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래서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들의 반자율 주행 기능은 운전자를 ‘보조’해주는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레벨 5를 의미하는 ‘완전 자율 주행’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한 브랜드라는 것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과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들은 본사 차원에서 확실하게 재정비를 진행해야 할 전망이다.

판매 대수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의 불만과 문제들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필요해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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