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은 약 9년간 끌어온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주며 화제가 되었다. 기아차 사측은 “통상임금 미지급분을 소급해 근로자에게 지급하면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호소했지만 대법원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기아차가 임금을 지급하면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소송이 마무리되자 기아차 노조 측은 축제 분위기였다. 오랜 기간 끌어온 임금 협상을 드디어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비판이 담긴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었으며 일부는 이를 넘어 분노까지 표출하는 경우도 존재해 이목이 집중되었다. 소비자들마저 노동자들을 외면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일반적으로 임금은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으로 구분된다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통상임금 소송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5호에 의하면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의미한다.

여기서 임금은 통상임금과 평균임금으로 나눠지는데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1항 및 판례에 의거하여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인 임금을 뜻한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가산수당, 휴업수당, 산전후 휴가 급여, 연차수당의 산정 사유에 해당된다. 통상임금 산정은 월 통상임금에 209시간을 나눈 시간급으로 계산하게 된다.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 1항 6호에 의거하여 신청 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의미한다. 평균임금은 퇴직금, 휴업수당, 연차수당, 재해보상, 감급의 제제를 위해 주로 산정된다.

(사진=경향신문)

대법원은 기아차 노조의
손을 들어주었다
약 9년간 끌어온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은 2011년 연 700%에 이르는 정기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서 수당,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상 법정 수당을 정해야 한다며 진행된 소송이었다. 법정 수당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은 지급 형상보단 실질적으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인 급여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보통이다.

대법원 재판부는 기아차 노조 소속 약 3천 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여 사실상 기아차 노조 측이 승소했다. 1심 판결 내용 일부를 살펴보면 노조 측이 요구한 정기 상여금과 중식비는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인정했으며, 이에 따라 회사는 원금 3천127억 원과 지연이자 1천97억 원 등 총 4천억 원이 넘는 금액을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었다.

판결을 마무리 지으며 1심 재판부는 “임금 추가 지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아차 측의 재정 부담은 인정되나 이것이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준은 아닌 것을 감안하였다”라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2심에서 역시 대부분의 판결은 1심과 동일했고 이에 기아차는 결국 대법원까지 가게 되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 역시 노조 측의 손을 들어주며 결국 기아차는 큰 단위의 임금을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2심 이후 기아차 노사는 별도의 합의를 통해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과 미지급금 합의 방안도 마련하며 대부분 근로자는 소송을 취하했으나 소송을 끝까지 취하하지 않은 근로자들은 대법원까지 가서 결국 법원의 판결을 받아냈다.

업계 전문가들과
네티즌들 모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판결이 난 후 기아차 노조 측은 오랫동안 싸워온 투쟁이었던 만큼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으니 이를 바라보는 여론은 그리 좋지 못했다. 전문가들 역시 “노사 합의에 만족하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그때마다 소송을 제기한다면 사실상 합의는 의미가 없다”라며 “노사 관계의 발전과 근로자 간의 공정성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극도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도 똑바로 안 하면서 돈만 받으려고 하는 노조다”, “차나 제대로 만들어라”, “허구한 날 파업하고 돈 달라고 하고 차 값은 외국에서 사는 거보다 비싸다”, “잘 됐다. 근데 하나는 안다. 저기서 만드는 차의 품질은 최악이라는 거”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현대기아차 노조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대기업 같은 큰 회사와 근로자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힘없는 근로자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게 보통이다. 또한 이들이 소송 끝에 불합리한 부분들에서 승소했다면 이는 축하받아 마땅할 일이다.

하지만 이번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건을 확인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그동안 현대기아차 노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얼마나 부정적이었는지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품질 불량, 근태 이슈가 크게 한몫했다
이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조립 불량 문제, 차량 결함 및 품질 문제, 현대차 와이파이 노조 문제 등 다수의 문제점들이 연이어 발견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한때 근무실태로 논란이 되었던 현대차 공장 관련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라곤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내가 타는 차도 저렇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니 치가 떨린다”, “저렇게 일하고 매번 파업하면서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니 비판받는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계속해서 이러다간
“해외에서 생산하는 거 아니냐”라며
걱정하는 소비자들
이에 최근엔 일각에서 “보다 못한 현대차그룹이 해외에 공장을 짓고 차량을 역수입해 오는 것이 아니냐”라는 걱정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요즘 현대차그룹 노조의 행보를 보면 충분히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거 같은 이야기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다.

물론 이런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결국 최종 피해자는 소비자들이 될 수밖에 없다. 노조의 승소로 임금은 계속해서 상승될 것이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선 차량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악의 상황으로 손꼽히는 해외 공장 증설과 역수입마저 현실화된다면 차량 가격이 더 높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 늦기전에
달라져야 한다
계속해서 상황이 악화된다면 소비자들마저 등을 돌리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과의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더불어 제조사와 근로자 간의 조율도 상호 간의 배려에 기반해 원활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겠다. 더 늦기 전에 달라져야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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