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의 역사를 가진 랜드로버의 살아있는 역사 디펜더가 4년 만에 부활했다. 2015년 12월 배출가스 규제를 이유로 단종됐던 디펜더는 2019년 9월 2세대 모델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되면서 새 출발을 선언했다.

레인지로버보다도 훨씬 두터운 팬덤이 존재하는 디펜더인 만큼 랜드로버 팬들은 이차의 부활을 반겼으며, 국내에도 출시가 되어 소비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국내에 출시한 디펜더는 해외에 판매하는 같은 모델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정말 국내에 파는 디펜더는 해외보다 비싼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랜드로버 디펜더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레트로 스타일을 살린
랜드로버의 정통 오프로더
랜드로버 디펜더는 랜드로버 골수 마니아라면 레인지로버보다도 익숙한 자동차일 것이다. 1948년부터 개발된 다용도 사륜구동 자동차인 디펜더는 군용 베이스로 제작이 되어 전 세계 그 어떤 자동차들보다도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발휘하며 랜드로버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까지 약 60여 년간 부분변경을 거치며 생산된 디펜더는 결국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시키지 못해 단종이 되었고 2019년 새로운 2세대 모델로 탈바꿈하면서 소비자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신형 디펜더는 기존 모델의 각진 디자인 헤리티지를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21세기 안전규제를 충족하는 자동차로 출시되어 레트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성공적인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형 디펜더는 기존 모델처럼 숏바디는 90, 롱바디 4도어 모델은 110으로 판매된다. 국내엔 90과 110이 모두 출시되었으며 두 차량 모두 D240 2.0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해외 사양엔 가솔린 엔진도 존재하지만 국내에선 디젤만 선택 가능하다.

엔진을 선택할 수 없는 대신 오프로드 용도에 걸맞는 익스플로러 팩, 어드벤처 팩, 컨트리 팩과 도심 운행에 어울리는 어반 팩 등 4종의 액세서리 팩을 마련하여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꾸밀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지금 구매하면 손해다”
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하는 소비자들
그런데 국내에 판매되는 디펜더는 해외에 출시된 같은 모델들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랜드로버 동호회 회원들 마저도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비싸게 나왔다”, “처음 사면 뭔가 손해 보는 느낌”, “해외보다 비싸게 나와서 나중에 분명 프로모션을 할 거 같다”라는 반응들을 이어갔다.

국내에 출시된 디펜더는 정말 해외에 출시된 같은 모델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는 것일까? 옆 나라 일본과 랜드로버의 본고장 영국에서 판매되는 신형 디펜더 가격을 비교해 보았다.

한국엔 팔지 않는
기본 트림이 존재했다
가격은 약 5,500만 원이다
랜드로버 신형 디펜더는 가까운 옆 나라 일본에도 출시가 되었다. 다만 국내에 출시된 모델과 눈에 띄는 차이점은 먼저 기본 트림이 다르다. 일본에는 디펜더의 깡통 트림인 디펜더 90이 존재하며 국내엔 한 단계 위 트림인 디펜더 90 S부터 판매하고 있다.

또한 D240 디젤 엔진만 선택이 가능한 것과는 다르게 일본에는 P300 가솔린 엔진만 선택할 수 있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D240 디젤엔진은 4기통 2.0 엔진을 장착하여 최대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43.9kg.m을 발휘하며, P300 가솔린 엔진은 4기통 2.0 엔진을 장착하여 최대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일본에 판매하는 디펜더의 가장 기본 트림은 499만 엔으로 한화로는 약 5,600만 원 수준이다. 물론 세금을 포함한 가격이다.

디펜더 90 S 기준
일본 6,533만 원
한국 7,560만 원
한국에 판매하는 디펜더 90 S 트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엔진을 제외한 나머지 사양은 동일하다. 일본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90 S 가격은 582만 엔이며, 한화로 약 6,533만 원이다.

반면 한국 랜드로버 코리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90 S 가격은 7,560만 원으로 일본 현지보단 약 1,0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그래도 천만 원 정도 가격차이가 나는 모습이다.

디펜더 90 SE 기준
일본 7,274만 원
한국 8,190만 원
트림을 한 단계 높여 90 SE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90 S 가격은 648만 엔이며, 한화로 약 7,274만 원이다. 반면 한국 랜드로버 코리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90 SE 가격은 8,190만 원으로 일본 현지보단 약 9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디펜더 90 HSE 기준
일본 8,196만 원
한국 8,830만 원
숏바디 90의 최상위 트림인 HSE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90 HSE 가격은 730만 엔이며, 한화로 약 8,196만 원이다. 한국 랜드로버 코리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90 HSE 가격은 8,830만 원으로 일본 현지보단 약 6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D240 디젤엔진과
P300 가솔린 엔진은
가격이 동일했다
확인 결과 트림별로 적게는 600만 원부터 많게는 1,000만 원 수준까지 차이가 났는데 두 모델이 가격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이유는 서로 다른 엔진을 적용한 것 외에는 마땅한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영국 랜드로버 공식 홈페이지에 공시된 가격을 살펴보면 디펜더 90 기준 D240 디젤엔진과 P300 가솔린 엔진은 가격이 동일하다. 따라서 이 정도의 가격차이는 한국 소비자로썬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겠다.

한국엔 팔지 않는
기본 트림 가격은 약 6,611만 원
디펜더의 롱바디 버전인 110 역시 마찬가지로 한국에는 110S부터 판매되지만 일본에는 기본 사양인 110이 존재한다. 110의 일본 현지 가격은 589만 엔으로 한화로 약 6,611만 원 수준이다. 엔진은 90과 동일한 P300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

디펜더 110 S 기준
일본 7,441만 원
한국 8,310만 원
국내엔 기본 사양으로 출시된 110S는 다음과 같다. 일본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110 S 가격은 663만 엔이며, 한화로 약 7,441만 원이다. 반면 한국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110 S 가격은 8,310만 원으로 일본 현지보단 약 8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디펜더 110 SE 기준
일본 8,216만 원
한국 8,950만 원
트림을 한 단계 높여 110 SE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110 SE 가격은 732만 엔이며. 한화로 약 8,216만 원이다. 반면 한국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110 SE 가격은 8,950만 원으로 일본 현지보단 약 7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디펜더 110 HSE 기준
일본 9,111만 원
한국 9,600만 원
롱바디 110의 최상위 트림인 HSE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110 HSE 가격은 812만 엔이며, 한화로 약 9,111만 원이다. 반면 한국 랜드로버 홈페이지에 공시된 디펜더 110 HSE 가격은 9,600만 원으로 일본 현지보단 약 500만 원 정도 더 비싸다.

D240 디젤엔진이
P300 가솔린 엔진보다
가격이 더 비쌌다
숏바디 90과 마찬가지로 롱바디 110 역시 일본 현지 가격보단 국내 홈페이지에 공시된 가격이 평균적으로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D240 디젤 엔진과 P300 가솔린 엔진의 가격이 같았던 90과는 다르게 110은 가격 차이가 존재했다.

영국 랜드로버 본사 사이트를 살펴보면 디펜더 110은 D240 엔진을 장착한 기본 사양이 가솔린 엔진보다 더 비싼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엔진의 가격차이는 3,455파운드로 한화로 약 546만 원 수준이다. 따라서 디펜더 90은 일본 사양과 같은 트림 기준이라면 가격차이가 날 이유가 없으며, 110은 같은 사양 기준이라면 약 550만 원 정도의 차이까지는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트림별로 정도의
차이는 존재했으나
여전히 한국이 더 비쌌다
그럼 랜드로버의 본고장인 영국에선 어느 정도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을까? 유럽이나 영국은 통상적으로 미국이나 일본 대비 약 10% 이상 높은 가격으로 차량이 판매된다. 국내 사양과 동일한 D240 엔진을 장착한 디펜더 90 S는 46,840 파운드로 가격이 명시되어 있어 7,407만 원 수준이다. 국내엔 같은 사양이 7,560만 원으로 명시되어 있으니 가격이 비싼 영국보다도 약 150만 원 정도가 비싸다.

90 SE는 50,690 파운드로 8,015만 원 수준이다. 국내엔 같은 사양이 8,190만 원으로 명시되어 있으니 약 200만 원 정도가 더 비싸다. 최고 사양인 90 HSE는 55,515 파운드로 8,778만 원 수준이다. 국내엔 같은 사양이 8,830만 원으로 명시되어 있으니 격차는 50만 원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한국이 조금 더 비싸다.

여러 조건을 대입해 봐도
한국이 비싼 건 사실이다
롱바디 110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110 S는 52,110 파운드로 8,239만 원 수준이다. 국내엔 같은 사양이 8,310만 원으로 명시되어 있니 약 100만 원 정도가 더 비싸다. 110 SE는 56,040 파운드로 8,861만 원 수준이다. 국내엔 같은 사양이 8,950만 원으로 명시되어 있으니 이 역시 약 100만 원 정도가 더 비싸다.

최고 사양인 110 HSE는 55,515 파운드로 9,623만 원 수준이다. 국내엔 같은 사양이 9,600만 원으로 명시되어 있으니 800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가격 갭차이가 꽤 큰 편이다. 랜드로버 코리아 홈페이지에 명시된 가격과 일본, 영국 홈페이지 가격을 비교해 보니 국내 가격이 가장 비싼 건 팩트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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