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동차 생산 역사는 대략 70년 정도로 타 나라에 비하면 짧은 편이다. 해외 브랜드와 협업 등을 통해서 자동차 관련 기술을 배웠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독자 모델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 짧은 역사 동안 이뤄낸 성과는 해외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대수가 독일을 꺾고 4위를 기록했다. 10위권에 진입한 지는 매우 오래되었지만 4위까지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자동차 생산량 세계 4위로 우뚝 선 한국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사진=아시아경제)

한국은 세계 4위
162만 7,643대
올해 상반기 10대 자동차 생산국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는 중국으로 1,008만 7,798대, 2위는 미국 348만 823대, 3위는 일본 309만 7,292대, 4위는 한국 162만 7,643대, 5위는 독일 151만 3053대, 6위는 멕시코 124만 6,576대, 7위는 인도 117만 1,341대, 8위는 스페인 93만 981대, 9위 브라질 72만 9,263대, 10위 태국 60만 6,132대다.

중국은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워낙 많다 보니 생산량이 많을 수밖에 없으며, 미국과 일본, 독일은 세계에서 알아주는 자동차 선진국이다. 한국이 4위로 올라선 것이 눈에 띈다.

한국 자동차 생산 순위
어떻게 바뀌었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프랑스를 제치고 글로벌 자동차 생산국 5위 지위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글로벌 생산 기지로 신흥국이 급부상하면서 2016년에는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줬고, 2018년에는 멕시코에 6위까지 내주며 7위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글로벌 자동차 생산의 지형도를 바꿨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견고하게 유지되던 중국, 미국, 일본, 독일의 4강 체제가 무너지고 한국이 4위로 올라섰다. 올해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가 극심했던 유럽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독일이 5위로 밀려났다.

(사진=중앙일보)

한국 자동차 공장은 지난 2월 중국산 와이어링하니스 공급 부족 사태로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주가량 가동을 중단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올 상반기 대부분 정상 가동을 유지해왔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국내 공장 가동률은 현대차 86.8%, 기아차 79.5%로 50%를 밑도는 해외공장 가동률에 비하면 선방한 성적을 보였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면서 올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0만 대를 넘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7000만 대 초반으로 지난해 대비 20%대의 감소를 보일 전망이다.

(사진=울산신문)

통계 집계 이래로
처음 달성한 성과
한국이 세계 자동차 생산량 4위를 기록하게 된 것은 2001년 이후로 처음 기록한 성과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도 있지만 내수 판매의 영향도 있다.

올해에는 GV80, 트레일블레이저, XM3, G80, 쏘렌토, 아반떼, 싼타페 등 각 브랜드의 핵심 신차들이 출시되었다. 여기에 작년에 출시된 그랜저가 올해 월평균 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78만 7,758대를 기록했으며, 지난 8월, 내수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방역 및 부품 공급망
점검 강화
한국이 글로벌 생산 4위를 기록한 것은 분명 좋은 일이나, 앞으로 이 기록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다음번 집계에서 순위가 밀린다면 이유야 어찌 되었든 “저번에는 운이 좋아서 달성한 기록이다”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진=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 같은 톱 4 지위를 연간으로도 유지하려면 올 하반기 코로나19 방역과 부품 공급망 점검, 노동조합 리스크 등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생산 라인 중단의 가능성은 올 하반기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생산직군의 특성상 엄격한 방역은 공장 가동의 필수 조건이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직원들의 식사 시간을 분산하고 외부인 공장 출입 통제와 마스크 직접 생산을 통한 보급 등을 하며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SBS)

여름철마다 찾아오는 자동차 업계의 하투도 잠재적인 가동 중단 리스크로 거론된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위한 노조의 파업은 한국 자동차 업계의 고질적인 가동률 하락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이 밖에 불안정한 국내 자동차 부품 공급망도 완성차 업체 공장 가동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문가는 “지난해 그나마 소폭 회복됐던 국내 부품업계의 실적이 올해 들어 다시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라며 “국내 부품 공급망이 무너지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 중단과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며 자동차 생태계 전반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인더뉴스)

품질 관리
강화 필요성
현재 국산 제조사들의 기술력은 분명 옛날보다 좋아졌지만 품질은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출시된 신차들의 결함이 연이어 터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GV80 디젤 엔진 진동, 쏘렌토 ISG 결함, 스마트스트림 2.5 가솔린 엔진오일 감소 등이 있다.

특히 QC 과정을 제대로 거쳤다면 나올 수 없는 조립 불량도 요즘에는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도어트림의 색상이 서로 다른 색상으로 조립이 된다든지, 4개의 휠 중 하나의 크기가 다르다든지 등이 있다. 만약 이런 논란이 앞으로도 계속 나온다면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자명한 사실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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