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중국에서 출시되었다. 코로나 감염병으로 문을 걸어 잠갔던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6개월 만에 문을 연 것이 크게 작용했다. 국내에서 “없어서 못 판다”라는 이야기마저 들려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에도 많은 기대를 건 모양이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첫 번째는 최근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 실적과 관련이 있고 두 번째는 팰리세이드의 악취 문제와 관련이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소비자들이 팰리세이드의 중국 출시를 걱정하는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원섭 에디터

‘베이징현대’ 아닌 ‘현대차’로 판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서 수출한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를 통해 판매되었다. 이에 따라 생산도 중국 현지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팰리세이드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합작사가 아닌 현대차의 중국 단독 법인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생산도 국내 울산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차가 단독 법인을 통해 팰리세이드를 판매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중국에서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자동차와의 연결점을 서서히 줄여나가면서 독자적인 법인을 키우고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쉽게 말하자면 합작사를 통한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으니 단독 법인으로 판매 실적을 올리려는 전략이다.

국내 판매 모델과는
꽤나 많은 차이가 있다

중국에 판매되는 팰리세이드는 국내 판매 모델과 꽤 많은 차이를 보인다. 파워 트레인의 차이가 가장 크다. 국내 판매 모델은 2.2리터 디젤과 3.8리터 가솔린으로 구성된 반면 중국 판매 모델은 3.5리터 가솔린만 판매된다. 중국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여 엔진 크기를 소폭 줄인 것으로 보인다.

사양의 차이도 존재한다. 국내 판매 모델에는 크렐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되지만 중국 판매 모델에는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된다, 크렐 오디오 시스템보다 한층 더 높은 등급인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고급성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차량 크기가 큰 만큼 고급성까지 더해 중국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요즘 현대기아차가 밀고 있는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합작사가 아닌 단독 법인으로 판매되는 것과 더불어 사양에 차이를 둔 것은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세운 새로운 전략인 것이다. 기아차는 최근 K5에 국내보다 좋은 사양을 추가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디자인이 소폭 변화하고 실내 사양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팰리세이드도 마찬가지다. 일종의 고급화 전략이 적용되었다. 중국 현지 공장이 아닌 국내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것도 그렇고 크렐 오디오 시스템 대신에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된 것도 그렇다.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아닌 수입차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더 좋은 사양을 추가하여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인 것이다.

현대차의 중국 실적
나날이 감소하는 중이었다

국산차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분명히 칭찬해 주고 응원해 줄 만한 일이다. 그러나 팰리세이드의 중국 시장 출시를 두고 많은 소비자들이 응원 아닌 걱정을 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중국 시장의 판매 실적을 두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계속 하락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16년 114만 2,016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이듬해 78만 5,007대로 급감한 뒤 하락세를 타고 있다. 2018년에 79만 177대로 회복세에 접어드는 듯했지만 작년에 65만 123대로 다시 감소한 것이다. 심지어 올해는 코로나 감염병까지 겹치면서 이보다 더 낮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중국 내 생산능력이 165만 대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낮은 판매량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기업에 보수적인 중국 시장의 분위기와 현대차의 소극적인 전략이 맞물리면서 점유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내 자동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현대차의 점유율은 감소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소비자들은 “이쯤 됐으면 철수하는 게 낫겠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은 해외 제조사에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자국 기업만 생각하는 중국 정부가 있는데 거길 왜 기어 들어가냐” 등의 반응도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쉽게 회복되지는 않은 전망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져만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에서의 악취 문제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북미에서 판매된 팰리세이드의 악취 문제를 지적한 소비자들도 있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팰리세이드에서도 악취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라는 것이다. 북미에서 발생한 팰리세이드의 악취 문제는 외부 온도가 높을수록 심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기후도 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더 심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북미에서 판매된 일부 팰리세이드에서 발생한 악취 문제는 현재까지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북미 차주들이 내놓은 몇 가지 가설들이 전부다. “시트 방염제가 과다해서 발생한 문제다”, “시트의 제작 과정 또는 보관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도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어서 논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팰리세이드의 악취 문제가 안타까운 이유는 북미에서의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던 중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감염병의 영향을 덜 받아 판매량이 상승한 것이지만 분위기를 잘 유지한다면 하반기 실적에도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터진 악취 문제로 인해 하반기 실적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심지어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로 이어질 부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중국 시장 내 팰리세이드는 고급성을 내세운 모델이므로 문제가 발생하면 상당히 위험하다. 그야말로 브랜드 이미지가 풍비박산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직 북미에서 발생한 악취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북미 악취 문제나 해결하고 다른 시장 노려라”,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는데 시장만 확장하면 뭐 하냐”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문제 많은 기업이
해외에서는 문제가 없을까?

국산차의 해외 시장 진출은 분명히 축하하고 응원할 일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해외 시장 진출이 있을 때마다 많은 소비자들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그들이 국내 시장에서 보여준 잘못된 모습 때문일 것이다. 국내에서 문제가 많은 기업이니 해외에서도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 건 아직 현대차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걱정은 또 다른 관심이다. 이들은 이미 현대차가 나아갈 방향성을 잘 제시해 주고 있다. “결함 없는 제조사”, “시장을 잘 파악하는 제조사”라면 해외 시장 진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대차는 어떤 제조사일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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