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속으라는 거냐?” 말도 안 되는 사기 행각에 국내 소비자들이 완전 등 돌렸다는 차

0
48173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 수입차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 왔다. 2009년에는 한해 6만여 대가 팔렸던 수입차가 10년이 지난 2019년에는 24만 대가 판매되었다. 무려 4배나 성장했다. 그렇다 보니 요즘 도로에서 수입차를 정말 쉽게 볼 수 있으며, 차종도 많이 늘어났다.

수입차가 이렇게 크게 성장한 데에는 디젤 차가 큰 역할을 했다. 가솔린차보다 토크, 연비가 높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수입 디젤차를 많이 구매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친환경차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점차 디젤차가 도태되는 분위기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한때 주목받았던 디젤 수입차의 몰락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클린 디젤 정책으로
디젤 수입차 판매가 본격화되었다
2003년까지 정부는 디젤 세단과 디젤 SUV에 서로 다른 배출가스 기준을 정했다. SUV에 대해서는 유럽과 동일한 유로 2 기준을 적용했던 반면, 세단에 대해서는 현재의 유로 6 기준으로 매우 엄격하게 적용했다. 사실상 불허랑 마찬가지였다.

그렇다 보니 당시 수입되는 승용차 중 97.8%가 가솔린 모델이었다. 그러다 국내에서 만든 디젤 SUV가 유럽 판매길에 오르자 정부에서도 디젤 세단의 배출가스 기준을 낮추게 되었다. 이후 수입차 판매량 중 디젤 점유율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발 금융 위기와 치솟는 국제 유가의 영향으로 연비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독일의 클린 디젤 정책이 국내에도 시행되면서 디젤차의 수요가 급증했다.

클린 디젤 정책이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가량 적고 연료 효율이 좋다는 점에 착안해 내세운 정책이다. 국내에서도 2009년부터 디젤차를 친환경차로 분류하여 클린 디젤 정책을 시작했다.

클린 디젤 정책이 시행되자 수입차 판매사들은 디젤차의 판매 비중을 늘렸다. 그 덕분에 2009년에는 22.4%, 2012년에는 50.9%로 가솔린을 앞섰으며, 2015년에는 68.6%까지 늘었다.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 승용차 3대중 2대가 디젤 차량인 시대가 되었다. 반면 가솔린은 2015년 26.9%까지 비중이 줄었다. 디젤 세단이 이토록 잘나가자, 국산차도 세단 라인업에 디젤엔진을 추가해 수입차의 공세에 맞섰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하지만 2015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로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클린 디젤 정책으로 쌓은 친환경 이미지는 순식간에 더티 디젤이 되어 있었다. 정부의 클린 디젤 정책은 폐기되고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었다.

폭스바겐 뿐만 아니였다. 그룹 내 브랜드인 아우디와 포르쉐는 물론 BMW와 벤츠도 디젤차 배출가스를 조작한 것이 밝혀졌다. 국내에서는 현재 벤츠가 배출가스 조작으로 수사받고 있는 상태다.

물론 SCR 시스템을 설치하면 배출가스 기준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지만 시스템 가격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데다, 주기적으로 요소수를 넣어야 하기에 유지비가 적은 디젤 차량의 이점이 사라진다. 그렇다 보니 자동차 제조사들은 점차 디젤차를 멀리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수입차 중 디젤 모델 판매 비중이 줄어들었다. 2017년에는 47.1%, 2019년에는 30.3%까지 떨어지더니 올해는 30% 선이 무너져 29.8%를 기록했다. 가솔린 엔진은 현재 60% 가까이 회복했다.

HEV와 PHEV,
순수 전기차 확대
오랫동안 대세였던 디젤차의 자리에는 친환경차가 대체하기 시작했다.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친환경차 개발에 열을 올렸고, 국내에도 친환경 모델이 대거 유입되면서 디젤 모델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수입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015년 4.2%에 그쳤지만 2019년에는 12.3%, 올해는 13.7%까지 높아졌다. 2018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그해 1.3%에서 올해는 2.3%로, 같은 기간 전기차는 0.1%에서 1.5%로 최근 2년간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가솔린 엔진에 48V 전기 시스템이 탑재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반 하이브리드에 비해 전기모터의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기존 가솔린차의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연비 개선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모두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독일 3사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볼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대폭 늘렸다.

또한 전기차 시대로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브랜드들이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터리 회사와 협력하는 사례가 많은데 특히 국내 기업들이 큰 수혜를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를 퇴출하려는 움직임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 경유차만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내연기관차 퇴출은 말 그대로 엔진이 달려있는 모든 차의 판매와 운행을 정지시키는 것으로, 디젤, 가솔린 LPG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포함된다.

노르웨이는 이미 70% 이상이 전기차로 대체되었으며, 2025년 완전 퇴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은 2035년, 프랑스는 2040년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에서는 인도가 2030년부터, 싱가포르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서울시도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의 등록을 불허하고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와 수소차만 등록을 허용키로 하는 장기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서울이 시행하면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영향을 받는 만큼 향후 전국적으로 내연기관 퇴출에 동참할 전망까지 예상할 수 있다.

한때 친환경차로 대접받으며 점유율이 70%까지 올랐지만, 어느 순간 이미지가 완전히 뒤집혀 퇴출 대상이 되어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수입 디젤차만큼 파란만장한 차는 없었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