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피바람 불기 시작했습니다” 연봉 1억 받는다던 현대차 공장 직원들이 맞이한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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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수만 개의 부품이 조립되고 몇 가지 공정을 통해 완성된다. 따라서 한 가지라도 어떠한 이유로든 수행되지 않는다면 라인 전체가 멈추게 된다. 이렇게 되면 완성차가 출고되지 않으며,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 현대차 직원들은 이러한 점을 이용해 노조를 만들어 힘을 키워왔다. 임단협 시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하거나 와이파이 차단 해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현대차 직원들의 도 넘은 행위에 사 측에서 칼을 빼들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동시에 현대차 직원들의 과거 행동이 다시 재조명되기 시작했고,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에 제동을 건 현대차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사진=중앙일보)

조기 퇴근 등
근무 태만 행위
현대차 내부에는 다양한 악습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중에서 최근 화제가 된 두 가지 악습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최근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한 현대차 아산공장 직원 2명이 지난달 말 징계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직원들은 수개월간 무단으로 조기 퇴근한 사실이 적발되어 1명은 해고, 1명은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한편 울산 공장에서는 업무를 일부 직원에게 몰아주고, 나머지 직원들은 일하지 않는 이른바 “묶음 작업” 사례가 적발되었다. 현장 노동자와 관리직 등 50여 명이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

(사진=아시아경제)

묶음 작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2명이 해야 할 일을 1명이 처리하는 두 발 뛰기, 3명 몫을 1명이 처리하는 세발뛰기 등으로 부르고 있다.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몰아주기를 하다 보면 적게는 20~30분, 많게는 1시간씩 놀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해야 할 일을 혼자 하다 보니 당연히 품질 결함 등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부 근로자들은 자신에게 내려치기 혹은 올려치기를 통해 자신에게 할당된 일을 빠르게 몰아서 해 휴식하거나 조기 퇴근을 하기도 했다. 내려치기란 자신의 생산라인에 도달하기 전 5~6대 정도를 한 번에 조립하는 것을 말하고, 올려치기란 이미 지나간 5~6대의 차를 뒤에서부터 앞까지 빠르게 조립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울산 공장을 방문한 외부인들도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사진=이데일리)

앞서 7월에는 정해진 근무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일찌감치 작업장을 벗어나는 조기 퇴근 관행으로 300명 이상이 감봉 등 징계를 받았다. 심지어 낚시를 하려고 근무지를 이탈한 직원도 있었다. 해당 직원은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생산직 근로자들이 근무 시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유튜브, 스포츠 중계, 영화 등 동영상을 보면서 조립하거나, 올려치기 혹은 내려치기 후 게임을 하는 행위가 자주 목격되어 사 측에서 공장 와이파이를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에만 사용 가능하도록 바꾸었지만 노조가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특근을 거부하는 등 투쟁을 벌여 2일 만에 원상 복귀 한 사례도 있었다. 근무 중 동영상 시청 및 게임 역시 근무태만에 해당된다.

소비자에게 인도될 차를
무단으로 사용한 직원
울산 공장 내 부품을 장착하는 의장 담당 직원 1명과 도장 담당 직원 1명은 소비자에게 인도되어야 할 차를 카풀해 공장 내에서 이동하다가 적발되었다. 해당 직원들은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에게 인도되어야 할 차를 직원이 운전할 수 있는 경우는 출고 전 마지막 테스트와 출고장으로 이동하는 것 단 두 가지뿐이다. 물론 현대차 공장 내부가 워낙 넓다 보니 위치에 따라 걸어서 이동하기 힘든 경우가 있긴 하지만 생산 차량을 마음대로 타고 다니는 것에 대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

(사진=한국경제)

두 직원은 생산 차량 타 목적 외에도 근무태만 행위도 함께 적발되었다. 의장부 직원은 상습적으로 근무 장소를 무단이탈했고, 도장부 직원은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했다고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같은 행위가 신차의 품질 신뢰도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면서 “평소 직원들 중 일부가 생산된 신차를 몰고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는 일이 있어 경고해왔는데도, 이들은 이를 무시해 강력한 징계를 내렸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생산차를 활용해 출퇴근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현대차 관계자가 직접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한국경제)

최근 출시된 신차들에
다양한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
근무 태만 행위 등이 워낙 만연하다 보니 공장에서 나오는 차의 품질 역시 결함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다양한 결함이 많이 나왔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포스트를 통해 여러 번 보도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GV80 카본 퇴적 및 후진 논란, G80 시동 꺼짐, 스마트스트림 2.5 엔진오일 감소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코나 일렉트릭 화재로 리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조립 불량 사례도 꽤 많이 나오고 있다. 내장재 색상이 서로 다르게 조립된다든지, 휠 크기가 서로 다르게 조립이 되어 있다든지, 부품이 파손된 채로 출고되는 등 유형도 다양하다. 이와 같은 조립 불량은 직원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결정적인 증거로 볼 수 있는데, 사양에 맞는 부품을 조립하고, QC를 제대로 한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타 공장에 비해
효율이 낮은 편이다
앞서 근무태만 부분에서 2~3명이 해야 하는 일을 혼자서 처리하는 묶음 작업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를 반대로 보면 없어도 되는 직원이 공장 내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말로 2~3명이 처리해야 되는 것이라면 애초에 이런 논란조차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공장의 편성 효율은 55%로, 100명이 할 수 있는 일을 약 182명이 하는 수준이다. 현대차 미국, 체코, 터키 등 해외 공장은 대부분 편성효율이 95% 이상이다. 하지만 사 측은 노동법과 노조와의 단체 협약에 따라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다른 곳에 배치할 수 없다. 심지어 생산 속도를 높이는 것도 노조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사진=이투데이)

생산성도 낮은 편이다. 현대차 국내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9,200만 원으로 토요타(9,100만 원), 폭스바겐(8,040만 원)보다 높다. 그런데도 차 한 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울산 공장이 26.8시간으로 토요타(24.1시간), 포드(21.3시간)보다 더 길다. 특히 근로자의 연봉이 높은 데다 편성 효율이 낮다 보니 인건비가 과도하게 들어가며, 차 값 인상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몇몇 인기 모델들은 출고 대기 기간이 수개월이 걸린다. 물론 해외 수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낮은 편성 효율과 생산성,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없는 현실도 한몫한다. 만약 효율이나 생산성을 해외 공장 수준으로 높인다면 대기 기간을 지금보다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웹데일리)

네티즌들의 반응은
매우 싸늘하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저해하는 주범”, “조기 퇴근하다가 영원히 퇴근했네”, “임금은 인상되었는데 품질은 오히려 떨어지는 불합리한 상황”,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등이 있다.

특히 노조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반응이 상당히 많다. 노조는 회사의 불합리한 대우에 대처하고 합리적인 이익을 누리기 위해 결성하는 단체로,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이지만 현대차 노조들의 행위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것이다.

(사진=한국경제)

노조들도 “악습을 근절하겠다”
드디어 품질이 개선되나?
현대차는 이번 징계조치를 통해 “오랫동안 해이해졌던 기강을 바로잡고 품질 개선과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노조도 최근 위기감을 가지면서 품질 개선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직원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그동안 노조가 해왔던 행동들이 있었기에 못 믿겠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많지만 일단 노조가 발언한 것이 있는 만큼 정말로 품질이 개선될지는 두고 봐야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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