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펀앤드마이크)

현대차 내부에 변화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정의선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최근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현대기아 신차품질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기업의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다시 한번 “품질 경영”을 외치며 3조 4,000억 원 상당의 리콜 비용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하여 충당금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에 현대차 노조 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단체 교섭이 끝나자마자 빅배스 전략을 펼쳐 노조들의 사기진작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이었다. 현대차 노조 측은 “조합원들이 피땀 흘려 번 이익금을 통째로 마이너스 적자 처리했다”라며 “내년 임단협 교섭 땐 양보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 품질과 노조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비용 아끼다 고객 잃으면 끝장”
품질경영 내세운
정의선 현대차 신임 회장
누군가는 “너무 늦었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잘도 바뀌겠다”라고 비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정의선 신임 회장이 부임한 뒤 변화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출시하는 신차들에선 연이어 품질 및 결함 논란이 불거졌고, 이에 많은 소비자들의 불만은 하늘 끝까지 치솟은 상황이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다시금 “품질 경영”을 외친 것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사를 통해 ‘고객’을 9번이나 언급하며 “모든 활동은 고객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매우 강조했다. 또한 소통 역시 강조했었기에 업계에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기아차 신차품질 문제와 관련해서도 조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취임 후 약 1주일만에
리콜 충당금 3조원 이상을 확보했다
정 회장의 결심으로 인한 조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취임 후 약 1주일 만인 지난 19일, 현대차 2조 1,352억 원, 기아차 1조 2,592억 원 상당 규모의 품질비용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간 국내 자동차 제조사 중 품질 보증을 위한 충당금 규모로는 역대 최대 수치에 달했다. 현대차의 1년 영업이익은 5조 6,000억 원 규모이니 연간 영업이익 절반을 리콜 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른 3분기 영업실적은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제 좀 달라지는건가”vs
“보여주기 식이다”
엇갈린 네티즌들 반응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이제 현대차가 좀 바뀌려나 보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언제나 품질을 강조했었다”, “세타 엔진뿐만 아니라 다른 엔진들도 보증 대상에 포함되어 이제는 좀 문제가 해결될 거 같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달라”라며 현대차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리콜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소식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또 보여주기식 정책 펼친다”, “어차피 제대로 고쳐주지도 않을 거 다 안다”, “세타 엔진 이슈 된 지가 몇 년이 지났는데 이제 대응하면 신차품질은 언제 잡을 거냐”, “그간 해온 업보를 생각하면 전혀 믿을 수가 없다”라는 의견들을 낸 것이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통해 현대차그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어느 정도인지 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노조가 피땀흘려 번돈
충당금으로 탕진했다”
강한 불만 표시한 현대차 노조
그런데 리콜 충당금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엔 현대차 노조 측에서 매우 강력하게 불만을 표시해 주목받았다. 노조 측은 지난 22일 ‘경영진을 경질하라’라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들은 “올해 교섭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빅 배스 전략을 단행해 노조가 피해를 입게 됐다”라며 제조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현대차 노조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 영업이익은 조합원들이 피땀 흘려 벌어온 돈인데 이를 통째로 적자 처리를 하여 그저 허탈하고 분노를 느낄 뿐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어처구니없는 손익 계산법을 토대로 이익 적자를 기록하여 노조에게 불똥이 튈 것을 생각하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차 노조 측은 이번에 충당금으로 사용한 엔진 품질 비용을 노조원에게 전가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노조 측의 성명서를 살펴보면 “연구개발비와 품질 설비 투자 미비로 인해 발생한 품질 문제 충당 비용은 사측 경영진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지만 이를 노조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최근 코나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 역시 배터리 분리막 손상이 원인이라고 밝혔고, 최근 이슈가 되는 다양한 품질 관련 문제들 역시 사측의 잘못이라고 인정하기보단 공장 근로자들 탓으로 돌렸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분노한 현대차 노조 측은 “내년 단체교섭 땐 올해 3분기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사진=SBS 뉴스)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네티즌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사측을 향해 강한 불만을 쏟은 현대차 노조 소식을 확인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노조 측은 사측에 이의를 제기하며 “품질 문제 역시 사측의 책임이다”라고 주장했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많은 네티즌들은 “양아치 노조가 언제까지 저러나 지켜봐야 한다”, “일이나 제대로 하고 권리를 주장해라”, “조립 잘못해서 생긴 품질 문제를 회사 탓하고 있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라며 오히려 노조를 비판했다.

(사진=펀앤드마이크)

네티즌들은 “조립조차 제대로 하지도 않고 공장 내에선 각종 악폐습들이 하나하나 까발려지고 있는 상황에 일을 제대로 할 생각은 없이 제조사 측에 문제를 떠넘기기만 한다”라는 의견들을 이어갔고 이에 많은 소비자들은 공감했다.

현대차를 싫어하는 사람들 마저도 노조와 사측의 갈등 이야기가 나오면 사측 편을 들 정도로 여론이 형성된 이유는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최근 현대차는 공장 내 악 폐습을 철저하게 단속하여 품질을 다잡겠다고 선언했고, 그동안 행해져왔던 관행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진=펀앤드마이크)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대차 공장 근무실태
노조도 같이 바뀌어야 할 필요성
2019년 4월엔 현대차 아산공장 조립라인 근무자들 실태라는 사진들이 업로드되었다. 그들은 금연구역인 공장 안에서 마구 담배를 피우고, 근무 시간에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 또한 동영상을 보면서 차를 조립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최근엔 작업을 몰아서 맡기는 올려치기, 내려치기 작업도 이슈가 되어 현대차 측은 근무 태도가 불량한 작업자들을 정직, 감봉, 견책 등 중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또한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울산 2공장 생산라인에서 성행위를 하다 적발된 남녀 작업자 2명을 징계처리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공장 근무 실태들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지고 있으니 소비자들이 노조편을 들어줄 수가 없는 것이다. 현대차가 바뀌려면 노조도 같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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