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부정적인 면을 설명할 때는 흔히 현대차 사례를 많이 든다. 매년 임단협 시 파업을 무기로 하여 기본급과 성과급 등을 인상했으며, 그 외에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바로 파업을 해버린다. 대표적인 사례로 와이파이 차단이 있다.
현대차 노조만큼 심각한 노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한국GM 노조다. 임단협 교섭과 관련해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지난 23일부터 다음 대책위가 열릴 때까지 잔업과 특근을 모두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사 측은 생산 차질로 인해 큰 손해를 보게 될 전망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최근 잔업과 특근 거부를 선언한 한국GM 노조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임단협 교섭과 관련해
노사 간의 의견차를 줄이지 못했다
올해 임단협에서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 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 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 원 이상) 지급, 조립라인 TC 수당 500% 인상, 생산 장려수당 지급범위 확대, 사무직 승진 예산 확보 등 총 1조 원이 넘는 협상안을 사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사 측은 올해 220만 원, 내년에 200만 원의 성과급 또는 격려금을 지급하고, 올해 흑자 전환을 하면 성과급 130만 원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1인당 전체 550만 원 규모다. 이와 더불어 공장별 미래 발전 계획까지 제시한 상태다.
지난 22일까지 19차례 임단협 단체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사 간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대책위를 열어 23일부터 다음 대책위가 열릴 때까지 잔업, 특근 거부, 간부들의 철야농성 투쟁을 결정했다.
노조는 일단 전면적인 파업은 보류하기로 했지만, 사 측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투쟁 강도를 점차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쟁위 행위 결정에 따라
1,700대 이상의 생산 차질 발생
한편 한국GM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노동조합의 쟁위 행위 결정에 따라 1,700대 이상의 추가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라며 “회사의 올해 사업 목표인 손익분기 달성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회사는 확정된 미래 계획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에 중요한 수출 프로그램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노동조합이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누적 생산 손실이
6만 대 이상 발생했다
한국GM은 군산공장 사태 이후 정부와 GM 본사로부터 7조 7천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누적 생산 손실이 6만 대 이상 발생했다.
생산이 줄어들다 보니 판매량도 덩달아 줄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쉐보레는 6만 76대를 판매했는데, 부도 위기라는 쌍용차보다 2,500대가량 덜 팔렸다. 심지어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와는 불과 6,500여 대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회사는 힘든데
이익 챙기기 급급한 노조
판매량도 좋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장기화되면서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노조는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수도세도 못 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1조 원 규모의 협상안을 제시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 7월, 소형 SUV인 트랙스와 그 형제 차인 앙코르의 해외 수출이 증가하자 한국 GM은 부평 2공장 직원들에게 시간당 생산 대수를 28대에서 32대로 늘리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2일간 공장 가동을 멈춰 버렸다.
비단 이번 일뿐만 아니다. 한국GM은 2013년 이후 수출이 급감했음에도 노조는 연간 3~4%씩 임금을 인상해 2018년 기준으로 평균 연봉 8,7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성과급도 덩달아 올려 받았다. 그 외에 휴업수당도 80%까지 받아 갔으며, 군산공장 폐쇄 직전에는 한 달에 6~7일만 일하고 월급을 80%를 받아 가기도 했다.
GM 미국 본사도 한국GM을 주시하고 있으며, ‘생산성은 떨어지면서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곳’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파업이 계속될 경우 한국에서 생산하는 물량 일부를 이전할 것이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현대차 노조보다 더 하다”
네티즌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네티즌들도 노조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도 올해는 임금 동결했던데 한국GM이 더 하네”, “진짜 문 닫고 본때를 보여줘라”, “성과급 550만 원 준다고 해도 파업하네”, “세금으로 회사 살려놓은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저러니깐 판매량도 안 나오는 것이다”, “일자리가 없어져봐야 정신 차린다”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지금이 자동차 강국이라는 독일도 제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국내 자동차 노조만 딴 세상인 것 같다”라는 반응이 눈에 띈다. 올해 8월까지 국내 자동차 총 생산량은 220만대로 아직 집계되지 않은 독일 생산량을 제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한국GM과 더불어 기아차도 파업 준비에 들어가면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2월에 새롭게 임명된 노조위원장은 위기 상황에서 노사가 손을 잡고 협력해야 한다며 상생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노조위원장의 말이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금 노조는 회사가 위기를 맞이해 일자리가 없어질 위기인데도 불구하고 증산 거부 및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일자리도, 직장이 있다. 지금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할 때가 아닌 노사가 상생해 차를 한대라도 더 생산해 파는 것이 우선이다. 미래를 내다보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생산성 항상과 미래 비전에 집중해야 할 때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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