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세계 3대 명차를 꼽아보라는 질문을 던지면 교과서처럼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 세 개의 브랜드가 언급될 것이다. 이들은 오랜 기간 명차를 만들어온 제조사들이자 럭셔리카의 끝판왕이라고 불리고 있기에, “부자들의 차고에는 꼭 한대씩 있는 차”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오늘은 이중 마이바흐 브랜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고급화 버전이 되고 난 뒤 더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이바흐 S클래스는 최근 신형 모델 테스트카가 포착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국내에서 최초로 포착된 신형 마이바흐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1919년부터 럭셔리카를
만들어온 전통있는 브랜드
먼저 마이바흐는 어떤 브랜드인지부터 알아보자. 지금은 벤츠 S클래스를 더 늘려 최고급 세단을 만드는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마이바흐는 1919년부터 럭셔리카를 만들어온 전통 있는 제조사다. 당시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기반으로 최고급 차를 만든 마이바흐는, 1929년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DS 8 제플린을 출시하며 럭셔리카 시장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곧바로 2차 세계 대전이 벌어졌고, 경영악화 등 여러 가지 악재들이 겹쳐 1941년까지 총 1,800여 대 정도의 차량만을 생산한 채 마이바흐 브랜드는 그대로 잊혀졌다.
고 이건희 삼성 전회장이
즐겨타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바흐는 다임러 벤츠에 인수되고 난 뒤 2002년 다시금 부활을 선언했다. 당시 세계를 놀라게 했던 마이바흐의 초호화 럭셔리 세단은 길이에 따라 57, 62로 구분되며, 파워트레인에 따라 S가 붙는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여 전 세계 부호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2002년 출시된 마이바흐는 당시 7세대 S클래스 W220을 베이스로 제작한 차량이었는데 대한민국 회장님들 역시 이차를 선호해 한때 이건희 회장의 자동차, 김승연 회장의 자동차로 이름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특히 고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공식 석상에 마이바흐를 자주 타고 나타나 그가 매우 아끼는 차량임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그렇게 세계 최정상급 럭셔리 세단임을 다시금 인정받은 마이바흐는 소프트톱 루프를 얹은 랜덜렛, 100대 한정 생산된 제플린 등 여러 가지 버전으로 리뉴얼 됐다.
그러나 후속 모델에 대한 기약이 없이 꾸준히 10년 넘게 생산되다 결국 2013년, 단종되며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야 말았다. 오랜 기간 풀체인지가 없었으며, 판매 부진을 겪어왔기 때문에 마이바흐의 몰락은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었다.
S클래스의 롱바디 버전이라는
비판에도 판매량은 수직 상승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14년, 메르세데스 벤츠는 마이바흐 브랜드를 부활시켰다. 그런데 이번엔 대놓고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를 그대로 가져와, 외모와 실내 인테리어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휠베이스를 늘리고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어 마이바흐 S클래스라는 차를 만들어냈다.
이름 역시 마이바흐가 아닌 마이바흐 S클래스로 바뀌었으며, 엠블럼 역시 본넷엔 마이바흐가 아닌 벤츠 엠블럼이 붙어있어, 출시 초기엔 “마이바흐의 격이 떨어졌다”, “이건 그냥 S클래스 롱바디 버전이다”라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가격 역시 기본 7억 원을 호가하던 기존 마이바흐의 절반 수준인 2억 원대로 시작하여 접근성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선 그간 무섭게 치고 올라온 벤틀리와 롤스로이스가 모두 3억 원대 럭셔리카를 불티나게 팔고 있었기에 마이바흐 역시 가격을 낮춘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게 격이 떨어졌다던 새로운 마이바흐 S클래스는 예상과는 다르게 역대 최고 판매량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했고, 국내에서도 인기가 매우 많아 “회장님의 차”로 불리고 있다.
마이바흐 S클래스는 2014년에 공개된 이후 두 번의 부분변경을 거치며 명을 이어왔으나, 최근 신형 S클래스가 공개됨에 따라 마이바흐 역시 2세대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세대 마이바흐 S클래스 역시 S클래스를 더욱 고급화한 버전이라는 점에선 변화가 없을 테니, 신선한 디자인보단 어떤 호화로운 사양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다.
국내 주차장에서 포착된
신형 마이바흐 테스트카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엔 신형 마이바흐 테스트카를 목격했다는 게시글이 업로드되었다. 사진 속의 차량은 전면부, 후면부에만 얇은 위장막을 두르고 있는 신형 마이바흐 테스트카이며, 기존 모델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의 휠을 적용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위장막을 두르긴 했지만 디자인이 최근 공개된 신형 S클래스처럼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기존처럼 S클래스보다 휠베이스가 길어 2열 도어가 매우 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인 비율은 기존 마이바흐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디자인은 신형 S클래스를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이다
해외에선 이미 위장막이 거의 다 벗겨진 테스트카 사진도 포착됐다. 신형 마이바흐 테스트카와 최근 공개된 신형 S클래스 사진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외관 디자인은 크게 차이가 없으며, 전면부는 마이바흐 라인업에 적용되는 세로 그릴이 탑재된 것과 범퍼 하단부 디자인에 살짝 변화를 준 것 외엔 이렇다 할 큰 차이가 없다.
특히 후면부는 신형 S클래스를 그대로 복사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S클래스 디자인이 워낙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고 있기 때문에 신형 마이바흐 역시 디자인 논란은 피해 갈 수 없을 전망이다.
실내는 기본 마이바흐 S클래스처럼 신형 S클래스와 동일한 레이아웃을 가지며, 이미 럭셔리의 끝판왕이라는 칭호를 얻은 신형 S클래스보다도 더욱 고급스럽게 마감될 실내 분위기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신형 마이바흐는 파워트레인에도 변화가 존재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함께 PHEV도 추가가 될 것이며, 신형 S클래스에 적용된 다양한 첨단 장비들과 더욱 호화로운 사양들이 대거 탑재될 것이다. 이 정도면 사실상 지구에서 선택할 수 있는 끝판왕 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이라고 봐도 좋겠다.
요즘 벤츠는 글로벌 시장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차를 국내에서 활발히 테스트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어 “이제 국내 시장을 꽤 신경 쓰고 있는거 같다”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러인 E클래스는 중국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많으니 그럴 만도 하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엄청난 사양으로 무장하여 출시될 신형 마이바흐는 기존 모델처럼 명성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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