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살펴본 제네시스와 독일 대형 세단, 차이는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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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포스트 밀착카메라, 오늘은 밀착카메라 코너 최초로 다른 브랜드끼리 묶어보았다. 오늘의 비교 대상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그리고 ‘제네시스 EQ900’이다. EQ900이 이 사이에 끼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선 이미 독자분들이 각자의 생각을 잘 가지고 계실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본 기사에선 밀착카메라 취지에 맞게 시승기에서 다루는 주행성능이 아닌 눈으로 볼 수 있는 디자인, 제원 등의 차이를 다룬다. 오토포스트 밀착카메라 코너는 현장 취재 기사를 보도해드리는 코너로, 시승기는 별도로 연재될 예정(영상, 기사 등)이다. 밀착카메라 코너는 단순한 자동차 비교부터 자동차와 관련된 논란 등 현장에 밀착해 파고드는 리포트를 독자분들에게 보내드리는 코너다. 추후 제보 공간도 별도로 만들 예정이니 독자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

첫 번째 선정 기준
휠베이스 길이

비교 대상이 이전과 다른 만큼 기사의 구성도 조금 다르다. 원활한 비교를 위해 기준점을 두 가지로 잡았다. 가장 중요한 기준점으로 ‘휠베이스 길이’를 잡았다.

세 차량 모두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뒷자리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휠베이스 길이가 비슷한 모델들을 선정했다. ‘EQ900’의 3,160mm를 기준으로 휠베이스가 비슷한 차량은 ‘S450 Long(3,165mm)’, ‘730Ld(3,210mm)’다.

두 번째 선정 기준
판매 실적(주력 트림)

S450 Long과 730Ld가 단순히 휠베이스 길이만 놓고 선정된 것은 아니다.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주력 트림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선정 이유가 더욱 명확했다.

우선 제네시스 EQ900의 주력 트림은 3.8 가솔린 모델이었다. 2017년 3월부터 1년간 판매 실적을 살펴본 결과 전체 11,437대 중 3.8 가솔린 모델이 8,399대가 판매되어 73%의 판매 비중을 차지했다.

S-클래스의 주력 모델은 ‘S350d’였다. 그러나 S350d는 휠베이스 길이가 짧아 뒷자리가 중요한 오늘의 비교 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휠베이스 길이 기준을 충족하고, 주력 모델 바로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S450 L’ 모델을 비교 차량으로 선정했다.

S450 L은 전체 6,771대 중 1,200대가 판매되어 18%의 판매 비중을 차지했고, ‘S560 L’ 모델이 1,032대를 판매해 뒤를 이었다.

7시리즈는 선정 기준에 가장 알맞은 차량이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주력 트림이 ‘730Ld’로 굳이 다른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됐다.

7시리즈의 전체 판매량은 3,297대다. 롱휠베이스 모델들의 판매가 압도적이었고, 그중 730Ld가 989대로 30%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많은 판매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비교 대상을 선정했으니 이들의 성능 제원을 살펴보자. S-클래스(S450 Long)는 2,999cc V6 가솔린 엔진과 자동 9단 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엔진의 출력은 367마력으로 세 차량 중 가장 높고, 토크는 51.0kg.m로 세 차량 중 중간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8.6km/L로 중간, 중량도 후륜구동 모델은 2,015kg, 4MATIC 모델은 2,075kg으로 세 차량 중 중간에 위치했다. 가격은 1억 6,900~1억 7,4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7시리즈는 유일한 디젤이다. 비교 대상으로 선정된 730Ld는 2,993cc 6기통 싱글 터보 디젤 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엔진은 세 차량 중 가장 낮은 265마력의 출력과 세 차량 중 가장 높은 63.3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디젤 엔진답게 토크가 가장 강력하고, 공인 복합 연비도 가장 우수한 11.9km/L다. 중량도 2,050kg으로 가장 가벼웠고, 가격은 1억 4,53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EQ900의 주력 모델은 3.8 가솔린이다. 3.8 가솔린 모델은 3,778cc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자동 8단 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엔진 출력은 315마력으로 세 차량 중 중간급이고, 토크는 가장 낮은 40.5kg.m의 토크를 낸다. 공인 복합 연비는 6.7~7.4km/L로 가장 낮았고, 중량도 최대 2,120kg으로 가장 무거웠다. 가격은 7,500~1억 9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크기 제원은 위 사진과 같았다. 전장은 ‘S450 L’이 5,255mm로 가장 길었고, EQ900이 5,205mm로 가장 짧았다. 폭은 EQ900이 가장 넓고, S450 L이 가장 좁았으며, 높이는 EQ900이 가장 높고 730Ld가 가장 낮았다.

가장 중요한 휠베이스는 730Ld가 가장 길었고, EQ900이 가장 짧았다. 중량은 해당 트림에서 가장 무거운 치수를 기준으로 했다. 730Ld가 2,050kg으로 가장 가벼웠고, EQ900이 2,120kg으로 가장 무거웠다.

후면부와 측면 사진은 전시 차량의 구도 때문에 촬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식 사진으로 대체하였다. 독자분들께 양해를 부탁드린다.

전체적으로 단정한 느낌은 세 차량 모두 동일했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답게 튀는 디자인보단 단정하고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플래그십 세단의 매력은 운전자가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 디테일한 부분에 있다.

세 차량의 디자인 차이는 당연히 분명했다. 메르세데스, BMW, 제네시스는 각자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언어를 잘 입고 있었다. S-클래스의 앞모습은 중후하면서도 대범하게 표현되었다. 유일하게 후드 오너먼트(보닛 돌출형) 엠블럼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7시리즈와 EQ900은 일반적인 로고 형태를 사용하고 있었다.

테일램프의 형태는 S-클래스와 EQ900이 비슷했다. 다만 S-클래스는 테일램프에 보석같이 보이는 그래픽이 적용됐고, 트렁크 라인과 떨어져 있는 반면에 EQ900은 트렁크 라인과 테일램프가 붙어있었다. 7시리즈는 전형적인 BMW의 뒷모습을 가졌다. 측면에서도 디테일한 차이를 보였다. S-클래스가 가장 곡선 디자인을 강조했고, 별도의 장식보단 도드라지고 또렷한 캐릭터 라인으로 측면을 강조했다. 7시리즈는 비교적 무난한 캐릭터 라인과 별도의 크롬 장식이 측면을 꾸미고 있었고, 그에 비해 EQ900은 두 요소 모두 비교적 무난했다.

인테리어에서도 세 브랜드의 차이는 분명했다. 각자의 디자인 언어를 잘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플래그십 세단의 인테리어에서 봐야 할 것은 전체적인 디자인보단 마감소재, 디테일 등 작은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S-클래스는 단연 모든 것이 우수했다. 대시보드에 사용된 가죽, 우드, 알루미늄 등의 소재는 고급스러웠고,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잘 담고 있었다. 7시리즈는 좀 더 일반적인 세단의 느낌이 많았는데, 실제로 5시리즈의 인테리어와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5시리즈나 7시리즈 모두 소재나 마감 부분에선 뒤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EQ900은 세 차량에 비해 소재 마감 부분이 아쉬웠다. 우드, 알루미늄 등의 재질이 플라스틱처럼 느껴지고, 가죽의 느낌도 두 차량에 비해 떨어졌다. 디자인은 좋으나 세심한 부분은 독일 세단들의 승리가 분명했다.

1. 메르세데스 S-클래스
S350d는 오너 드리븐, S400부터는 쇼퍼 드리븐카

S-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세단으로써의 포지션이 명확했다. 패밀리룩을 썼음에도 전시장에 있던 E-클래스, C-클래스 등과 확연하게 차이를 보였다.

오늘의 비교 대상인 S450 Long은 쇼퍼 드리븐카로서의 성격이 몹시 강했다. S350d의 뒷좌석은 넓지 않았던 반면 S400 이상부턴 뒷좌석 공간이 넉넉했다. 이 부분은 7시리즈와 흐름이 비슷한데, S350d는 오너 드리븐카의 성격이, S400 이후부턴 쇼퍼 드리븐카의 성격이 강했다. 만약 돈이 많은 사장이지만 뒷좌석을 타고 다닐 정도는 아니라면 ‘350d’가, 뒷좌석을 탈만한 정도라면 ‘S400’ 이후 모델이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혹,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분이라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 BMW 7시리즈
롱휠베이스 모델도 오너 드리븐

일반 모델은 오너 드리븐카의 성격이 강했다. 7시리즈 롱휠베이스 모델은 쇼퍼 드리븐카 성격에 완전히 치우치지 않고, 오너 드리븐카 성격이 강한 자동차에 쇼퍼 드리븐카 옵션이 조금 가미된 느낌이었다. S-클래스처럼 확연하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BMW라는 브랜드 자체가 오너 드리븐 성격이 강하다 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뒷자리가 훌륭하지만, 그럼에도 뒷자리보단 앞자리가 더욱 매력 있는 차였다. 실내공간은 BMW답게 허전하도록 넓지도, 그렇다고 좁지도 않게 적당했다. 아마 세 브랜드 중에서 실내 공간을 가장 합리적이고 적당하게 뽑아내는 브랜드가 아닌가 한다. 3. 제네시스 EQ900
실내공간은 가장 넓었다.
매력과 감성은?

현대자동차답게 실내공간은 가장 넓었다. 뒷좌석이 광활할 정도로 넓었다. 그랜저 IG의 뒷좌석이 허전할 정도로 넓다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EQ900도 비슷했다. 뒷자리의 인테리어 구성과 디자인도 나쁘지 않았고, 넓은 공간과 편안한 시트의 느낌이 아늑하여 좋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곳곳의 마감이나 품질이 제네시스 브랜드가 강조하던 고급 플래그십 세단인 것을 감안하면 두 독일 차량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부분은 지난 밀착카메라 메르세데스 편과 비슷하게 마무리된다. S-클래스는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이다. 독일 3사 중 가장 먼저 플래그십 세단을 만들었다. 메르세데스는 S-클래스를 가장 먼저 만들고, 그다음에 E-클래스, C-클래스를 만들 만큼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 중심인 브랜드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우리는 이들을 ‘독일 3사’라 부르며 경쟁 구도를 만들어왔다. 영국 탑기어 등 유명 자동차 프로그램에서도 이들의 대결을 종종 다뤘을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암묵적 승자는 언제나 존재해왔다. 대부분의 자동차 마니아들은 메르세데스가 ‘암묵적 승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마치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벤틀리의 ‘암묵적 승자’가 롤스로이스인 것처럼, 독일 3사의 암묵적 승자는 메르세데스다. 어떠한 것을 딱 짚어 설명하긴 어렵다. 더 빠르지 않아도, 코너에서 똑바로 갈 수 없어도, 뒷자리가 비좁아도 ‘삼각별’이 주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제네시스는 EQ900 론칭 당시 경쟁 모델로 S-클래스를 지목하고, 심지어 현장에 S-클래스를 함께 갖다 놓기도 했다. 사실 이제 막 출범한 브랜드와 65년 동안 기함급 세단을 만들어오고 있는 브랜드와의 비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제네시스의 포부는 높게 인정하나, 뭐든 과하면 독이 되듯 때로는 겸손한 자세도 필요하다. 특히 소비자들에겐 더욱 그래야 하지 않을까. 이번에 제네시스와 독일 대형 세단을 비교해보며 느낀 것은, 제네시스에겐 아직 많은 도전 과제가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제네시스에게도 ‘알 수 없는 무언가의 매력’이 필요하다. 오토포스트 밀착카메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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