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김유혁’님 제보)

화재 및 결함 논란으로 시끄럽던 코나 일렉트릭이 결국 국내 단종 수순을 밟는다. 최근 현대차는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 신형 코나 일렉트릭을 국내 시장에 판매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코나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결국 단종 수순을 밟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눈여겨볼 점은, 유럽 시장엔 신형 모델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내수시장에선 단종시키고 해외에는 그대로 팔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소비자들은 “명백한 내수차별이다”라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대차가 코나 일렉트릭을 한국 시장에서만 단종시킨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결국 국내 시장에서 단종된 코나 일렉트릭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부분변경 거친 코나 EV
한국 시장에서는 팔지 않아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코나 일렉트릭이 국내에선 판매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8년 출시하여 글로벌 판매량 12만 대를 넘게 기록한 코나 전기차를 국내에선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의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 판매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10월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전기차 모델은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이다. 현재 판매중이던 구형 코나 일렉트릭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되어 실질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남양주 소방서)

화재 가능성과
브레이크 불량으로 인한 리콜로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
자동차 업계에선 코나 일렉트릭이 단종된 이유로 “화재 가능성과 브레이크 불량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코나 전기차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화재사건으로 논란이 불거진 뒤, 현대차는 리콜을 실시했지만 리콜을 받은 차량들에서 또 다른 문제들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코나 전기차 이미지는 추락했다.

특히 최근에는 리콜을 받은 코나 전기차 한 대가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 먹통 증상이 발생해 대형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차에 탑승하고 있던 차주는 오른쪽 늑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 실려갔다. 언제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코나 전기차를 타는 차주들은 공포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럽 시장에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버젓이 판매한다
그런데,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코나 일렉트릭 페이스리프트가 유럽 시장에서는 버젓이 판매된다고 한다.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코나 일렉트릭을 살펴보면 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의 주행거리는 WLTP 기준 298km에서 305km로,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은 WLTP 기준 449km에서 484km로 주행거리가 늘었다. 외관 디자인도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코나와 비슷하게 변화됐다.

유럽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좋아
계속 판매한다는 제조사
국내에서는 많은 문제가 발생해 단종 수순까지 밟게 된 전기차를 유럽에는 그대로 판매한다니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선 의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조사는 “유럽 시장에서 여전히 코나 일렉트릭의 인기가 매우 좋아 그대로 판매한다”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코나 일렉트릭은 유럽에서 엄청 잘 팔린다. 올해 7월엔 테슬라를 판매량으로 꺾기도 했으며, 유럽 전기차 판매량 2위를 기록한 적도 존재한다. 유럽에 판매되는 코나 일렉트릭 페이스리프트는 체코 공장에서 생산되며, 일부 물량은 한국 울산 공장에서도 생산하여 수출을 보낸다.

(사진=소방청)

“문제 있는 같은 차면
해외에도 팔면 안 되는 거 아니냐”
내수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소비자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은 “지금 코나 일렉트릭에서 터진 문제가 얼마나 많은데 이런 차는 해외에도 팔면 안 되는 거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또한 “내수와 수출형이 같은 차라면 해외에만 파는 건 내수차별”이라며 제조사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들의 주장대로 한국에 판매하던 코나 일렉트릭과 해외에 판매하는 모델이 같은 차였다면 문제가 있는 차를 해외에 팔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미국에선 징벌적 손해배상청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조사 입장에서 문제 있는 차를 파는 건 도박과도 같다.

“내수 수출형은 같은 차에요”
라고 매번 주장하던 제조사
그러나 코나 EV는 달랐다
현대차는 매번 내수 차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내수형과 수출형은 같은 차다”라며 내수차별설을 일축했다. 지난 2015년엔 LF 쏘나타의 내수형과 수출형 모델을 서로 충돌시켜 사양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코나 일렉트릭 역시 내수 차별 논란이 심각하게 불거진다면 제조사는 차별이 아닌 각 국가와 지역별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차이라고 주장하거나, 둘은 서로 같은 차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코나 일렉트릭은 내수형과 수출형에 탑재되는 배터리가 다르다. 내수형엔 LG 화학과 SK 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되며, 수출형엔 SK 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다.

내수 시장은 문제 있어 단종
해외에는 버젓이 판매
서로 다른 차라는 걸 스스로 증명한 셈
국내에서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사건을 조사한 국토부는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분리막 손상을 주장했다. 분리막 손상이 화재의 원인이라는 소식에 화살은 LG 화학 측으로 향했다. 하지만 LG 화학은 이에 곧바로 반박하며 배터리 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내수 시장에선 그렇게 문제가 있어서 단종됐다는 코나 전기차가 해외에는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밖에 없다. 결국 SK 배터리를 탑재한 수출형 코나에는 문제가 없고, LG 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내수형 코나에는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스스로 내수형과 수출형이 다르다는 걸 증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아직 LG 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내수형 코나 전기차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
그렇다면 현대차가 코나 일렉트릭 페이스리프트를 국내 시장에서 단종시킨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LG 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내수형 코나 전기차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나 리콜 사태 및 결함 관련 조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차를 계속 판매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내수시장에도 신형 코나 전기차를 출시하려면 수출형과 완전히 동일한 배터리와 사양을 탑재한 모델을 출시해야 하는데, 배터리 수급이 쉽지 않아 이 역시 불가능할 전망이다. 결국 문제가 있는 차를 더 이상 팔 수 없다는걸 현대차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내년에 출시할 아이오닉 생산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
일각에선 내년부터 양산될 아이오닉 5를 위해 코나 EV를 단종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문제 많은 코나 전기차보단 E-GMP 플랫폼을 탑재한 아이오닉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해 이와 같은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현대자동차 울산 1공장에서 생산하던 코나 일렉트릭의 라인이 비면서 이 자리에 아이오닉 5 생산라인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장 다음 달까지 양산 준비를 끝마쳐야 하는 NE 전용 생산라인을 추가로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코나 일렉트릭 라인을 활용한다는 소식이다.

단종 선언에 결국
기존 차주들만 모든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
결국 그렇게 말 많고 탈 많던 코나 일렉트릭은 더 이상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만나볼 수 없게 됐다. 1세대 코나 전기차를 산 사람들만 졸지에 베타테스터가 된 상황인 것이다. 단종 소식을 접한 코나 전기차 차주들은 입을 모아 “단종해 놓으면 문제가 끝나는 것이냐”, “기존 차주들 문제는 언제 해결해 줄 거냐”, “코나 전기차 문제가 아이오닉에서도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불안해서 차를 못 타고 다니겠다”, “결국 국내에서 코나 전기차를 산사람은 베타테스터가 된 셈이다”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코나 전기차는 단종됐지만, 피해와 불편함을 호소하는 차주들은 아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내 단종과는 별개로 기존에 차를 구매한 차주들이 겪는 문제는 제조사가 앞장서서 확실하게 해결해 줘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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