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있는 척 하려다 제대로 역관광” 이번에는 걸어서 배달하라고 통보한 서울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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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최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구치는 부동산 가격에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아득해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어, 일각에선 로또 1등보다 청약 당첨이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엔 아파트를 일종의 신분 구분의 척도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경비원에게 폭언, 욕설을 일삼는 것은 물론, 택배차 출입을 막는 등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의 한 주상복합 단지에서 배달 오토바이의 출입까지 막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 갑질을 일삼은 해당 단지가 제대로 후폭풍을 맞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아파트 갑질로 인한 후폭풍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사진=SBS비즈)

택배차 출입을 막는
아파트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2018년 4월, 남양주 다산 신도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출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했던 일이 있다. 안전상의 이유로 차량의 출입을 막은 것이다. 이에 택배기사들은 “1,000세대에 달하는 가구의 택배를 일일이 손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파트 측은 손수레를 이용하라며 출입 봉쇄의 입장을 고수했다.

작년 8월엔 인천 송도의 국제도시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양주 때와 동일하게 안전상의 이유로 택배 차량의 지상 진입을 금지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해당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라”라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의 진입 높이가 2.3m인 반면, 택배 차량의 높이는 2.5m였기 때문에 택배 차량의 진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사진=연합뉴스)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해당 사건은 “아파트 갑질”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에 네티즌들은 분노했지만, 분노는 이내 통쾌함으로 바뀌었다. 출입을 봉쇄당한 택배 기사들이 택배를 가구까지 배달하지 않고 아파트 정문 앞에 쌓아두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아파트 주민들은 택배 분실이나 손상 등의 위험이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덧붙여 안전 문제 때문에 내린 결정인데 이런 처사는 가혹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한 번 돌아선 네티즌들의 여론은 사그라들지 못했으며, 해당 아파트의 사연은 아파트 갑질에 대한 후폭풍으로 한동안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서울의 주상복합 단지에서
배달 오토바이 출입을
막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최근, 다시 한번 아파트 갑질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서울의 한 주상복합 단지에서 배달 오토바이의 출입을 금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두 건의 사례와 동일하게 안전상의 이유를 거론하며 도보로 배달하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 매체의 조사 결과, 해당 단지에 배달을 가기 위해선 단지 앞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신분증까지 맡겨야 했다. 게다가 일부 가구에선 음식물 냄새가 거북하다며 화물 엘리베이터 이용을 권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우천 시 복도에 빗물이 떨어진다며 우비를 입은 배달원의 출입을 막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사진=MBC)

배달 기사들은
해당 입장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배달 기사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음식점 당 상주 배달 직원을 고용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배달 대행업체를 통해 배달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서 배달 기사들의 수입도 월급이 아닌, 배달 건수 당 인센티브를 받는 방식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때문에 해당 아파트에서 주장하는 방식을 사용할 경우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단지 입구에서부터 가구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시간, 신분 검사를 진행하는 시간, 화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시간까지 더해져 2~3건을 배달할 수 있는 시간에 한 건밖에 배달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배달 기사들 사이에선 해당 단지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배달 기피 현상이
벌어지면서
배달료가 인상되었다
그런데 최근, 해당 단지가 제대로 된 후폭풍을 맞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해당 단지를 기피하는 풍조가 크게 일면서 배달료가 인상된 것이다. 배달 기사들은 배달 시간이 늘어날뿐더러 육체적, 정신적인 노동강도까지 심한데 굳이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 손해를 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달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데, 배달을 하려는 사람은 없으니 당연히 배달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편, 배달 대행사 대표는 배달료 인상 조치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안전을 철저하게 단속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해당 단지로 배달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결국 자업자득이다”
네티즌들은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오토바이 출입 금지 처사에 대해 “편의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인데 너무 야박하게 구는 것 같다”, “그렇게 유난 떨 거면 집에 개인 쉐프를 두어야 한다”, “얼마나 깔끔하고 고급 지게 사는지 궁금하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배달료 인상에 따라 불편을 겪게 된 상황에 대해서도 입주민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자업자득이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자초한 일이다”, “아파트 분위기를 그런 식으로 만들면, 피해는 고스란히 돌아오게 되어 있다” 등의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해당 단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해당 아파트는 배달 기사에 대해 신분 검사를 진행하거나 화물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도록 요구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사건에 대한 배달 기사들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었기에,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불어 해당 지역 인근 배달 대행업체는 이번 논란과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곳이 해당 주상복합 단지뿐만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조속히 해결을 바란다고 말하며 편의를 위한 입주민들의 배려를 요청했다.

정신적인 성숙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된 다산 신도시 택배 차량 출입 금지 사건이나 송도 국제도시의 사례처럼 아파트 갑질은 꾸준히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경비원에게 폭언을 일삼거나 폭력을 행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어 관련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물질 만능주의가 빚어낸 폐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화에 따라 가치판단을 하기 때문에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물질적인 한정적인 것들을 가치 판단의 척도로 삼는 것보다, 서로를 존중하며 정신적인 성숙을 이루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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