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실에선 또래에 비해 성장이 느린 아이가 주변 친구들에게 무시 받는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 만큼 동시에 무시 받던 아이의 키가 급격하게 자라 전세가 역전되는 상황도 쉽게 나타난다. 남자들의 2차 성징은 중학교 시기를 전후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에 비해 약세를 보이며 만년 2등 이미지를 쌓아온 기아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아의 출시 예정 신차 리스트까지 공개되며, 현대차를 긴장하게 만드는 중이라고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올해 출시되는 기아의 신차들과 시장 상황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에디터
최근 기아는
현대차의 판매량을
위협하고 있다
현대차의 기아 인수 합병 이후, 기아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2등 브랜드로 인식되어왔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가 개입하지 않는 경차 시장을 제외한 어떤 차급에서도 현대차의 경쟁 모델을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인식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타이거 페이스”를 디자인 정체성으로 정립시키면서 빼어난 디자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강인하고 스포티한 인상으로 현대차의 판매량을 상회하는 모델까지 등장하고 있어 “기아차의 역전이 시작됐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중형 세단, SUV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포착된 것은 중형차 시장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쏘나타에 밀려 2위를 차지하고 있던 K5가, 풀체인지 이후 쏘나타의 판매량을 누르고 중형차 시장 1위에 자리한 것이다. 이는 스포티함을 강조한 K5의 새로운 디자인 덕분이었다.
중형 SUV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강력한 전면부 디자인으로 용을 닮았다는 이야기까지 들렸던 쏘렌토 풀체인지가 동급 경쟁 모델 싼타페의 판매량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올해 출시를 계획 중인 신차 리스트까지 공개되어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과연 어떤 차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새로운 로고가
가장 먼저 적용되는 K8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는 차는 올해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형 K7, K8이다. 기아는 지난 1월, 사명을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변경하며 새로운 디자인의 로고를 공개한 바 있다. 동시에 K8도 기아의 새로운 로고가 가장 먼저 적용될 자동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아는 기존 그랜저에 밀려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K7의 인식을 깨기 위해 차명을 K8로 변경할 예정이다. 더불어 확실한 차별점을 두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하여 차체를 키우고,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키우는 등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더불어 그랜저에는 없는 안마 시트나 사륜구동 같은 사양도 적용될 예정이어서, 그랜저의 상위 모델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반떼의 입지를 위협할
준중형 세단 K3
뒤이어 4월엔 준중형 세단 K3의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된다. K3의 동급 경쟁 모델 아반떼는 이미 지난 7세대 풀체인지를 통해 입체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젊은 층의 수요를 이끌었던 바 있다. 때문에 K3 풀체인지의 쟁점은 아반떼를 상회하는 디자인적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지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중형 시장에서 압도적인 디자인 호평을 받으며 경쟁 모델을 꺾어냈던 K5의 디자인이 그대로 이식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장을 흔들리게 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K5처럼 이번 K3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변혁을 일으킬 수 있을지 행보가 주목된다.
대형 세단 시장의
가성비 모델, K9
국내 대형 시장에서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K9도 오는 5월,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다. 기존 K9은 대형 세단의 고급스러움을 담고 있으면서도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을 보여주며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던 차량이다.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선 K9의 대규모 변화가 예고되어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준대형급 K7의 디자인 변화처럼 라디에이터 크기가 확연히 커지고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와 범퍼까지 장착된다고 한다. 과연 공고한 제네시스 G90의 벽을 뛰어넘고 국내 1위 대형 세단의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기아의 아픈 손가락
스포티지의
변신이 예고된다
기아의 SUV도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있다. 올해 6월엔 기아의 아픈 손가락, 스포티지 풀체인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풀체인지 진행 소식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스포티지.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스포티지는 조선 마칸이라 불리며 디자인적인 평가가 극명하게 갈려왔기 때문이다.
이번 스포티지 풀체인지는 신형 투싼과 동일한 플랫폼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동급 최대 성능을 표방했던 투싼과 동일한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예정이다. 디자인 논란이 많았던 만큼 벌써부터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아 입장에선 큰 부담이겠지만, 반대로 이목이 집중된 상태이기 때문에 디자인 혁신을 통해 스포티지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브랜드 최초의
크로스오버 전기차, CV
최근 현대차의 아이오닉 5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국산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기아도 이런 시장 기류에 편승하여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 모델, CV를 오는 7월 출시한다. CV는 아이오닉 5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를 통해 1회 완충 시 최대 500km의 주행 거리를 확보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까지 3.2초 만에 도달하는 주행 성능을 발휘할 전망이다. 더불어 800V의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통해 충전 시간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날렵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해온 만큼, 정통 SUV 디자인을 고수하기보단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출시될 예정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기아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한편, 기아의 신차 리스트가 공개되자 현대차를 판매하는 딜러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자체 조사 결과, 기아의 디자인이 두각을 드러낸 작년 상반기부터 현대차 대비 기아를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고 한다.
더불어 브랜드 네임 밸류는 아직 현대차가 높지만, 디자인적으로는 정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기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과연 디자인 변신을 통해 작년 한 해 동안 보여주었던 저력을 올해에도 재현할 수 있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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