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8 KING CULB / 무단 사용 금지)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내 이름이지만, 너무 평범하다거나 혹은 너무 촌스러워 이따금 개명하고 싶던 독자가 있을 것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물론 자동차가 직접 불만을 품고 개명 신청을 하진 않지만, 기업에서 필요에 따라 자동차의 이름을 바꾸는 건 늘상 있던 일이었다.

K7은 지난 2009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K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기아의 대표 모델이다. 이런 K7이 K8으로 이름을 바꿔 소비자에게 돌아왔다. 최근에는 외장 디자인이 공개되며 화제를 몰기도 했다. 그런데 어떤 소비자는 K8이 첨단 사양을 대거 탑재했단 소식에 “이름 바꿀 만했다”라고 말하는 반면, 또다른 소비자는 “다 가격 올리려는 꼼수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K8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길래 이렇게 반응이 첨예하게 갈리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는 기아 K8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새로운 기아를 위한 첫 모델
K8의 디자인을 살펴봤다
디자인을 먼저 살펴보자. K8은 긴 후드와 짧은 전방 오버행, 트렁크 끝까지 시원하게 이어지는 2열 뒤 쪽의 루프라인 등을 통해 쿠페와 같은 역동적 비율을 선보인다. 기아 관계자는 이를 “고급 요트가 물 위를 달리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유선형의 캐릭터 라인을 적용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면부에는 브랜드 최초로 알루미늄 소재의 신규 엠블럼을 적용했다. 이는 기아의 새로운 세대를 여는 첫 번째 모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테두리 없는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다이아몬드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라디에이터그릴 양 옆에 위치해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의 기능을 하는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도 그릴과 동일한 다이아몬드 패턴을 채택했다. 여기에 후면부는 안정감 있는 자세를 기반으로 강인하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특히 좌우에 위치한 리어램프와 이를 연결해주는 그래픽으로 구성된 ‘리어램프 클러스터’는 입체감이 느껴지는 기하학적 조형으로 넓은 차체 폭을 강조한다. 이는 K8만의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완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보배드림)

“이젠 K8이라고 불러주세요”
차명 변경이 주목받는다
스테디셀러 차량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특히 K7 같은 대표 차종이라면 더욱더 민감했을 터, 기존의 이름이 소비자에게 각인돼 있어 홍보효과는 물론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아가 K8로 이름을 바꾼 것은 기존 관행에서 탈피하기 위함이다. K시리즈인 K3, K5, K9과 달리 K8만 짝수를 붙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아의 첫 발걸음이 K8인 셈이다.

(사진=K8 KING CULB / 무단 사용 금지)

차체는 커지고
옵션은 더하고
기아 관계자는 “새로운 차명 K8에 걸맞은 실내 공간, 주행 성능, 첨단 주행 보조 기술 등을 적용했다”라며 자신만만하게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이름 바꾸는 만큼 차체 크기도 남다르게 커졌다. K8은 5,015㎜의 길이를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는 K7의 4,995㎜보다는 20㎜, 그랜저보다는 25㎜나 긴 길이다. 여기에 3.5 GDI 모델부터는 그랜저에 없는 사륜구동 시스템도 옵션으로 지원할 것으로 밝혀져 더욱 화제다.

하지만, 옵션에 대해서는 아직 정식으로 공개된 것이 많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기아차 관계자도 “출시 전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식적으로 공개하긴 어렵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신차는 기존에 없던 다양한 선택지를 소비자에게 제공토록 독특한 상품구성을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어떤 선택지가 생긴다는 것일까? 그간 스파이샷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양을 살짝 살펴보도록 하자.

(사진=K8 KING CULB / 무단 사용 금지)

탑재될 사양은
역대급이 될 것이다
오토포스트가 스파이샷에서부터 직접 살펴본 정보를 바탕으로 말하자면, K8에는 다양한 사양이 아낌없이 탑재될 전망이다. 먼저 휠 종류는 인치에 따라 무려 6종에 달한다. 하이브리드는 기본 사양이 17인치, 상위 트림에는 18인치가 적용될 예정이다. 가솔린 모델에는 휠이 6종, 하이브리드에는 2종이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메르디안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외에도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가 적용돼 제네시스급에 준하는 편의 사양이 탑재될 전망이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14.5인치가 될 예정이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기존 현대기아차에 적용되던 것보다 훨씬 큰 면적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시트와 도어트림에는 퀼팅 표현이 적용된 것도 확인됐다.

뛰어난 사양에 네티즌의 의견도 긍정적이었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은 “국산 세단으로 사륜구동 적용은 이례적이긴하다”, “이번에는 그랜저 잡을 수도 있겠다”, “서자 노릇 면하겠다”라며 라이벌인 그랜저를 언급하면서 K8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진= 오토포스트 독자 ‘박주원’님)

“다 가격 올리려는 꼼수다”
정말 차명 변경이 필요했나?
그러나 기존 K7에 고급화를 거치고 차를 더 키우는 만큼 가격 상승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름 바꿔서 교묘하게 가격 올리려는 꼼수일 뿐”이라는 의견을 더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옵션 많아지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굳이 차명을 바꾸면서 가격을 올렸어야 했을까?

하나하나 따져봐도, K8이 차체를 키운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포지셔닝 자체가 준대형 세단 범주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제네시스나 K9 급으로 고급스럽게 만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항상 차급을 나눠놓고 하극상을 펼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진=K8 KING CULB / 무단 사용 금지)

아무리 고급스러워져도
하극상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K8은 현대기아차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풍부한 옵션과 다양한 첨단 장비들을 대거 탑재하는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기존보다 내장재가 조금 더 고급스러워지긴 하겠지만, 이 정도 변화 포인트로는 이름을 바꿀 정도의 변화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다. 따라서 결국엔 합리적으로 가격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소비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일각에선 “이름을 바꾼다고 차가 달라지나?”, “제2의 아슬란될 듯”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더했다. 게다가 한 네티즌은 “당장은 구형 플랫폼을 사용하는 그랜저보다 나은 판매량을 보일 수 있어도 그랜저 신형이 나오면 언제나 그랬듯이 또 그랜저가 압도할 것”이라는 의견을 더하기도 했다.

사실 기아가 K7의 차명을 K8으로 바꾼 기저에는 중대형 세단 경쟁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미도 있다. K8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폭스바겐 파사트 등 대중적인 수입 세단과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 프리미엄 수입 세단도 경쟁상대에 포함될 것으로 사료된다.

여기에 특히 그랜저의 위상에 눌려 빛을 보지 못했던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기아차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기아는 올해 고급스러움을 무기로 탈바꿈한 K8 시작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29.9%에서 올해 30.9%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과연 K8은 그랜저를 뛰어넘고 점유율을 높이며 한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