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에 3만 5천명이 샀다는 아이오닉의 역대급 저력에 드러난 생각지도 못한 치명적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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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배드림)

3만 5,000명. 숫자로만 본다면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슬프게도 지금은 볼 수 없는 모습이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스포츠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하곤 했다. 이를 상상해보자. 꽉 찬 관객석이 보이고, 우렁찬 함성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그런데 고척 스카이돔, 잠실야구장 등 유명한 경기장만 봐도 수용 가능한 인원은 3만 명이 채 안 된다. 3만 5,000명은 그만큼 많은 숫자다. 그 많은 사람이 하나의 차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면? 인기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공급을 뛰어넘는 수요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은 사뭇 뻔한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오토포스트는 아이오닉 5의 역대급 사전 계약 대수와 그로 인해 생길 문제점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아이오닉 5가 보여준 저력
국내 판매 목표를 뛰어넘다
업계에 따르면 2월 25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아이오닉 5는, 지난 3월 1일까지 사전계약 대수 3만 1,000대를 기록했다. 그리고 사전계약이 시작된 이후 일주일 만인 3월 5일 경에는, 3만 5,000대를 달성했다.

이는 아이오닉 5의 올해 국내 판매 목표인 2만 6,500대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심지어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2만 3,760대를 기록했고, 이틀 만에 올해 목표치를 달성했다. 판매량으로 그 인기를 증명한 셈이다.

역대 기록을 모조리 경신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이 출시한 모든 완성차 모델의 사전계약 첫날 기록도 경신했다. 이전까지는 현대차 모델 중에선 2019년에 출시된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이 1만 7,294대로 최다 판매 기록을 갖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을 통틀어서는 2020년에 출시된 기아 4세대 카니발이 2만 3,006대로 가장 많았다. 과연 전기차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에 걸맞은 성과로, 소비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눈치다. 실제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대단하다”라며 감탄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이오닉 5가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독창적인 디자인과
실내 공간이 주효했다
현대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처음으로 적용한 아이오닉 5는 이전 차종에서 볼 수 없었던 파라메트릭 픽셀, 클램쉘 후드 등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팰리세이드보다 긴 휠베이스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평평한 바닥과 앞뒤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콘솔 등 편의성을 높인 거주 공간도 눈에 띈다.

이렇게 머물고 싶은 실내 공간을 창출한 점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이오닉 5는 출시 전 ‘콘셉트 케빈’을 공개하며 차의 실내 공간을 마치 움직이는 집처럼 꾸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기술
보조금을 받으면 가성비도 좋다
예상보다 짧은 주행 가능 거리로 소비자의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세계 최초로 적용된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과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 등의 기술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여기에 보조금을 받을 경우엔 3,000만 원 후반대 가격에 기본 트림을 구매할 수 있다. 때문에 아이오닉 5는 가성비가 좋은 전기차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 보조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며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사전 계약 대수가 날로 증가하며 다른 고민거리도 늘어났다고 하는데, 무슨 일일까?

보조금 소진 문제
과연 피할 수 있을까?
올해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차량은 7만 대다. 그런데 수치상으로 봤을 때, 이미 아이오닉 5가 사전계약으로만 절반을 차지하게 되면서 보조금이 조기에 소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때문에 동호회 카페에선 후에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9월 말까지 서울시를 비롯한 부산, 세종 등 주요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이 거의 대부분 소진됐다. 게다가 올해는 메르세데스-벤츠 EQA, 기아 CV 등 전기차 모델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난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보조금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아이오닉 5가 보조금 소진 문제를 피할 수 있을까?

대기 기간도 걱정
“내년에 받는 거 아냐?”
대기 기간도 소비자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 이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당연히 생길 문제로, 이미 여러 모델에서 발견된 문제점이기도 하다. 예컨대, 팰리세이드는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대기 기간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게다가 아이오닉 5 같은 경우에는, 생산라인 인원수 합의 난항으로 양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맨아워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에 현대차는 “맨아워 관련 막판 조율 중”이라며 제때 차량을 인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프라 관련 문제
시급한 숙제다
문제가 또 있다. 인프라 관련 문제다. 이는 전기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정부는 충전기 보급을 계속해서 늘려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늘어난 전기차 수요에 따라가기에는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게다가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지급하던 설치 보조금은 2020년 기준 최대 350만 원에서 2021년 250만 원으로 개당 100만 원씩 축소됐다.

당장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숫자를 확대해야 하지만, 정부는 주차장 당 의무 설치 비율에 집중하고 설치 지원금 규모를 줄인 것이다. 여기에 완·저속 충전기 대비 급속 충전기 비율과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급속충전기 보급량은 2020년 말 기준 9,800대로, 5만 대쯤으로 추산되는 완·저속 충전기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30분 내외로 충전이 가능한 급속 충전기와 달리 완속 충전기는 평균 4~5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겠다.

그렇다면 아이오닉 5를 향한 네티즌의 의견은 어땠을까? 물론 “이제 정말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다”라며 새로운 시대를 여는 아이오닉 5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는 소비자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이 제기된 만큼 걱정을 내비치는 소비자도 많았다.

일각에선 “인프라도 안전성도 아직은 시기 상조다”, “충전할 곳은 마련하고 사는 것이냐?”라며 안전성과 인프라에 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또한, “보조금 못 받을 수도 있겠네… 시작 가격이 더 낮았으면 좋았을걸”, “내년에 인도받겠다”라며 보조금과 대기 기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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