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40년은 준비해야…” 일본 토요타 자동차 회사의 사장인 토요다 아키오가 최근 기자 회견장에서 애플카 생산에 대해 밝힌 견해다. 완성차 업체의 숙성된 기술력과 경험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듯한 강인한 어조로 이어진 그의 발언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되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다양한 완성차 업체들에게 협력을 제안하며 떠도는 애플을 향한 강한 일침을 날린 아키오 사장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그의 발언에 국내 네티즌들은 “불매운동 시국이지만 속 시원하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도 보여 주목받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애플을 향한 일침을 날린 토요다 아키오 사장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애플카 협상의 주체로
현대기아차까지 거론됐다
2021년을 시작하며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어놓은 최대 이슈는 애플카 소식이었다. 애플이 본격적으로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짐과 동시에,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위해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국내 기업인 현대기아차가 애플카를 만들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며, 현대차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마저 “현대기아차가 애플카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소식을 전했다. 물론 결국엔 현대차의 직접적인 공시 발표로 무산되긴 했지만 말이다.
다양한 완성차 업계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긍정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아
애플카 협력 대상으로 떠오른 업체들은 매우 다양했다.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 언론들은 토요타, 혼다, 닛산, 마쯔다등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들에게도 애플이 접촉했다는 기사들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후 닛산과는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 어느 회사도 직접적으로 애플과 제대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적이 없으나, 협상 후 무산되었다는 소식들만 무성했다.
“적어도 40년 정도는…”
화제가 된 토요타 사장의 발언
눈에 띄는 건 애플카 협상 관련 소식들이 전해진 뒤 굵직한 자동차 업계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폭스바겐 CEO인 헤드베르트 디스는 “애플의 전기차 생산 계획이 미칠 영향에 대해 우리는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고 있다”라며 “애플은 우리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최근, 토요타 사장인 토요다 아키오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외신 소식에 따르면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자동차 사장은 지난 11일 일본 자동차 공업회 회장 자격으로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드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자동차를 만든다고 해도 적어도 40년 정도는 고객들이나 다양한 변화에 대응하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애플카 환영하지만 쉽지 않을 것”
묵직한 견제성 발언들을 이어갔다
아키오 사장의 말이 전해지자 국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그가 “애플이 자동차를 만든다는 소식 자체는 환영한다”라는 말을 남기면서도, “자동차 업계를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될 것”이라며 하나의 일침을 날린 것에 네티즌들이 주목했다.
그의 발언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IT 업체가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다는 건 그만큼 자동차 산업이 그 생명력을 키우고 더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다” 라면서도 “자동차를 만드는 건 그 차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고객들을 책임진다는 깊은 뜻이 있는 만큼 IT업계들도 그에 준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견해를 밝혔다.
“테슬라에 이어 애플카도
그의 견제 대상에 포함됐다”라는
외신 반응들
토요다 아키오가 굉장히 돌려서 말을 했지만 직설적으로 해석해보자면 “IT업계가 자동차 시장에 섣불리 진출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며, 내실을 다지고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견제한 것이다.
지난해엔 테슬라를 향해 “테슬라는 아직 실질적인 제품을 만들지 않고 있다”라며 “그들은 시가총액으로만 우리를 넘겼다”라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또한 그의 입에선 “테슬라는 우리처럼 한 해 1억 대 이상의 자동차를 만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밝혀 신규 업체들을 견제하고 있다는 듯한 발언을 자주 남겼다.
“차 수명부터 생각하는
근본부터 다르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
국내 네티즌들이 해당 소식을 접한 뒤 보인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차 수명 다할 때까지 고객에게 책임질 준비해야 한다는 사장 발언은 근본부터 다른게 느껴진다”, “애플이란 네임드가 있긴 하지만 분명 자동차 산업은 100년이 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토요타는 애플카 협력업체로 거론될 일이 없겠다, 멋있는 발언이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이 다수 존재했다.
그러나 “일본의 가장 큰 기업 대표가 21세기에 20세기 사고방식을 말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팩스에 도장 찍는 소리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100년 동안 차 만들었나? 시대착오적인 계산법이다”, “애플카 준비는 40년, 전기차 제대로 만들지도 못하는 토요타의 몰락은 5년 안일 듯”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다수 존재했다.
“시대착오적인 발언”
“토요타의 위기”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많았다
일각에선 “애플이 토요타엔 접촉을 하지 않아서 삐진 거 같다”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존재했다. 또한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정답인 양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토요타의 수명도 얼마 남지 않은듯하다”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많아 향후 토요타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 네티즌은 “애플카가 나온다면 일본 자동차 시장이 박살 날 것이기 때문에 그걸 견제하기 위한 발언이다”라며 “스마트폰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서 애플이 아이폰을 만든 게 아니다, 자동차라고 꼭 노하우가 다는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토요타가 세상이 변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애플의 아이디어는 좋으나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 발전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리해 보자면 토요다 아키오 사장의 발언은 불매운동 시국임에도 네티즌들이 공감하는 부분들이 존재함과 동시에,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라는 반응들이 서로 대립하고 있었다. 애플 입장에선 아키오 사장의 말에 어느 정도 신경이 쓰일 수도 있겠다.
애플은 지속적으로 애플카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 명심해야 할 것들이 존재한다. 먼저 완성차 업체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 애플이 여러 회사들과 협력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문제점으로 불거진 건 완성차 업체에 대한 갑질 때문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애플은 차 설계부터 디자인, 마케팅, 판매는 모두 애플이 주도하고 완성차 업체에겐 그저 차량 조립만 맡기는 이른바 위탁 생산 방식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를 그저 애플카를 생산하는 하청업체 정도로 활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런 애플의 요구를 덤덤히 받아들일 완성차 회사들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술사용권조차 전혀 허가하지 않는 콧대 높은 애플의 요구를 받아들일 회사가 존재할까? 거기에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 발전 속도 역시 굳이 애플과 협력을 하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테슬라로 증명되고 있는
완성차 생산의 어려움
애플이 뛰어난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완성차를 제작할 순 있겠지만, 완성차 생산은 노하우가 없다면 쉽지 않다는 것 역시 명심해야 한다. 테슬라의 선례를 살펴보면 혁신적인 자동차를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차를 만들어본 경험 부족으로 인한 품질 및 안전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애플 역시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선 비슷한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토요타 아키오 사장의 말처럼 40년이 걸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자동차를 만들어본 경험이 전무한 애플이 차를 만들기 위해선 어느 정도 숙성되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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