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에만 약 2만 4,000대, 총 사전계약 대수만 3만 5,000대를 뛰어넘은 아이오닉5의 사전계약 기록이 놀랍다. 아이오닉5의 출시 및 사전계약이 진행되면서 기존 여러 사전계약 기록들을 갈아 치우며 현 현대차의 대표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아이오닉5에 대한 정보가 지금과 같이 나왔더라면 이와 같은 기록이 나올 수 있었을까?
이렇네 저렇네 말이 많지만 결국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주행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거기에 출시 이전부터 최대 주행 500km가 가능한 전용 플랫폼이라는 말까지 난무했으니 못해도 400km 중후반은 기대했지 않았을까. 오늘은 사전계약자들을 여전히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와 관련한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글 김성수 인턴
환경부에서 프레스티지 트림의
주행거리 인증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8일 올라온 환경부의 저공해차 통합누리집 자료에 따르면 아이오닉5 롱레인지 후륜구동모델의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405km로 표기되어 있다. 이전의 환경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429km였던 것이었는데 어째서 주행거리가 더 줄어든 것일까?
이전 최대 주행거리 429km를 기록한 아이오닉5의 모델은 가장 낮은 가격의 익스클루시브 트림 19인치 휠 장착 모델 기준 주행거리이다. 이번 405km를 기록한 아이오닉5의 모델은 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 트림에 20인치 휠이 장착된 체 측정한 테스트 결과이다.
익스클루시브 트림과 프레스티지 트림 간
주행거리 수치가 다소 차이를 보인다
아이오닉5의 트림은 기본형인 익스클루시브와 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가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익스클루시브 트림에는 19인치 휠이 장착되고,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20인치 휠이 장착되게 된다. 프레스티지는 더 큰 휠이 장착되기에 주행거리에 있어 익스클루시브에 비해 다소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휠의 크기가 더 커질수록 주행 성능은 다소 상승한다. 그에 반해 연비는 다소 감소하게 되는데 이에 20인치 휠을 채택하고 있는 프레스티지 트림의 주행거리가 더 낮게 측정된 것이다. 더욱이 프레스티지 트림은 영하 6.7도 이하의 저온 주행 시엔 주행거리가 354km로 400km 아래로까지 떨어진다.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주행거리는 더욱 아쉬워진다
아직 사륜구동 모델의 주행거리까지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륜구동 프레스티지 모델의 주행거리가 400km를 간신히 넘는 수치가 나오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사륜구동 모델의 최대 주행거리 수치가 통상 환경에서도 400km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사륜구동 모델은 전반적으로 이륜구동 모델에 비해 차체의 무게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이륜구동 모델보다 연비가 낮아지게 된다. 때문에 이제는 아이오닉5의 사륜구동 모델의 최대 주행거리가 마의 400km 대를 넘을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일찍이 아이오닉5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의 주행거리와 관련해 현대차 스위스 법인이 언급한 바 있었다. 사륜구동 모델은 유럽 기준(WLTP) 주행거리가 430km가 나올 것이라 말했다. 유럽 기준으로 400km를 조금 넘는 수치이니 국내 환경부 인증을 거치면 400km마저 지켜내기 힘들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국내 환경부 인증이 통과된 차량의 주행거리는 유럽 기준으로 약 15%가 차이 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아이오닉5 사륜구동 모델의 주행거리 300km 대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예상되는 수치로는 360~380km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거리에 있어선
겉모습만 바뀐 코나라는 말까지…
아이오닉5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양상을 유도했던 만큼, 전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 코나EV에 비해 상당한 진보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주행거리만 두고 본다면 코나EV와 비교해서 더 나아진 것은 없다고 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코나EV의 상온 주행가능 거리는 405.6km이다. 비슷한 전기차 라인인 쉐보레 볼트의 상온 주행가능 거리는 414km이다. 가격도 코나EV가 근소하게 더 저렴하게 책정되어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과 주행거리 두 부분에서는 코나EV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진 못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의
보수적 전략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낮은 주행거리가 현대차 측의 보수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72kWh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델 3에 비해 72.6kWh의 아이오닉5가 100km 이상이나 주행거리가 차이 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수적 자세를 취하는 이유는 코나EV 화제로 인해 나빠진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는 의견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전압 배터리는 사용 용량의 최대치를 사용할수록 안전성이 감소하는데 이는 화제 위험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더욱이 220V를 뽑아 쓸 수 있는 아이오닉5로서는 화제 위험의 변수가 더 많은 셈이므로 화제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보수적 자세를 취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주행거리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듯하다
어찌 되었건 주행거리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상당히 혼란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역시나 주행거리에 실망하는 네티즌들 역시 적지 않았다. “겨울에 히터 틀면 200km 좀 넘겠네”, “풀옵 사륜구동이면 380km 아래는 거의 확정이네”, “전기차는 2030년쯤 사야겠다”와 같은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중에는 “주행거리만 봤으면 애초에 아이오닉5 사전계약 안 하고 테슬라 했다”, “주행거리 실망이긴 한데 디자인 때문에 쉽사리 취소 못하겠다”, “그래도 보조금은 가장 높은 등급 지원되더라”라는 반응은 간간이 보이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예상보다 더 낮은 주행거리 수치에 아쉬워하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기대치가 높아진 것에는
현대차 측의 영향도 없지 않다
아이오닉5가 테슬라 모델3에 비해 주행거리가 낮게 나온 것에는 두 모델 간 중점적으로 둔 목표가 달랐기 때문이긴 하다. 모델 3가 주행거리 공기저항 계수까지 획기적으로 줄이며 주행거리 상승에 전력을 쏟았다면, 아이오닉5는 두루두루 성능을 갖춘 팔방미인형 전기차에 그 목표를 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초기 이슈가 되었던 주행거리 관련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주행거리는 실망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만약 현대차가 화재 발생 등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수적인 설계를 내놓은 것이라면, 한창 주행거리와 관련한 기대가 높았을 때 관련 해명을 미리 내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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