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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BMW 화재 사태' 예고, 현대차 미국 집단소송 사태

탐사+|2018.12.15 22:53

결국 제대로 터졌다

폭스바겐 디젤 사태처럼

북미 소비자가 들고일어났다

많은 분들이 2년 전 폭스바겐 디젤 사태를 기억하실 것이다. 이 사건은 북미 소비자들의 단체 소송을 시작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북미 소비자들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통해 1인당 500만~800만 원가량을 배상받을 수 있었다.

'제2의 폭스바겐 디젤 사태', 아니 '제2의 BMW 화재 사태'가 될 수도 있겠다. 다름 아닌 현대기아자동차 이야기다. 바로 어제(현지시간 14일), 북미 소비자들이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인해 현대기아차를 집단 소송했다. 한국은 괜찮은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탐사플러스는 북미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대기아차 화재 소송과, 그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한국의 자동차 화재 발생 현황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워런 버핏의 회사에서 

관련 보도가 등장했다

한국에선 소식을 적극적으로 접할 수 없을지 몰라도, 북미 현지에선 이 사태가 그리 조용히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북미 소비자들이 집단 소송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시간 지표가 반영되는 구글 검색어에는 'Hyundai Kia fire', Hyundai Kia recall', 'Hyundai Kia engine fire' 등의 키워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선 이미 사태가 심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관련 기사가 워런 버핏의 지주회사 '비즈니스와이어(Business Wire)'를 통해 보도되었고, 이후 다양한 외신들 사이에서 북미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에 비해 아직 한국에선 잠잠한 편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슈퍼스타 변호사가 

지휘봉을 잡았다

둘째는 영향력 있고, 다양한 선례를 보유하고 있는 슈퍼스타 변호사가 이 사건의 지휘봉을 잡았다는 것이다. 사건을 맡은 변호사는 스티브 버만(Steve Berman)이다. 스티브 버만은 그간 미국 내에서 열린 크고 복잡한 소송에서 소비자와 투자자를 위해 싸워온 변호사로 유명하다.

그간 버만은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인텔, 비자 마스터카드 등 국제 대기업을 상대로 싸워왔다. 비자 마스터카드와 싸웠을 땐 2조 7,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조 630억 원을 배상 판결 내도록 했고, 워싱턴 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변호사 1위, 미국 전체에선 가장 영향력 있는 변호사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미 현대차를 상대로 싸웠었고 

지금도 싸우는 중이다 

현대기아차 화재 사태와 

연비 과장 표기 논란

이미 그는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와 싸워왔다. 지난 2013년에 '현대 티뷰론(국내명 투스카니)'의 에어백 결함으로 뇌 손상을 입은 운전자에게 현대차가 1,400달러(약 160억 원)을 보상하도록 하는 판결이 나왔었다. 이 사건 담당 변호사는 버만이었다. 그는 현재 현대기아차 화재 관련 소송뿐 아니라 '현대기아차 연비 과장 표기' 관련 소송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여담으로, 2010년 3월에는 급발진 사태 소송으로 토요타가 16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배상하도록 하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이 사건 역시 버만 변호사가 담당했었다.




소송 대상은 현대기아차 

바로 어제(14일) 시작됐다

소송은 어제(현지시간 14일) 시작됐다. 미국 NHTSA에 따르면 290만 대의 현대기아차가 차량이 충돌하지 않는 사고에서 자발적으로 화재를 일으키거나, 엔진 결함으로 인해 운전자들에게 신체적 상해를 주고, 차량 손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한다.

2018년 10월까지 NHTSA에 접수된 화재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220여 건이다. 올해 6월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화재 보고 건수가 약 85% 증가했고, 총 다섯 개의 모델에서 거의 매일 1건의 화재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1~2019년식

현대기아차 6개 모델 대상

대상 모델은 현대 쏘나타(2011~2019), 현대 싼타페와 싼타페 스포츠(맥스크루즈, 싼타페, 2013~2019), 기아 옵티마(K5, 2011~2019), 기아 쏘렌토(2012~2019), 기아 쏘울(2012~2019), 기아 스포티지(2011~2019) 등 총 6개다.




가솔린 GDi 엔진 문제 제기 

"오일의 적절한 흐름을 방해 

조기 마모 및 고장을 유발하고

이로 인에 엔진 정지 및 화재"

위에서 살펴보았듯 문제 되는 차량은 약 290만 대가량이다. 그리고 문제의 원인은 한국에서도 계속해서 논란인 'GDi 엔진'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장 원문에 따르면, 가솔린 GDi 엔진을 장착한 현대기아차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들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는 잘못된 설계 및 제작으로 인해 엔진 내부의 적절한 오일 흐름을 방해하여 조기 마모 및 고장을 유발하고, 부품이 고장 나면 엔진이 멈춘다고 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한 내부 부품 파손으로 인해 엔진에 구멍이 뚫리고, 오일 등 액체가 누출되어 화재가 발행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에서도 문제 발생한 GDi

국내에서도 자동차 화재는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간 나온 정보들을 종합해보면 북미에서 일어난 현대기아차 고장 및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GDi 엔진 결함'이다. GDi 엔진은 한국에 판매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도 많이 탑재되고 있는 엔진이다. 한국에 있는 현대기아차는 괜찮은 걸까? 하나씩 짚어보자.

우선 올해 자동차 화재 현황이다. 1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한 자동차 화재는 총 4,171건이다. 월평균 약 379대의 자동차가 불에 타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중 제작 결함으로 인한 기계적 전기적 원인은 과반이 넘는 54%에 달했고,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17%, 교통사고로 인한 화재는 11%였다.




BMW에 집중하는 사이 

다른 차 1,400대가 

불타고 있었다

올해 'BMW 화재 사태'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많은 언론들이 관련 보도를 이어갔고, 주유소나 주차장 등 BMW 자동차를 거부하는 사태도 일어났다. 그런데 이 문제는 BMW에게만 있었던 걸까? 바로 위에서 우리는 11개월간 4,171건에 달하는 자동차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중 무려 2,630건이 전기적 기계적 원인으로 인한 화재라는 것도 확인했다.


BMW 화재는 작년부터 급증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77건, 2016년 65건, 2017년 94건, 그리고 올해 7월까지는 71건이 발생했다. 올해 7월까지 발생한 전체 자동차 화재는 총 2,697건이다. 이 기간을 기준으로, 그리고 소방청의 통계 자료를 근거로 살펴보면, BMW에만 집중하는 사이 다른 차량에서도 차량 결함으로 인한 화재가 1,400건이나 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차량 1만 대 당 화재 발생 건수는 이렇다. 소방청의 자료를 토대로 확인 결과 2014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가장 많았고, 현대차가 두 번째로 많았다. 2014년 이후에는 메르세데스의 화재 비율이 높은 하락세를 보였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1만 대 당 화재가 가장 많았던 것은 BMW, 두 번째로 많았던 것은 현대 차였다. 2016년에는 BMW와 현대차의 화재 비율이 차이가 크지 않았다.


문제는 화재 원인을 알 수 없는 '발화 요인 미상'의 비율도 높았다는 것이다. 즉, 결함으로 인한 화재인지, 정비 불량으로 인한 화재인지,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화재인지 알 수 없는 화재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소방청 자료를 통해 BMW의 발화 요인 미상 비율은 2014년 19%, 2016년 36%, 올해는 53%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미 110만 대 넘는 국산차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리콜 명령 

그러나 진행 상황은 알 수 없다

BMW 화재 사태가 절정에 달할 때쯤 '에쿠스', '아반떼' 등 국산차 화재 사건도 잇따라 발생했다. 당시 현대차는 "화재 원인은 차량 결함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실 그들은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리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110만 대 넘는 국산차가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리콜 명령을 받았다. 이 역시 올해 여름 오토포스트가 보도해드린 내용이다. 올해 6월에는 '기아 카니발' 약 21만 대가 전기적 화재 결함으로 리콜됐고, 작년 12월에는 현대차 'NF 쏘나타'와 '그랜저 TG'가 화재 위험으로 약 91만 대가 리콜됐다. 또, 작년 5월에도 화재 위험으로 현대기아차 23만 8천 여대가 강제 리콜됐다.


GDi 엔진뿐 아니라 R 엔진도 문제가 있었다. 엔진 연료호스 결함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으로 '싼타페', '투싼',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2만 5,900여 대도 강제 리콜 되었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110만 대가 넘는 규모다. 그러나 리콜 정보를 아예 모르는 소비자도 있고, 자신의 자동차가 리콜 대상인지, 그리고 어떻게 리콜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BMW는 이미 '불 나는 자동차', '비엠또불유'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현대기아차는 그간 자유로웠다. GDi 엔진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조사하겠다"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조용해졌다. 그러나, GDi 엔진 결함으로 인한 화재가 북미에서 터지기 시작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국내도 대규모 조사 이뤄져야

북미에선 이미 사건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국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간 현대기아차는 수출용과 내수용 차별 논란에 대해 "차별은 없다", "수출용과 내수용 모두 같은 차다"라며 해명해왔다.

북미에서 대규모 조사와 리콜 조치 등이 이뤄질 경우 한국에서도 대규모 조사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북미에 판매되고 있는 현대기아차와 한국에 판매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똑같은 것이라면, 한국에서 돌아다니고 판매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똑같은 화재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에서만 움직임이 없다면, 그들 스스로 수출용과 내수용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다.




피해는 여전히 

소비자의 몫

정부는 계속되는 차량 결함 피해와 논란으로 인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폭스바겐 사태가 있던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것은 없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1건,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7건의 발의 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의 법안 내용에는 재산 피해도 포함시키는 내용이 일부 있었다. 배상 한도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까지 다양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재산 피해는 제외하고, 배상 범위 역시 3배로 제한하자는 내용이었다.


당시 속기록에 따르면 정부가 야당안을 반대했고, 특히 전경련에서는 "기업 활동 위축을 초래한다"라며 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안대로 결정됐다. 문제는 당시 민주당 의원들도 별다른 이의 제기와 반대 없이, 그리고 치열한 토론조차 없이 의견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여당이었던 새누리당과 야당이었던 민주당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이를 통해 배상받은 사례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가 한결같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일부 변화가 있었다. 제조물책임법이 올해 4월부터 바뀌었다. 예컨대, 자동차의 결함을 제조사에서 알고도 방치했다면 기존에는 실제 손해액만 배상하면 됐지만, 올해 4월부터는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실제 손해액의 3배 내에서 배상해줘야 한다.


배상액을 높여 징벌적 성격을 넣은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부' 도입됐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 때문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은 자", 즉,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친 사람에게만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재산 피해에는 적용되지 않고, 이 제도로 배상받은 사례 또한 현재까지 없다. 그리고 결함을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치명적인 문제다.


여전히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에 불과

법적 강제성 없는 레몬법

소비자들의 분노를 잠시나마 가리기 위함이었을까. 그들은 미국의 레몬법을 한국에도 도입한다고 나섰다. 1975년 미국에서 제정된 레몬법은 차량 또는 전자 제품의 결함이 일정 횟수 이상으로 반복되어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교환이나 환불 또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제야 법이 제대로 바뀌는구나"라는 반응을 보였으나, 실상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법적 제재 부분에서 미국은 법적 강제성을 두고 있지만 한국은 법적 강제성을 두지 않은 단순 권고 사항에 그친다. 기존 내용에서 완화만 됐을 뿐 법적 강제성은 전혀 없다.


BMW에는 운행정지 명령

현대기아차에는 어떻게 할까?

국토교통부는 올여름 BMW에 강제 운행 정지 명령을 내렸다. 물론 실효성 논란이 많았다. 운행정지 대상 차량을 단속하는 것은 경찰의 몫이었다. 개인 재산권 행사, 선례 없는 명령, 그리고 안전진단을 받았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 국토부는 차주들을 찾아다니며 점검을 독려할 것이라 말했으나 이 역시 전혀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이제 '화재'라는 키워드는 BMW에서 현대기아차로 넘어왔다. 물론 아직 북미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현대기아차는 그간 내수용과 수출용은 같은 차라고 주장해왔다. 그들은 과연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줄까? 판단은 독자분들께 맡긴다. 오토포스트 탐사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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