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떡하냐” 현대차 먹여살리던 포터마저 안 팔리게 생기자 재조명 받기 시작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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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물에 그 밥이라지만, 쏘나타가 싫다면 K5라는 대안이 있고, 싼타페가 싫다면 쏘렌토라는 좋은 대안이 있다. 이마저 싫다면 다른 제조사로 눈을 돌려봐도 좋다. 급을 높여 제네시스가 별로라면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다른 수입차를 사면 된다. 그런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대안을 찾을 수 없는 국산차가 존재했으니 1톤 화물차 포터와 봉고 3가 주인공이다.

소상공인의 든든한 발이 되어주는 국민 화물차 포터는 20년 넘게 디젤 모델만 판매되다, 2019년부턴 전기차 버전인 포터 일렉트릭이 라인업에 추가됐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강타한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출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터에만 해당되는 악재까지 몰아쳐 당분간 포터를 구매하려는 차주들의 고민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포터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현대기아차도 멈췄다”
국내까지 영향 미치게 된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해외에서 먼저 시작된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이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물량 부족 현상은 현재 자동차를 생산하는 거의 모든 국가에 해당되는 문제다. 미국은 최근, 반도체를 주력으로 공급하는 대만을 향해 “미국에 많은 반도체를 납품하라”며 압박까지 넣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역시 수급난을 피해 갈 순 없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쌓아논 재고로 버티기가 가능해 보였지만, 최근 몇몇 차종들은 반도체 부족의 영향을 받아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아이오닉 5, K8 같은
현대기아차 주력 차종들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는 중
대표적인 생산 차질 차종은 반도체가 특히 많이 들어가게 되는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 5다. 올해 사전계약으로만 2만 대를 넘게 판매한 현대차이지만,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생산 자체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결국 양산을 시작했지만, 첫 달 출고된 아이오닉은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1,000대에 불과했고, 사태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앞으로도 제대로 된 출고를 하지 못할 전망이다.

그랜저의 아성을 넘보고 있는 기아 K8 역시 같은 문제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K8은 “수급이 부족한 반도체를 제외하고 차를 출고하면 차를 빨리 받을 수 있다”라며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마이너스 옵션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그간 국산차 업계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국민 화물차
현대 포터 생산라인도 멈췄다
승용차만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소상공인들의 발이 되어주는 국민 1톤 화물차 포터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공장도 반도체 수급 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다. 포터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4공장 포터 라인은 6~7일 이틀간 휴업을 선언했다.

문제가 된 부품은 전방 카메라 및 클러스터 반도체 소자다. 현대차는 당장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5월을 최대 위기로 보고 있으며, 공급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 휴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벌써 바닥 드러난 전기차 보조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포터 일렉트릭 예비 오너들
그런데 국민 화물차 포터에 닥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디젤 포터에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포터 일렉트릭에 해당하는 문제다. 전기 화물차를 구매하면 지급하게 되는 보조금이 벌써 바닥난 것이다.

지난 6일,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올라온 정보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전기 화물차 보조금 지원 접수를 조기 마감했다. 당초 예상했던 지원 물량보다 대수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보조금 지원 대수를 1,600대로 잡았으나 이미 신청만 1,700대가 넘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대로라면 보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포터 일렉트릭을 구매하려 했던 소비자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기 화물차 신규 영업용
번호판 금지 악재까지 겹쳤다
거기에 정부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하여 내년 4월부터는 사업용 친환경 화물차에 영업용 번호판 신규 발급이 금지된다.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화물차에 대한 운수업 허가를 금지하는 것이다. 기존 법안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경유 화물차를 줄이고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신규 영업용 번호판 등록을 허가했었다.

국회에서 주장하는 법안 개정의 이유는 “사업용 전기 화물차가 늘어나면 영세 운송업자의 생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석이 크게 갈리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기존 사업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표심 전략”이라며 국회를 비판하기도 했다.

모든 일이 해결되더라도
차를 받으려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악재들이 해결되더라도 차를 받으려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포터 일렉트릭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수급 문제가 정상화되더라도 출고까지는 수일이 걸릴 전망이다. 거기에 지금 당장은 수급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길게는 5개월까지 대기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어렵게 차를 출고했더라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어려워졌으니 이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난제다.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면 4,000만 원대에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럴 거면 그냥 보조금 없애라”
“매번 규제만 늘어나”
불만을 표시하는 소비자들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반도체 문제 해결 방안도 제시해라”, “이럴 거면 보조금을 왜 주냐”, “그냥 보조금 없이 애초에 싸게 팔면 안 되나”, “보조금 그냥 다 없애버려라”, “우리나라 정책은 먹고사는 문제에 일방적으로 개인 또는 기업 편을 들어준다”, “매번 규제만 늘어나니 못 살겠다”라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급보단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는데 “제발 규제 남발하지 마라”, “보조금은 주려면 다 줘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불공평하다”, “그냥 다 금지해라”, “라며 강한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큰일 난 건 제조사가 아닌
1톤 화물차 기사들”이라는
의견들도 존재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진짜 큰일 난 건 서민들”이라며 “서민들 힘들게 3,000만 원짜리 영업용 넘버 사서 일하는데 공짜로 달아주겠다는 생각은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거였냐”, “엎친 데 덮친 건 현대기아차가 아니라 1톤 용달차 기사들이다”, “가뜩이나 일 없는데 그렇게 대책 없이 영업용 번호판 남발하면 어떻게 하냐”, “택시한테도 한번 그래봐라”라는 등의 강한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일각에선 “그럼 택시도 버스도 번호판 풀고 무한 경쟁시켜라”,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거 같다”, “해도 적당히 해야지”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기 화물차에 신규 영업용 번호판을 금지하는 법안은 새로운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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