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기차동호회)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은, 어떤 것이 필요한데 그것을 구할 수 없어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최근 유래없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생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구매하려던 차량 대신 빠른 출고가 가능한 다른 차량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아이오닉5의 생산 지연으로 발생한 출고 정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가 내놓은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조치가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가 아닌, 재고 차량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아이오닉5의 출고 정체 현상과 넥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현대차의 첫 번째
E-GMP 전기차, 아이오닉5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사업이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현대차는 자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개발하며 전기차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E-GMP는 엔진과 변속기가 필요 없는 전기차의 특성에 맞추어 휠베이스를 넓히고 배터리 적재 공간을 확보한 전기차 맞춤형 플랫폼이다.

이후 현대차는 올해 초, E-GMP를 기반으로 한 자사의 첫 번째 전기차 아이오닉5를 선보이며 시장에 전기차 열풍을 일으켰다. 이전까지 내연 기관 자동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면모를 풍기는 아이오닉5의 모습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전 예약을 진행한 것이다.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중이다
첫 번째 전용 전기차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누적 사전 계약 4만 대 이상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현대차의 올해 판매 목표인 2만 6,500대를 훨씬 상회하는 기록으로, 아이오닉5의 시장 반응은 가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아이오닉5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출고 이전, 맨 아워 협상으로 노사 간 불협이 있던 것에 이어,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 생산 차질과 전 세계를 강타한 반도체 수급난이 겹쳐 아이오닉5의 생산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차량이 인도되는 기간도 늘게 되었다.

출고 정체를 타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사전 예약을 진행한 고객이 아이오닉5를 받게 되는 예상 인도 기간은 최소 6개월 정도로 추측된다. 또한, 지금 당장 아이오닉5를 구입한다면, 2년 이상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는 출고 정체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때문에 차량 제작에 차질이 생기다 보니,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옵션을 취소할 경우, 차량 출고 순번을 앞당겨주는 조건을 내걸은 것이다. 동시에, 아이오닉5 대신, 자사의 다른 친환경 차량을 구매할 경우 차량 가격을 할인해 주는 “전환 출고” 방안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아이오닉5 대신 넥쏘를 구입하면
100만 원을 할인해 주겠다 전했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가 전환 출고의 선택지로 제시한 차량의 종류가 밝혀지면서 사전 계약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차종에 따라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할인을 적용해 주는데, 최고 할인이 적용되는 차량이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였던 것이다.

넥쏘 이외의 다른 차량은 아반떼 하이브리드, 20,21년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20,21년형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더 뉴 코나 하이브리드, 디 올 뉴 투싼 하이브리드 차량이며, 해당 차량에 적용되는 할인 금액은 3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반발하는 네티즌,
이유는 부족한 수소차
인프라 때문이다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명목으로 진행되는 현대차의 전환 출고 정책이 되려 소비자의 뭇매를 맞고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소비자들에게 해당 정책이 불편 해소를 위한 것이 아닌 넥쏘를 판매하기 위한 프로모션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수소 전지를 사용하는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높은 미래 가능성과 달리 현재 수소차의 인프라는 상당히 빈약한 수준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넥쏘를 이용하는 데에는 큰 불편이 수반된다.

실제로 현재 전국에 위치한 수소차 충전소는 69기에 불과하며, 일본, 중국, 독일 등의 수소차 인프라에 비해 다소 협소한 수준이다. 수소차 보급률과 충전소 개수를 비교했을 때 국내 충전소 1기당 수소차는 180대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38대, 중국은 24대, 독일은 9대 수준인 것이다.

그런데 현대차가 친환경 전기차의 대안으로 넥쏘를 제시하면서, 다른 친환경 차량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할인을 적용한 것에 대해, 수요가 저조한 넥쏘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수소차 충전소나 만들고 말해라”
부족한 인프라에 대한
네티즌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현대차의 정체 해소 방안 내용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현재 상황을 지적하며 “넥쏘 사면 수소차 충전소는 세워줄 거냐?”, “집까지 수소 배달해 준다고 하면 생각해 보겠다”, “수소차 좀 팔겠다고 수작을 부리네” 등 부족한 인프라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아이오닉5의 대안으로 넥쏘를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아이오닉5 계약한 사람한테 100만 원 할인해 주고 넥쏘 구입을 권유한다고?”, “충전도 다르고 가격도 다른 전혀 다른 차를 대안으로 제시한다니,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선
이에 걸맞은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현대차의 정체 해소 방안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는 것은, 아이오닉5 공개 당시부터 출고 지연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이어졌음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에 대한 비판도 한몫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선 분명 수소 에너지를 활용한 기술도 필요하겠지만, 전 세계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전기차의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수소차를 제시하는 것은 시기 상조로 보인다. 소비자에게 수소차를 대안으로 권유하기 위해선 먼저, 인프라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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