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Made in Samsung”이라는 광고를 기억하는가? 이 광고문구는 1990년대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면서 만든 광고다. 당시만 해도 “Made in Korea”에 대한 인식은 ‘저가의 질 나쁜 제품’이었기에 삼성은 위와 같은 광고를 채택해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라는 식의 이미지 변화를 시도한 바 있다.

지금의 국내 소비자들에게 “저가의 품질이 별로인 상품”은 어떤 상품일까? 중국인들에게는 슬픈 소식이지만, “Made in China”가 그 대답이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캐딜락이 자사의 자동차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 시장에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와 화제다. 중국화 대상 차량은 캐딜락의 대형 세단, CT6다. CT6의 중국화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떨까?

정지현 에디터

2022년형부터 중국에서 생산
CT6는 어떤 모델?
CT6는 지난 2016년 국내 데뷔 이후 캐딜락의 성장세를 이끌어 온 모델로, 동급 대비 큰 차체와 웅장한 디자인, 최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을 탑재해 많은 고객에게 사랑받아온 캐딜락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그런데 최근 CT6의 중국화가 시작된다는 이야기가 들려 화제다. 실제로 캐딜락의 대형세단, CT6는 22년형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예상치 못한 중국화 소식에 많은 네티즌이 놀라워하는 상황이다.

국내 출시에 앞서 테스트 중
모든 모델이 중국에서 생산될 방침
이미 CT6의 생산 라인은 미국 공장에서 중국 공장으로 전부 이관된 상태라고 알려졌다. 더불어 현재 중국산 CT6는 자유로 등지에서 국내 출시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CT6의 국도 포착 사진이 커뮤니티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캐딜락은 2019년 리본 CT6를 출시했을 당시에는 2L 모델만 중국에서 생산했지만, 현재는 3.6L 모델까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캐딜락 코리아는 2년 동안 중국산 CT6의 판매를 유보하다 22년형부터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중국산 = 가성비”
근데 가격도 저렴할지 미지수다?
영업 현장에서는 중국산 캐딜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 대부분 한국 소비자는 중국산 제품을 두고 그저 “가성비가 괜찮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아도 가격이 저렴하기에 쓸 만한 제품”정도의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판매 가격 측면에서도 불리하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관세에 있었다. FTA 협약을 맺은 미국산 자동차에는 관세가 붙지 않지만, 중국에서 만든 자동차에는 관세가 붙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면
오히려 비싸질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가격이 관세가 붙는 만큼 더 비싸진다는 의미다. 품질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적어도 가격 경쟁력은 있어야 할 텐데, 사실상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의심도 생각보다 비싸질 가격도 모두 문제가 된 상황이다. CT6의 가격을 어떻게 결정할지 캐딜락 코리아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캐딜락은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지지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실제로 국내 미국차의 1∼5월 누적 판매량은 1만 4,000여대에 이르며 수입차 점유율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캐딜락은 5개월간 425대를 판매하며 평균 85대꼴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월 최고 실적이 3월의 124대일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꼬리표를 단 CT6가 국내에서 선방할 수 있을까?

글로벌 브랜드 중국산 제품
최초는 볼보 S90이었다
사실 글로벌 브랜드의 중국산 제품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 판매되는 일은 캐딜락 CT6만의 일은 아니었다. 최초는 볼보 S90으로, 볼보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중국 공장에서 해당 모델을 생산해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S90 역시 국내에 중국산 모델로 출시될 당시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뜻밖에도 출고 대기 기간이 발생할 정도의 인기를 누리며 선방했다.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좋은 상품성을 비롯해 박지윤 아나운서의 교통사고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해당 모델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산이면 좀…”
“꼬리표 붙는 순간 폭망이다”
캐딜락 CT6의 중국화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두 갈래로 첨예하게 갈린 상황이다. 먼저 부정적인 의견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일부 네티즌이 해당 모델에 반감을 표하는 것은, 앞에서 말했다시피 “중국산”에 뒤따라오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은 “안 그래도 안 팔리는 캐딜락인데.. 중국산이면 어렵지 않을까…”, “진짜 웃기겠다. 중국에서 생산된 거 들여와서 파는 거 다 아는데, 값은 미국산보다 더 비싸고”, “중국산을 1억에…?”, “캐딜락에 중국산이라는 꼬리표 붙는 순간 바로 폭망각”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조건 까면 안 되지”
“S90도 잘 팔렸으니까…”
반면 “중국이라고 무조건 까면 안 된다”, “볼보 S90도 걱정처럼 되지는 않았잖아”, “중국산 볼보 S90 없어서 못 판다” 등의 의견도 존재한다. 그간의 언론 보도와 소비자 반응을 살펴보면, 글로벌 브랜드 중국화의 선구자로 부를 수 있는 볼보 S90은 오히려 걱정과는 다르게 제네시스보다 품질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실제로 만약 커다란 이슈가 발생해 볼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 모기업인 지리자동차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공장만큼 QC를 철저히 한다고 한다. 게다가 지리자동차는 볼보의 경영에는 전혀 간섭하지 않고 있으며, 인수 후 지금까지 한화로 20조 원가량 투자해 끊임없이 발전시켜왔다고 전해진다.

사실 중국이 모든 제품을 일명 “싸구려”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10년대 중반,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가 가성비 높은 제품을 내놓으며 중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기 시작하더니 지금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다투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1월부터 5월까지만 봐도 중국 자동차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특히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마치 주홍글씨처럼 계속되는 실정이다. 과연 CT6가 볼보 S90처럼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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