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가 공개되자마자 디자인뿐 아니라 새로워진 구조와 성능,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에 집중했다. 북미 현지 언론들뿐 아니라 한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이 차의 공개 소식을 전했다. ‘아메리칸 머슬카’, ‘아메리칸 스포츠카’에서 ‘미드십 슈퍼카’라는 타이틀로 갈아탄 ‘쉐보레 콜벳’ 이야기다.

최근 한국지엠 쉐보레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가입하면서 일각에선 “콜벳도 국내에 들여와야 한다”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최근 공개된 신형 콜벳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국내 정식 수입됐던 이야기는 덤이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2012년 국내에도
정식으로 들어왔던
아메리칸 스포츠카
생각보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쉐보레 콜벳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됐던 적이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지엠은 신라호텔에서 콜벳 쿠페 모델의 신차발표회를 가진 뒤 국내에서 정식 판매를 진행했었다. 당시 판매되던 모델은 6세대였다.

전륜 18인치, 후륜 19인치 타이어와 알로이 휠을 장착하던 국내 사양 콜벳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루프를 탈거하여 트렁크에 보관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필요에 따라 오픈 톱 모델로 즐길 수 있었으며, 당시 판매되던 콜벳의 외관 색상은 메탈릭 실버, 틴트코트 옐로, 토치 레드 등 세 가지였다.

국내 사양 콜벳이 탑재하던 엔진은 430마력, 58.7kg.m 토크를 발휘하는 6.2리터 8기통 엔진이었다. 6단 변속기와 결합하여 제로백 4.3초를 기록했고, 한국지엠 출범 이래 카마로 이후 두 번째로 수입된 미국 본토 모델이었다.

그러나 현재 판매되고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됐던 사실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만 보아도 당시 판매량이 매우 저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판매되던 콜벳의 가격은 기본 모델이 8,640만 원, 프리미엄 인테리어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은 8,940만 원이었다.

7세대로 마무리되는
프런트 엔진 콜벳
프런트 엔진 구조 콜벳의 역사는 7세대로 마무리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성능은 출중했지만 온전하게 ‘슈퍼카’라고는 불리지 못했다. 그러나 콜벳은 언제나 슈퍼카와 경쟁하고 싶다는 것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7세대는 기본 모델도 450마력, 62.2kg.m 토크, 제로백 3.7초라는 성능을 발휘했었다.

슈퍼카에게 내미는 도전장은 콜벳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강력하고 트랙 성능이 우수했던 ‘콜벳 ZR1’에서 절정을 찍었다. 스포츠 쿠페 형태로 제작된 ZR1 모델은 ‘LT5’ 6.2리터 V8 슈퍼차저 엔진이 765마력, 98.8kg.m 토크를 발휘한다. ZO6 모델 LT4 엔진에 쓰이던 슈퍼차저보다 52% 큰 슈퍼차저와 GM 최초의 듀얼 퓨얼 인젝션 시스템으로 성능을 끌어올렸다.

7세대 콜벳 ZR1은 콜벳 역사뿐 아니라 쉐보레 브랜드 역사를 통틀어서도 가장 강력한 파워를 자랑했다. 오토-레브 매칭 시스템을 갖춘 7단 수동변속기 또는 8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뤘다. ZR1 모델에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는 것도 7세대가 처음이었다.

동력계와 구동계 냉각 성능 향상을 위해 프런트 페시아 디자인이 대폭 수정되었다. 라디에이터도 4개가 더 추가되어 열교환기 개수가 총 13개로 늘어났다. 카본 파이버 소재로 제작된 ‘헤일로(halo)’ 후드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고성능 LT5 엔진의 슈퍼차저 인터쿨러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레이스 카에서 떼어온 것 같은 거대한 리어 윙은 430kg이 넘는 다운 포스를 발생시킨다. 이 힘으로 노면에 차체를 더욱 밀착시킨다. 콜벳 ZR1의 최고 속도는 338km/h가 넘는다. 에어로 다이내믹 패키지는 두 가지가 제공됐다.

첫 번째 패키지는 최고 속도에 초점을 둔 ‘로우 윙’이 차체에 장착되고, 두 번째 패키지에서는 타임 어택에 초점을 둔 ‘하이 윙’이 장착된다. 하이 윙 패키지에서 콜벳 ZR1은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컵 2 여름 전용 타이어를 장착하며, 코너링 그립 개선을 위한 추가 섀시 튜닝도 적용받는다.

고성능 슈퍼카들과의 경쟁
한계를 느낀 GM과 쉐보레는
미드십 슈퍼카로 만들기로
7세대까지 이어진 프런트 엔진 콜벳 역사를 뒤로하고, 쉐보레는 마음을 고쳐먹기로 한다. 고성능 슈퍼카들과의 경쟁에서 한계를 느낀 GM과 쉐보레는 7세대까지 이어지던 전통을 버리고, 8세대 모델부터 콜벳을 미드십 슈퍼카로 만들기로 결정한다.

한창 뉘르부르크링 서킷 테스트 사진이 유출될 때쯤 엔진에 대한 추측도 많았다. 외신들은 당시 LT1 6.2리터 V8 엔진을 그대로 유지함과 동시에 800마력 이상을 발휘하는 5.5리터 V8 엔진도 탑재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앞바퀴를 전기모터로 구동시키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 등장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2019년 7월 공개
전투기와 포뮬러원 레이싱에서
영감 얻은 디자인을 적용
현지시간으로 2019년 7월 18일, 쉐보레가 2020년식 올 뉴 콜벳 스팅레이를 정식으로 공개했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전통적인 프런트 엔진 구조에서 쉐보레 역사상 최초의 미드 엔진 슈퍼카로 재탄생 했다.

엔진 구조가 바뀐 덕에 외관 디자인도 크게 바뀌었다. 페라리, 맥라렌 같은 유럽 미드 엔진 슈퍼카들처럼 캡-포워드 스타일을 갖추게 되었다. 쉐보레에 따르면 신형 콜벳은 F22, F35 같은 전투기와 포뮬러 원 레이싱으로부터 영삼을 얻어 디자인되었다. 헤드라이트 위치 등은 클래식 콜벳과 이어지며, 뒷모습은 신형 카마로를 닮았다.

역사상 최초의 미드 엔진
502마력, 65kg.m 토크
제로백 3초 미만, 자연흡기
콜벳 역사상 최초로 장착된 미드 엔진은 6.2리터 배기량 스몰 블록 V8 엔진이다. ‘차세대 LS2’라 불리는 이 엔진은 고성능 차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자연흡기 엔진이다.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을 장착하면 502마력(6,450rpm), 65kg.m 토크(5,150rpm)를 발휘한다. 엔진에는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도 적용되었다.

쉐보레에 따르면 Z51 퍼포먼스 패키지를 장착하면 제로백 3초 미만을 기록한다고 한다. 파워 트레인이 낮게 위치한 덕에 저 중심화 설계를 이뤄낼 수 있었다. 처음으로 엔트리 모델에도 드라이 섬프 오일 시스템이 적용되어 트랙 퍼포먼스도 향상되었다.

차세대 LS2 엔진은 쉐보레 최초로 8단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기계적 연결 없이 버튼으로 간단하게 제어가 이뤄지며, 전진과 후진 기어는 토글스위치를 당겨 활성화할 수 있다. 주차와 중립은 누르는 방식으로 제어된다.

전자식 변속 버튼 기술을 통해 8인치 센터 스크린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했다. 콕피트 구조는 기본 콜벳과 유사하면서도 센터 터널이 높아졌고, 스티어링 휠은 ‘포드 GT’처럼 위아래가 커팅 됐다. 새로운 12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6가지 주행 모드에 따라 서로 다른 테마를 표시한다.

차체 크기 제원은 길이 4,630mm, 너비 1,934mm, 높이 1,234mm, 휠베이스 2,722mm다. 앞 윤거는 1,648mm, 뒤 윤거는 1,586mm이며, 건조중량은 1,530kg이다.

신형 콜벳에는 골프백 두 개를 실을 수 있다. 엔진 뒤쪽과 차체 앞쪽에 위치한 드렁크 룸을 모두 합치면 적재 용량은 357리터가 된다. C7 쿠페의 425리터보다 작아진 용량이다.

가성비 여전한
보급형 페라리
7천만 원부터 시작
신형 콜벳은 지붕을 제거하면 오픈카로 변신한다. 아벤타도르 로드스터처럼 지붕은 수동으로 떼었다 붙일 수 있으며, 떼어낸 지붕은 트렁크에 보관할 수 있다. 외관 색상은 12가지, 내장 색상은 6가지다. 이와 더불어 안전벨트 색상 6가지, 시트 타입 3가지, 스티칭 옵션 2가지가 추가로 제공된다.

콜벳은 그간 ‘보급형 페라리’로 불려왔다. 기사 중간쯤 나왔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페라리처럼 매끈한 차체, 그리고 이제는 페라리처럼 미드 엔진 구조까지 갖췄다. 신형 콜벳의 가격은 6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000만 원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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