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자동차를 운행하다 보면 노란색 엔진 체크 불이 불현듯 오너에게 불안감을 안겨준다. 아뿔싸! 지난번에 엔진오일 교체했을 때는 정비소에서 아무런 피드백이 없었는데… 머릿속에 너무도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어느 정비소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 당장 차는 주저앉아있고 갈 길은 바쁜데, 그런 상황에서 괜찮은 정비소를 찾아가는 건 심적으로도 그렇고 물리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다. 자, 그럼 우리는 어떤 식으로 이 난관을 타파해야 할까?

간혹, 인터넷을 서칭하다 보면 정비소가서 뭐 뭐 봐야 하는지 간략한 질문자의 차량 정보와 함께 글이 올라온다. 그리고 간혹 동호회에 보면 증상을 보여주며 어디가 문젠지 알고 싶어 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이런 글이 올라올 때마다 각각의 전문지식을 가진 이들이 너도 나도 도와주려고 댓글을 달아주는데, 마음씨와 의도는 너무도 곱고 좋지만 장비를 이용한 진단이 제일 정확하다. 자, 오늘 오토포스트는 실제로 일어나는 정비소의 믿기지 않는 영업방식과 사장과 직원 간의 아름다운 관계를 겪었던 경험대로 서술해보고자 한다.

 권영범 수습 에디터

모든 정비의 기본은
엔진오일 교체다
보통 자동차 정비소에서 업무 시작의 기본은 엔진오일 교체다. 엔진오일을 교체하기 위해선 리프트가 필요하며, 리프트를 차에 띄워 올려서 기존 엔진오일을 드레인 한다.

오일을 드레인 하면 정비사는 각종 타이어 공기압 점검 및 마모상태, 브레이크 패드 및 디스크 로터의 상태 점검을 하며 각종 하체 점검과 함께 누유도 점검하게 된다. 이게 엔진오일 교체 시 기본적인 점검 사안이다. 그러면서 이상 유무를 오너에게 고지를 하거나 차가 깨끗하면 별달리 이상 없다며 오일 교체만 진행하게 된다.

난 그냥 일반 오일 쓰고 싶은데
갑자기 합성유를 쓰란다
오일을 교체하면서 직원이 수상쩍은 눈빛으로 당신에게 다가설 것이다. 그때 긴장하지 말자, 그리고 일단 영업하는 걸 들어보자 간혹 괜찮은 오일을 추천하며 합리적인 가격대에 권유하는 업체도 있으니 일단 들어보자.

이제 그럼 사장 혹은 직원이 주섬주섬 뭔가 신기하게 생긴 오일 통을 꺼내어 보여준다. “이 오일 진짜 좋아요!”라고 말할 것이며 1L당 2만 원이 넘는 오일을 추천해 줄 것이다.

이때 멘트를 잘 들어보자 “국산 엔진오일은 별로예요” , “O빌 오일이 왜 저렴하겠어요? 자기들도 별로라는 걸 알아서 싸게 파는 거예요” 등의 별 영양가 없는 영업용 대사를 읊는다. 다 고객님을 위한 거라고 뭐라 뭐라 말한다. 잊지 말자 고객님을 위한 게 아니라 본인들 마진을 위한 일이다.

우리는 이 한마디만 해보자 “MSDS(화학물질정보) 보여주세요.” 한마디면 10명 중 9명은 몰라서 그게 뭐냐 되물을 것이다. 그럼 그냥 한번 웃어주고 원래 쓰던 오일 넣어달라 말해주면 된다. 정작 고객에게 영업하는 그들도 국산 오일 쓰거나 메이저 정유사 가성비 좋은 오일 쓴다.

그 업체는 두 번 다시
가지 않기로 약속하자
간혹 단골 정비소 혹은 처음 가는 정비소에 정비를 맡긴 차를 되찾았다. 엔진룸까지 싸악 청소했다며 웃으면서 말한다. 근데 정말로 기가 막히게 깨끗해진 엔진룸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구독자께선 더없이 기분 좋게 비용을 지불하고 차에 올라탔다.

근데, 뭔가 평소랑 다르다. 아니 뭔가 빠진 느낌이다. 유심히 생각해 본 당신께선 블랙박스에 눈이 갈 것이다. 근데 전원 선이 빠져있는 걸 목격해버린 경우 그곳은 절대 가지 않기로 하자.

보통의 정비소들은 블랙박스 전원을 내리지 않는다. 간혹 메이커 정비소에서 안내 사항으로 기밀 유지를 위해 블랙박스 전원을 차단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전원을 끄지도 않고 블랙박스를 건드릴 일이 전혀 없다.

보통 블랙박스의 전원을 꺼버린다는 건 작업을 안 했을 확률이 높다. 여기에 엔진룸을 깨끗이 청소까지 하면 뭐가 뭔지 구분이 잘 안 가니 유난히 깨끗하게 청소해놓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유난히 작업이 좀 빨리 끝났다 싶으면 소위 말하는 장난쳤을 가능성이 높다.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전된 세상에서 그게 가능한가요?”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옛날부터 그렇게 장사해온 이들이 꽤나 많고 지금도 많이 존재한다.

간혹 소중한 내 차를 그냥 동네 카센터에 맞기기 좀 그래 하는 사람들이 더러 존재한다. 역시나 글쓴이도 사람인지라 가게가 깨끗하고 주변 환경을 보면서 가게를 판단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허나 규모가 생각보다 작고 허름해 보이는 카센터들이 숨겨진 고수분들이 많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보통 경력자들이 1인 창업으로 내어 운영하는 게 보통인데, 그런 사장님들은 대부분 왕년에 연장 좀 잡았던 사람들이거나 서비스 센터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쪽 메이커에서 이름을 떨치던 사람들이 대다수다.

심지어 글쓴이도 최근 들렸던 정비소 중에서 과거 서비스 센터에서 근무했을 때 전설로만 전해지던 인물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 기분을 아직도 잊질 못한다.

여하튼, 처음부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동네 카센터부터 시작하여 성향이 맞는 작업자와 사장님을 찾아서 고정적으로 다니는 게 제일 좋다.

사장님은 장사치라
친해져봤자 별 도움 안 된다
단골 가게가 정해졌다면 실력이 좋아 보이는 직원이나 정직해 보이는 직원과 친해지자 정비사들은 천 원짜리 비타 500만 쥐여줘도 세상 다 가진 듯이 행복해한다. 그렇게 친분을 쌓다 보면 어느덧 몰랐던 가게 사정과 그 가게의 사장이 어떤 사람인지 듣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과 친해지면 좋은 점은, 최소한 과잉정비는 안 한다는 점이다. 즉 친분으로 인하여 문제가 되는 부분만 콕 집어내어 얘기해 준다. 단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게 눈에 보이면 사장님이 안 좋아한다는 것이니 이해해 주도록 하자.

엔진오일 만이라도
말이다
사실 이 험난한 세상 누구 하나 믿기 어려운 세상이다. 다 똑같은 사람처럼 보이고, 다 똑같이 나의 지갑을 위협할 것 같다면 유튜브에서 엔진오일 교체 방법을 검색하여 내용을 숙지하고 집주변에서 가까운 셀프 정비소를 찾아 내차 상태를 정확하게 체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마냥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웬만한 자동차들은 엔진오일 교체가 쉬우니 너무 겁먹지 말고 차분하게 과정을 겪고 최소한에 어느 부분이 누유가 생겼는지 혹은 깨끗한지 파악이 된다면, 최소한 장난 혹은 영업은 안 당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내 차와 내 통장 잔고는 내가 지켜야지 누군가가 지켜주진 않으니 이 글을 읽었다면 한 번쯤은 유심히 고민해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1
+1
1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