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타호, 드디어 국내 출시된다
그런데 벌써 도로 포착? 타호 맞나?
롱바디 서버번은 타호와 무슨차이?

쉐보레 서버번 국내서 포착 / 오토포스트 독자 ‘권한결’님 제보

몇 년 전부터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는 SUV가 꽉 잡고 있다. 큰 차가 선호되는 요즘, SUV 중에서도 소형보다는 대형이 인기고, 대형보다 더 큰 풀사이즈 SUV 역시 소비자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최근 쉐보레의 풀사이즈 SUV, 타호가 국내 출시 소식을 알리며 소비자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이런 와중, 최근 독자로부터 “번호판을 단 타호를 포착했다”라는 제보를 받게 됐다.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을 봤는데, 해당 모델은 타호가 아닌 서버번이었다. 지금은 단순히 롱바디, 숏바디 개념으로 구분되지만, 서버번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들의 차이점이 그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지현 에디터

타호 아닌 서버번
차체 크기 비교하면?
제보자가 ‘타호’로 착각했던 사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서버번이었다. 혹자는 “타호 나온다면서 서버번이 벌써 출시가 된 건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진 않다. 해당 차량은 직수입으로 들여온 모델로 추정되는데, 공식적으로 서버번이 한국에 출시된 적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타호와 디자인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 두 모델을 혼동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크기 제원을 비교해 보면 이들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타호는 길이 5,351mm, 너비 2,058mm, 높이 1,927mm, 휠베이스 3,071mm의 차체 크기를 자랑한다. 그리고 서버번은 여기서 길이와 휠베이스가 각각 381mm, 336mm씩 더 길다.

왜 타호와 서버번은
차명이 다른 걸까?
다른 풀사이즈 SUV 모델들도 마찬가지로 미국 본토에서 숏바디, 롱바디 모델이 구분되어 있다. 한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도 국내엔 숏바디만 들어오지만, 미국에선 롱바디 역시 판매한다. 이는 링컨 내비게이터, 포드 익스페디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들은 타호와 서버번처럼 차명을 구분해 짓지 않았다. 다른 모델들과 같이 타호와 서버번 역시, 디자인은 비슷하고 크기 제원만 다르다. 그런데 어째서 타호와 서버번은 구분되어 불리는 걸까? 물론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이유를 알기 위해선 서버번의 역사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겠다.

1935년에 1세대 출시
85년 정도의 역사
혹시 서버번이 언제 처음 출시됐는지 아는가? 미국의 대표적인 장수 모델 중 하나인 머스탱은 약 6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6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서버번은 1세대가 무려 1935년에 출시된, 85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차다. 게다가 단종된 적도 없으니, 진정한 장수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처음 나온 모델부터 지금처럼 우람한 모습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지금의 모습과 그나마 비슷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 모델은 7세대로, 7세대는 5도어 SUV 스타일의 서버번이다. 이 차량의 2도어 숏바디 버전으로 쉐보레 K5 블레이저가 있는데, 다른 버전으로는 GMC 지미도 존재한다. GM에서 출시되는 차들은 배지 엔지니어링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같은 차, 같은 플랫폼 공유하면서 각 브랜드에 맞게 조금씩 바꿔서 차를 출시하곤 한다.

“타호는 언제 나온 건데?”
1992년에 등장했다
그렇다면 타호는 도대체 언제 나온 걸까? 서버번이 무려 8번의 세대교체를 마친 시점에 등장한 것이 타호다. 1992년도에 출시된 8세대 서버번부터 2도어 혹은 4도어 숏바디 버전이 타호로 분리됐다.

또한 앞서 7세대의 숏바디 버전이 K5 블레이저라고 언급했는데, 블레이저의 후속 모델이 나오면서 오늘날의 타호가 된 것으로 보면 된다. 한 마디로 타호와 서버번은 완전히 별개의 모델이었던 것을 알 수 있겠다.

타호보다 먼저 나온
GMC 유콘도 있지만…
타호보다 먼저 나온 GMC 유콘도 있다. 이 모델 역시 서버번의 숏 바디 버전으로,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에 해당한다. 1992년 당시 서버번, 타호, GMC 유콘의 사진을 나란히 두면, 마치 세 쌍둥이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하지만 GMC 유콘의 경우, 그 이후 출시된 모델을 살펴보면, 점점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4세대의 경우, 플랫폼이 달라진다. 같은 GMT K2XX를 사용하지만 쉐보레 타호는 K2UC 플랫폼을, 유콘은 K2UG 플랫폼을 사용한다. 이후 5세대는 디자인 자체가 타호, 서버번과 거리가 느껴지는 모습이다.

“한 줄 요약 좀…”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정리해 보자면, 지금이야 길이만 다른 두 자동차라고 해도 할 말이 없지만, 타호와 서버번은 출발 지점 자체가 다른 모델이라는 것이다. 위에서 역사를 되짚어 보며 알 수 있었던 것처럼, 롱바디인 서버번이 먼저 있었고, 타호는 추후에 별도로 생긴 모델이다.

사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다른 풀사이즈들과는 조금 다른 행보에 해당한다. 에스컬레이드의 경우, 처음 등장한 시점이 1998년이었다. 초기형 모델은 숏바디만 있었고 2세대부터 롱바디가 등장했다. 에스컬레이드보다 먼저 출시된 링컨 네비게이터도 마찬가지다. 2006년까지 팔렸던 2세대 모델은 롱바디가 없었지만, 3세대부터 네비게이터 L이 추가되면서 롱바디가 생겼다.

타호도 나온다는데
서버번은 국내 출시 안 할까?
타호가 국내 출시를 예고한 지금, 서버번의 국내 출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서버번의 국내 출시 일정에 관해선 정해진 게 없고, 들려오는 소식도 없다. 주위를 둘러보다 보면, 다른 미국 브랜드 역시 풀사이즈 SUV는 숏바디만 들여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국내에는 롱바디가 들어오지 않는 것일까? 국내에 에스컬레이드 숏바디만 출시한 캐딜락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분석해 보니 숏바디가 시장에 맞는 차라는 결론이 나와서 그렇다”라는 소식이다. 이에 쉐보레 역시 서버번보다는 타호만 국내엔 판매할 가능성이 높겠다는 추측을 더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쉐보레 서버번의 역사에 대해 살펴봤다. 비록 역사의 길이와 깊이는 다르지만, 지금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타호와 서버번, 두 모델이 참 신기한 관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형, 동생. 아니, 나이로 치면 할아버지와 손자 정도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롱바디가 원조인 독특한 역사를 갖고 있는 서버번과 타호. 이들은 미국서 경찰차로 활용되고,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는 등 미국인의 많은 사랑을 받는 모델들이기도 하다. 오래된 역사와 더불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서버번, 이 모델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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