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에서 발생했던 두 가지 이슈
하나는 차량사고, 하나는 모델 선정성
그 중 모델 선정성은 옛날부터 문제가 되었었다.

G80 전기차와 수소일렉시티가 추돌한 모습 / 누리웹

이번에 개최된 서울모빌리티쇼는 참가 업체가 많이 줄어들어 예전에 비해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다. 국산차는 현대차그룹만 참가했으며, 수입차는 독일 3사 외 포르쉐, 미니, 마세라티, 이스즈 정도에 불과하다. 규모는 적어졌지만 나름대로 볼만한 차들도 꽤 있었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 모터쇼도 아무 문제 없이 잘 개최되면 좋겠지만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두 건의 이슈가 있었다. 첫 번째는 G80 전기차가 앞으로 전진해 수소일렉시티를 추돌하는 사고가 일어났으며, 두 번째는 선정성 논란으로 조직위 측에서 경고하기도 했다.

글 이진웅 에디터

수소일렉시티 파손 모습 / 누리웹

사고 상황을
살펴보면 이렇다
지난 27일 오후 3시, 제네시스 부스에서 G80 전기차를 탑승한 한 관람객이 차를 조작하던 중 앞으로 전진해 맞은편에 있는 한국자동차연구원 부스에 전시된 수소일렉시티 자율주행차를 들이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행사장이었지만 다행히 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수소일렉시티는 전면 범퍼와 헤드 램프, 자율주행과 관련된 장치가 파손되었고, G80 전기차는 전면 그릴과 번호판 부분이 파손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G80 전기차 파손 모습 / 누리웹

이 사고와 관련해 온라인에서는 현장을 목격한 네티즌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사고를 낸 관람객은 운전면허가 없는 분이라고 한다”라며, 전시된 차량은 누구나 앉아볼 수 있어 불법은 아니지만 차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움직였을 때 추가 조작을 못했을 것 같긴 하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조직위 측은 “통상 전시 차량은 시동 장치의 퓨즈를 제거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데 사고가 발생한 전시 차량은 뭔가 착오가 있어 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해당 관람객은 고등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G80 전기차와 수소일렉시티가 추돌한 모습 / 누리웹

제조사 잘못?
관람객 잘못?
이 사고를 두고 누구 잘못인가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현재까지는 제조사 잘못이라는 의견이 많다. 모터쇼는 다양한 관람객들이 오고 가는 만큼 시동이 걸려 차가 움직인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고 방지를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한 다음 전시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전시 차량은 시동 장치의 퓨즈를 제거하는 등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다.

내연기관차라면 엔진 소리나 진동 등으로 시동이 걸려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지만 전기차의 경우 시동을 걸어도 소리나 진동을 전혀 느낄 수 없어 시동 걸린 상태를 인지하기 어렵다. 이번 사고도 관람객이 시동이 켜져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차를 조작하다가 앞으로 전진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GV60에는 크리스탈 스피어가 적용되어 있다.

한편 그렇다고 해서 관람객 잘못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 시동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어도 기어를 조작하지 않으면 주차 상태가 되어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은 관람객이 기어를 조작했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의견도 일리가 있는데, 차를 자세히 살펴본다고 해도 터치스크린 등 버튼을 조작해 보기 위해 시동 버튼을 눌러 ON 상태로 만드는 경우는 있어도 기어를 조작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 가능한 전시차에 시동 차단 등 조치를 미흡하게 한 제조사 과실이 크고 시동 여부를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점으로 보아 따로 책임은 물리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현재 현대차그룹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사고 처리를 위해 합의 중이라고 한다.

논란이 되었던 모습 / 매일경제

한 참가업체에서
선정성 높은 돌발행위 발생
조직위는 업체에 경고 조치
위 사고가 발생한 27일, 한 참가업체 홍보부스에서는 수영복을 입은 모델을 기용해 선정성 높은 홍보를 했다. 모델들은 끈으로 된 수영복이나 비치 스커트, 노출이 심한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나타났다.

모터쇼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체관람가 행사인데다 사건이 발생한 날이 주말이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찾은 상태여서 문제가 커졌다. 이를 목격한 관람객은 조직위에 제보했고, 조직위는 제보를 받은 즉시 사실 확인에 나섰고 조직위는 해당 업체에 대해 강력한 경고 조치를 한 뒤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서울모빌리티쇼 현장 / 매일경제

조직위측은 “부스 운영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업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부분”이라면서 “가족 단위 관람객이 있는 상황에서 노출이 심한 수영복을 입는 것은 미풍양속을 해치는 부분이어서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업체와 모델 에이전시 측에 전체적인 의상 점검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서울모빌리티쇼가 끝날 때까지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업체를 상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모빌리티쇼 현장 / 이코노믹리뷰

모델과 관련해서는
예전부터 문제가 많았다
모터쇼에서 모델과 관련해서는 예전부터 문제가 많았다. 모터쇼는 아무래도 주제 특성상 남성 관람객이 많은데, 부스를 홍보해 관람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여성 모델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모델들은 아름다운 미소와 멋진 포즈로 관람객을 맞이해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모델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관람객을 끌어모으는데 치중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차가 주제가 되어야 할 모터쇼가 사실상 모델쇼가 되어버렸으며, 관람객 사이에서도 차가 아니라 여자보러 간다는 인식이 강하기도 했다. 사진 동호회 등에서는 만원 정도 입장료를 내고 이렇게 모델을 찍을 수 있는 기회는 모터쇼밖에 없다고 소문나기도 했다. 실제 전문 사진사들이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 모델을 섭외하는 경우 초보 모델이라도 시간당 만 원은 넘는데, 모터쇼는 만원 정도의 입장료만 지불하면 그날 하루 종일 여러 모델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서울모빌리티쇼 현장 / 매일경제

모터쇼를 가면 카메라 들고 모델들만 찍으러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론 모델만 얌전히 찍는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간혹 모델 찍어야 된다면서 다른 관람객이나 해당 모델에게 진상을 피우기도 한다. 차를 구경하기 위해 온 관람객, 특히 아이를 대동한 가족 입장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선정성과 관련해서는 전 연령이 보는 모터쇼에 선정성이 심해 보기가 안 좋다는 여론이 많았고, 일부 몰지각한 사진가들은 특정 부위만 찍어 SNS 등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심하면 모델에게 성추행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모빌리티쇼 현장 / 한국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
2010년대 들어와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선정성 높은 의상이 아닌 차량의 컨셉에 맞춘 스타일링을 하는 것으로 바꾸고 있으며, 남성 모델들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원래 모델들의 목적이 차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목적에 충실해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2017년과 2019년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참가업체들에게 선정적인 모델 배치 자제를 요청하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동차문화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혼다코리아를 시작으로 큐레이터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서울모빌리티쇼 현장 / 한국경제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참가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모델 대신 큐레이터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 상담사들을 배치되었다. 정장을 입은 남녀 상담사들이 관람객을 상대로 차를 설명해 준다. 소수의 업체들이 모델을 배치하긴 했지만 이들도 수위 조절에 신경 썼다. 확실히 옛날 모터쇼와 비교해 보면 분위기부터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지난 주말 한 참가업체가 선정성 높은 일탈행위를 하긴 했지만 조직위 측에서 제보 확인과 동시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온 가족 자동차 축제로 거듭난 서울모빌리티쇼가 다시 논란에 휘말리지 않게 차단하고 있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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