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사골” 모하비가 여전히 불티나게 팔리는 현실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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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출시한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의 판매량이 심상치 않다. 11년 만에 등장한 ‘페이스리프트’모델임에도 사전계약만 7,000대 이상을 기록하며 신차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것이다. 모하비는 2008년 출시 후 풀체인지를 한 번도 거치지 않은 모델이기 때문에 ‘사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요즘 기아자동차의 풀체인지 주기는 5년이다. 그럼에도 모하비는 풀체인지 없이 페이스리프트만으로 수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판매량도 여전히 다른 경쟁 모델 보다 높은 편이다. ‘사골’이라 불리는 모하비가 여전히 잘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모하비 더 마스터가 잘 팔리는 현실적인 이유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었던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 익스플로러는 그야말로 ‘틈새시장’을 잘 파고 들었다.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익스플로러는 5천만 원대 가격으로 미국산 SUV를 얻을 수 있다는 메리트에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였고 시장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승승장구를 이어갔었다.

베라크루즈는 일찍이 단종이 되었고 모하비는 오랜 기간 상품성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산차 중에선 마땅히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비교 대상도 없었다. 덕분에 대형 SUV 시장은 익스플로러의 독무대였다.

팰리세이드 출시되면서
국산 대형 SUV 붐
다만 ‘팰리세이드’가 출시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처음 공개될 당시 호불호가 강한 디자인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예상한 월 판매량을 훨씬 뛰어넘었다. 현재는 대기 기간이 최소 6개월 걸리는 인기 차종이 되었으며 대형 SUV 시장에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쌍용 ‘G4 렉스턴’이 출시되었을 때도 초기 반응이 좋았으나 제대로 된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팰리세이드의 출시 이후부터다. 팰리세이드의 인기에 다른 제조사들은 국산 수입 가릴 거 없이 대형 SUV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하비, 트래버스
라인업이 계속 확장되는 중
팰리세이드의 인기에 힘 업어 기아차는 ‘모하비 더 마스터’를 출시하였고 쉐보레는 ‘트래버스’를 출시하였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사골이라고 놀림을 당하면서도 사전계약만 7,000대를 넘는 등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트래버스는 북미시장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사전계약 역시 정확한 대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쉐보레가 당초 예상했던 수치를 훨씬 뛰어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큰 차 선호하는 국민 성향에
선택지는 계속 늘어나는 중
큰 차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국민 성향에 맞추어 수입차 브랜드들도 ‘대형 SUV’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2.3 가솔린 모델’이 5,990만 원에 출시되어 사전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링컨 에비에이터와 캐딜락 XT6가 뒤를 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급을 생각하지 않고 6천만 원대로 구매가 가능한 SUV들을 추가해 보자면 ‘링컨 노틸러스’나 ‘재규어 E 페이스’, ‘볼보 XC60’도 있어 선택지는 더 늘어난다.


1. 실 구매층은
50대 이상이 많다
그렇다면 모하비가 여전히 잘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 구매층은 50대 이상이 많은 것을 첫 번째 이유로 들 수 있다. 실제 관련 동호회 관계자에 따르면 “회원 중 상당수가 40대 이상이며, 그중에는 인터넷을 잘 하지 않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인터넷 여론이 구매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모하비가 인터넷에서 “사골”이라 불리고 있으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크게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모하비는 오랜 기간 상징적인 국산 프레임 SUV였다. 그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그 시절 모하비를 떠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2.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옵션 사양도 한몫했을 것
두 번째는 편의 사양을 업그레이드하여 국내 소비자들을 잘 공략했다는 것이다. 디자인이 전, 후면부의 변화에 집중한 것이 아쉽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 및 기본 사양을 폭넓게 추가했다.

3.0리터 V6 디젤엔진은 그대로 유지했고, 섀시 프레임과 보디의 연결 부위에 새로운 마운트를 적용하여 차체 강성을 기존 모델보다 높였으며, NVH 성능도 개선하였다. 또한 그동안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2열 승차감 역시 새로운 마운트 연결 등을 통해 개선했다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로 기존 모델에서 꾸준히 지적받았던 고급차스럽지 못한 내장 품질 개선을 이루어낸 모습이다. 대시보드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시트에는 고급차에서 볼 수 있는 퀼팅 표현이 들어가는 등 여러 부분들을 개선하였다.

또한 LED 헤드램프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고 스티어링 휠 역시 기존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 휠에서 R 타입 MDPS로 변화하는 등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을 이루어냈다.

3. 국산차 중 V6 3.0 디젤
프레임 SUV는
모하비가 유일한 선택지
국산차 중 3.0리터 V6 디젤 엔진을 장착한 프레임 SUV는 모하비밖에 없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들 수 있다. ‘렉스턴’과 ‘팰리세이드’는 2.2리터 4기통 디젤엔진 적용하고 있으며, 가격대가 비슷하여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트래버스’는 가솔린 단일 모델로만 판매되고 있다. 즉, 6기통 디젤엔진 SUV를 원한다면 ‘모하비’를 선택하거나, 가격대가 다른 독일 SUV밖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레임 SUV도 국산차 중에선 ‘모하비’와 ‘렉스턴’이 유일하다. 렉스턴은 모하비보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만, 앞서 언급했던 V6 디젤 엔진의 부재가 구매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모하비 사전계약의 90%가 상위 트림이었다는 것을 보면 애초에 구매 소비자 성향이 다를 수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4. 수입차에 대한 편견
모하비 더 마스터의 실 구매가는 ‘5,018만 9,320원’부터 시작하여 최고 ‘5,574만 7,000원’까지 올라간다. 이 가격이면 정숙한 가솔린 SUV인 쉐보레 트래버스를 선택할 수도 있으며 돈을 조금 더 보탠다면 포드 익스플로러 같은 수입차를 구매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모하비의 인기가 여전히 건재한 것은 수입차에 대한 편견 역시 한몫했다고 할 수 있겠다.

국내에서 수입차를 타려면 AS나 유지 보수 측면에서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공식 서비스센터에 방문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해서 기다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갑자기 차가 고장 난다면 한 달 넘게 차를 고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국산차는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는 서비스센터에 언제든 편리하게 방문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모하비의 주 고객층인 40~50대 고객들은 편리한 AS 덕분에 국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텔루라이드는 언제쯤?
“북미 시장 인기 때문에
국내 출시는 불가능”
기아자동차는 모하비 더 마스터 출시 행사장에서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못을 박았다. “북미 시장에서의 수요가 높아 현지에서도 증산을 논의 중이기 때문에 국내 도입은 불가능하다”라는 것이었다. 즉, 텔루라이드의 인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국내에 도입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역설적으로 생각해 보면 북미시장에서 텔루라이드의 인기가 식고 국내시장에서 모하비 역시 인기가 떨어진다면 텔루라이드를 국내에 도입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사골 모하비가 여전히 잘 팔리니 텔루라이드를 출시할 이유가 없다”. “모하비가 안 팔려야 텔루라이드가 출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과연 모하비의 꽃길은 계속될까. 여전히 텔루라이드 출시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위해선 모하비 판매량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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