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년만에 강성노조 들어서…
노사협조주의 청산 외치는 안현호 후보
앞으로 노사 갈등이 더 세질 것으로 전망

근로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결성하는 노조,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대중들에게 정말 인식이 좋지 않다. 대중들도 대부분 근로자들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노조가 들고일어났다고 하면 대부분 노조 편을 드는 편인데, 현대차 노조만큼은 문제가 생기면 대부분 회사 편을 든다. 심지어 현대차를 싫어하는 사람도 노조와 관련된 것만큼은 회사 편을 들며 응원할 정도다.

특히 이번에 초강성파로 분류되는 안현호 후보가 차기 노조위원장에 당선되면서 회사를 압박하려는 강도가 앞으로는 더 심해질 예정이다. 안현호 당선인이 내세웠던 공약만 살펴봐도 상당히 강력하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사업 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텐데, 현대차는 노조라는 길목에 가로막혀 발전이 저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강성과 초강성이 경합한 결과
초강성노조가 들어섰다
이번 노조위원장 선거는 강성인 권오일 후보와 초강성인 안현호 후보가 맞붙었다. 어느 쪽이 당선되든 강성 노조가 들어서는 것이다. 투표 결과 4만 8,747표 중 2만 2,101표를 얻은 안현호 후보가 차기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2년 만에 다시 강성노조가 들어선 것이다. 안현호 차기 노조위원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금속연대 소속으로 과거 수석 부위원장을 지냈고,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이끌었다. 2007년에는 성과급 관련 시무식에서 난동 사건으로 구속된 적이 있었다.

노사협조주의 청산
안되면 될 때까지
안현호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구호가 노사협조주의 청산, 안되면 될 때까지, 강력한 민주노조였다. 보기만 해도 상당히 강력하다. 저 구호를 간단하게 해석하면 사실상 회사 말은 이제부터 안 듣을 거라고 보면 된다.

그 외에 공약으로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경영이익 30% 성과급 지급, 식사시간 1시간 유급화, 정년 연장, 일반직과 여성 조합원 처우 개선, 4차 산업혁명 고용대책 마련 등을 내걸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앞세운 사측의 도발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전기차 생산 관련 대책을 세우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려는 경영진의 전략을 도발이라고 표현했으며, 전기차 생산 관련 대책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하려는 전기차 물량을 뺏어올 것이며, 아산 제2공장 설립 추진을 내세웠다.

또한 공약 중에서도 주 35시간 근무제를 핵심으로 내세웠으며, 실제 근무 여부와 상관없이 주중 잔업 30시간에 대한 임금을 무조건 받는 완전월급제도 쟁취하겠다고 했다.

전기차 전용 공장
아직 계획조차 못 잡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로 대세가 흘러가고 있다. 미국의 신생 전기차 회사인 리비안은 지난달 상장과 동시에 GM과 포드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그 외에 애플, 알리바바, 화웨이, 샤오미와 같은 IT 기업들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전기차 부문만 보면 작년 5위에서 올해 상반기 6위로 내려앉았고, 점유율도 7%에서 4%대로 줄어들었다. 전기차 청사진 면에서는 현대차가 가장 뒤처져 있는 셈인데, 다른 브랜드는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을 위해 나서고 있는데, 현대차는 아직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현대차는 현재 전기차를 혼류 생산 중이다. 울산 1공장에서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을 코나, 벨로스터와 혼류 생산하고 있으며, 울산 2공장에서 GV60을 싼타페, 팰리세이드, GV70, GV80과 함께 생산 중이다. G80 전기차는 수소차인 넥쏘와 함께 울산 5공장에서 투싼, G70, G80, G90과 함께 생산 중이다. 아산공장에서는 아이오닉 6 양산을 위해 라인 공사를 했다.

2025년 현대차는 전기차 100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만을 생산하는 공장이 필요하지만 작업 인력 감축, 전환 배치 등 노조가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으로 인해 명확한 협상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GM, 포드는 수년 전부터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직 감원을 완료하고 연구 인력을 늘려왔으며,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세워 가동하거나 가동 준비 중이다.

내년부터 전기차 미국 생산
노조는 물량 다시 가져오려고…
내년부터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GV70 전기차를 시작으로 다른 전기차 라인업도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대해 혜택을 주려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전기차 해외 생산에 반발하고 있으며, 안현호 당선인은 해당 물량을 다시 한국 공장으로 가져오려고 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해외 투자에 대해 예전부터 부정적이었는데, 조 단위의 미국 투자에 대해서도 반대한 바 있다. 그 외 미래 자동차 관련 사업들을 모두 국내에서 하라며 해외 투자를 막으려고 한 적도 있었다.

생산 비용 상승하는 공약들
전기차 전환에 투자 감소 우려
안현호 당선인의 공약을 살펴보면 생산 비용이 상승하는 공약들이 많다. 주중 잔업 30시간에 대한 임금을 무조건 받는 완전월급제는 올해처럼 반도체난으로 생산량이 줄어 잔업이 없어도 월급은 잔업 30시간을 한 것과 똑같이 받게 된다. 특근 미실시로 인한 생활임금을 확보하겠다는 이유다.

또한 경영성과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며, 그 외 상여금은 전액 통상임금 적용,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이렇게되면 지금보다 인건비가 더 오르게 된다. 올라간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현대차는 차 값을 더 올리게 될 것이고, 전기차 전환에 투자되어야 할 돈이 감소되어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

온라인 판매는
앞으로 꿈도 못 꿀 것
현재 자동차 제조사들은 온라인 판매를 도입,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아예 처음부터 100% 온라인으로만 차를 팔고 있으며, 다른 브랜드들도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고 확대하는 이유는 비대면 거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판매 과정이 간소화되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팔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노조의 반발이 매우 극심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캐스퍼 온라인 판매를 그대로 진행했는데, 캐스퍼는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위탁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기존 생산 차종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긴 했지만 상황에 따라 온라인 판매를 해야 할 수 있는데, 강성노조가 들어서 있는 동안에는 어려울 것이다. 실리파로 불렸던 이전 노조에서도 저 정도였는데, 강성노조라면 더 극렬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수요가 늘어나도
증산이 어렵다
수요가 늘어나도 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2019년, 예상을 뛰어넘는 팰리세이드의 인기로 인해 현대차는 증산을 추진했는데, 노조는 증산을 반대해 왔다. 당시 대기 물량만 국내 6만 대가량 되었다고 한다.

국내 대기물량뿐만 아니라 미국 수출 물량도 생산해야 했기에 국내 소비자들은 최대 6개월가량 대기해야 했다. 회사 측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울산 2공장에 생산라인을 구축해 기존 4공장과 함께 공동생산할 것을 제안했지만 4공장 대의원들이 4공장 근로자의 특근 일수가 줄어 임금이 감소한다는 이유로 증산을 반대하고 특근도 거부하면서 오히려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는 노조 동의를 얻어야만 증산 및 생산라인 변경, 추가가 가능하도록 단체협약을 맺은 상태다. 이 단체 협약으로 인해 시장 상황이 급격히 바뀌더라도 현대차는 노조 동의라는 족쇄에 묶여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가 어렵다. 생산이 지연되자 기다리다 지친 2만여 명의 소비자는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다행히 울산 4공장 대의원들이 팰리세이드를 울산 2공장에서 공동생산하자는 사 측 제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증산에 합의했다. 올해 초에는 아이오닉 5 생산과 관련해 맨아워를 놓고 노사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가 합의에 성공했으며, 이후에는 올해 1만 9천 대 증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요가 늘어나도 증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근무 시간 감소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근무 태만으로 인한
품질 불량 문제
작년에 현대차 공장에서는 근무 태만으로 몇몇 직원이 징계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여러 명이서 작업을 해야 할 것을 돌아가면서 한 명에게 몰아주고 나머지는 쉬었으며, 그 외 올려치기와 내려치기를 통해 휴식시간을 임의로 늘렸다. 심하면 조기 퇴근하기도 했으며, 근무 도중에도 낚시를 다녀오기도 했다.

또한 근무하면서 휴대폰으로 영상 보는 것은 매우 유명하다. 오죽하면 현대차 직원들은 드라마에 매우 빠삭하다고 할 정도다. 현대차 공장 모습을 촬영한 영상에서도 이어폰 꼽고 영상 시청하며 조립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렇게 근무하고 있으니 품질 불량이 안 나오는 게 이상하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별의별 조립 불량 사례가 있다. 나사가 제대로 안 조여저 있다든지, 단차가 눈으로 봐도 너무 심하다든지, 부품이 누락된다든지, 선택한 색상과 다른 색상의 부품이 장착되어 있다든지 등이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기본적인 조립 불량은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생산직 직원이 근무에 집중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조립이 이상하게 되며, 이를 잡아내야 할 QC 직원도 마찬가지로 제대로 불량을 잡아내지 못한 채 출고되어 소비자에게 오는 것이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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