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공개, 근데…이게 또 현대기아차 위한 거라고?

0
9928

현대기아차, 테슬라 모두 영향받아
올해 100% 받아도 내년엔 50% 받을 수도 있다
내년 보조금 기준, 전기차 판매 가격 분석
도대체 왜 전기차 보조금 정책 바뀌는 것일까?

현재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 중, 대다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고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올해 6,000만 원 미만의 전기차를 구매한다면 100%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산, 수입할 것 없이 완성차 업체들은 출시하는 전기차의 판매 가격을 보조금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맞춰서 출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내년에는 완성차 업체들의 보조금을 공략해서 이미 출시된 전기차들의 판매 가격 정책이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내년 전기차 보조금 지침을 발표했는데 보조금 지원 기준이 더 깐깐해졌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전기차 보조금 지원 예산 추이는 늘었는데 1인당 받는 혜택은 줄었다는데 과연 어떻게 바뀐 것일까? 오늘은 내년부터 적용될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정서연 에디터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
왜 협의 중일까?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8월부터 자동차 제조사, 지방자치단체, 관계 부처와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내용을 담은 ‘2022년 전기자동차 구매보조금 지침’ 개정을 협의 중이다. 내년부터 적용될 구매보조금 지침은 올해 전기차 출시 차종이 다양해지면서 진행됐다. 환경부는 “초고성능의 일부 고가 전기차가 아니라, 일반 내연기관차 수준의 성능과 가격을 갖춘 전기차 모델 생산과 구매를 확대시킬 것”라며 “협의가 마무리되는 데로 보조금 지침 개정안을 내년 1월 초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보조금은 값비싼 배터리가 탑재됐고 내연기관차와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전기차 보급을 활성화하려고 도입한 제도다. 다만 정부는 이전부터 전기차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가 전기차의 대당 보조금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보조금 예산 총액을 늘려 더 많은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와 배터리 가격 인상, 미국·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확대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내년 보조금을 최소한 올해 수준으로 동결했어야 한다”라며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내년부터 적용될
전기차 보조금
어떻게 바뀌었을까?

환경부가 공개한 내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침을 살펴보면 내년부터 크게 2가지가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올해는 전기 승용차 기준 판매 가격이 6,000만 원 미만이면 중앙 정부의 국고 보조금 100%, 6,000만∼9,000만 원 사이는 50%를 지급했다. 그리고 판매 가격이 9,000만 원 넘는 전기차는 보조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차량 가격 기준이 올해보다 500만 원 내려간다. 내년부터는 전기차 판매 가격이 5,500만 원 미만이어야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 전기차 판매 가격이 5,500만∼8,500만 원 사이라면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고 8,500만원 이상이면 아예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

전기차 1대당
받을 수 있는 지급액은?

내년 전기차 1대당 국고 보조금 지급액도 올해보다 100만 원 줄어든다. 올해는 연비와 주행거리에 따라 최대 700만 원을 지급했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기차를 구매 시 받는 추가 보조금 등을 더하면 최대 8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바뀌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에 따라서 국고 보조금 상한액 또한 올해보다 100만 원이 적은 최대 700만 원으로 내려간다. 전기차를 사면 국고 보조금에 비례해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함께 받을 수 있는데 올해 전기차 1대당 최대 200만 원을 지급했던 서울시는 ‘내년에도 보조금 지원 금액을 가급적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소비자들은 현재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들을 내년에 구매한다면 얼마나 돈을 더 내야 하는지 주목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내년에 전기차를 구매한다면 차종별로 판매 가격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알아보려고 한다.

보조금 정책 바뀌어도
아무런 문제없다

현대 아이오닉 5의 판매 가격을 살펴본 결과 내년에 새로 바뀐 전기차 보조금이 적용된다고 해도 여전히 보조금 100%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조금 기준은 옵션을 뺀 ‘기본 가격’이기 때문이다. 가장 비싼 롱 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이 5,500만 원 미만인 5,455만 원으로 판매 가격이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내년에 새 기준이 적용되어도 구매 가격 변동이 없을 예정이다.

반면 플랫폼을 공유하는 기아 EV6는 일부 트림에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5보다 더 다양한 트림을 갖춘 EV6의 일부 모델이 내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인 5,500만 원을 넘는다. 가격 변동이 있을 대상은 5,595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롱 레인지 어스와 5,680만 원인 GT-라인이 해당된다.

올해 보조금 지급
기준만 맞췄는데

내년부터 적용될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영향을 안 받는 전기차도 있지만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으로 판매 가격을 빠듯하게 맞춘 전기차들은 내년에 모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보조금을 100% 받았으나 내년부터 50%만 지원받을 수 있는 5,500만∼6천만 원 사이의 판매 가격을 갖춘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예정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는 바로 현대차그룹이 지난 10월에 출시한 전기차 ‘제네시스 GV60’이다. 판매 가격을 살펴보면 이미 모든 트림의 가격이 내년 보조금 100%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넘었다. 그중에서 스탠다드 2WD 모델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기준이라도 맞춘 듯이 판매 가격이 5,990만 원인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올해 서울시 거주자가 이 모델을 구매한다면 전기차 보조금으로 총 1,000만 원을 받을 수 있지만 가격 조정이 없는 한, 내년에는 1,000만 원의 절반 정도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수입 전기차도
예외는 없다

제네시스 GV60과 판매 시작 가격이 같은 메르세데스-벤츠 EQA의 기본형 250 트림은 5,990만 원으로 올해 보조금 100%를 받았지만 역시 가격을 내리지 않는 한 내년에는 보조금 50%만 받을 수 있다. 이외에 다른 트림은 이미 6,000만 원대로 판매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서 올해 보조금 100% 범위에도 제외됐다.

그리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인 테슬라 역시 내년에도 보조금 100% 범위에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6,000만 원 미만인 모델은 없다. 지난 7월 말부터 판매 중단 상태인 모델 3 롱 레인지는 올해 보조금 100% 범위에 속한 5,990만 원의 판매 가격을 갖췄지만 ‘제한된 공급으로 2022년부터 주문 가능합니다’라는 문구만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만약 내년에 판매를 재개하더라도 보조금 100% 범위와는 거리가 멀다.

“이미 대응 중이던데”
“국산차만 유리한 게 아니냐”

내년부터 바뀌게 되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정책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이미 현대차랑 기아는 이미 벌써부터 보조금 100% 받기 위해서 옵션 트림 재작업 중이라던데”, “전기차 보조금 지원도 좋지만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더 힘썼으면”, “출시되는 전기차들 판매 가격 낮추기 위한 탁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추가로 “역시 5,500만 원으로 낮추는 이유가 있네. 국산 전기차들은 내년에도 보조금 100% 받을 수 있는 모델들이 많은데 수입차는 거의 없네”, “국산차 유리하게 만들려고 정책 바꾸는 거 아니냐”, “미국이랑 중국도 자국 브랜드 전기차에 보조금 더 많이 주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자국 브랜드가 보조금 많이 받게 하는 것이 정상이다”라며 서로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네티즌들도 있었다.

12월이 지나고 다가올 새해부터 국내에 신형 전기차들이 대거 출시된다.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형 전기차종만 무려 20종이 넘는다. 현대차에서는 아이오닉 6와 CUV 전기차 등을 선보일 예정이고 기아는 신형 니로와 EV6 GT를 공개한다. 그리고 한국GM은 신형 볼트 EV, 르노삼성은 XM3 하이브리드 모델, 쌍용차는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BMW i4가 출시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내년에 출시되는 전기차들 소식에 내년 전기차 보조금 축소의 영향을 받고 판매 가격이 책정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일부 완성차 제조사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기존 모델에서 기본 옵션을 빼고 차량 가격을 낮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면 내년에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간혹 자동차 제조사들이 기본 장착 사양을 선택 사양으로 돌리고 옵션이 없는 차의 기본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는 이를 방지하지 위해서 내년에는 전기차 소비자가격의 기준과 범위를 지금보다 더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소비자들은 앞으로 발표될 구체적인 보조금 지급 기준을 담은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 보조금 업무 처리 지침’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autopostmedia@naver.com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