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만 형 잘가요” 현대차 운동성능 20년치 5년만에 발전시킨 장본인이 결국 떠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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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입사한 알버트 비어만 사장 퇴임한다
N 브랜드 론칭 등 현대차의 변화를 주도한 인재
퇴임식에서 정의선 회장, 직접 비어만 사장의 공을 강조해

2015년, 현대차는 BMW에서 부사장직을 맡고 있었던 알버트 비어만을 고성능차량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전 세계가 깜짝 놀랐으며, 특히 독일에서는 파장이 매우 컸다.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 입사 이후 현대차의 주행성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으며, N 브랜드를 론칭하고 성장시켜 현대차도 고성능차를 잘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해외에 각인시켰다.

이후 승진을 통해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사장)으로 임명되어 연구개발부문의 사업 및 인력을 책임졌으며, 현대차그룹의 변화를 선도했다. 그랬던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지난 16일 퇴임했다. 비어만 사장은 독일로 돌아간 후 내년 1월부터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유럽기술연구소에서 고문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1983년 BMW 입사해
오랫동안 일을 했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1957년 독일 태생으로, 아헨 공과대학교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 후 1983년, BMW에 서스펜션 테스트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1986년에 2년간 BMW 모터스포츠 테스트 엔지니어로 옮겼으며, 1988년부터 5년간은 새시 관련 개발팀의 매니저를 맡았다.

1994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시장 제품 개발 매니저로 활동했으며, 2000년까지 BMW의 고성능 브랜드인 M에서 섀시, 드라이브트레인, 전자 시스템 개발 분야를 총괄했다. 2000년에 독일로 돌아와 BMW 모터스포츠에서 스포츠 투어링카 기술 이사직을 맡았다.

2003년에는 X5와 X5M, X6M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매니저로 임명되어 개발을 주도했으며, 2008년부터 BMW M 개발 총괄 연구소장을 맡았다.

처음 BMW에 입사한 이후부터 주행 성능과 관련 있는 직무를 수행했으며, 모터스포츠 분야에도 몸담아 고성능 차 관련 경험을 쌓았다. 그 경험을 고성능 차에 들어가는 몇몇 부품 개발을 주도했다. 이후에 X5M과 X6M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해 고성능차 개발 부분의 권위자로 올라섰다.

2015년 4월
현대차그룹으로 이직
독일에서 난리가 났다

BMW에 30년 넘게 몸을 담던 비어만 부사장은 2015년 4월 1일, 현대차그룹 고성능차량 담당 부사장으로 이직했다. 당시 국내에서도 비어만 부사장에 대한 명성이 어느 정도 알려졌던 터라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고성능차 개발을 시작하려나 보다”라는 반응이 나오면서 화제가 되었다. 사실 비어만 부사장은 영입 제안이 들어왔을 당시 현대차그룹에 대해 잘 몰랐는데, 두 번째 영입 제안에서 호기심이 생겼으며, 이후 한국을 방문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만나보고 난 후 이직을 결정했다.

한편 독일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BMW에서 30년 넘게 기술력을 쌓아온 핵심 인력이 넘어간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독일에서는 기술 유출과 관련된 법률이 크게 강화되었는데, 특정 직급 이상의 기술 인력이 EU 가입 국가 외 회사로 이직할 경우 독일 정부에 신고하도록 변경되었다. 거기에다가 독일은 유럽 회의에 이 문제를 공론화했고, EU 기능 조약이 개정되어 정보 공유와 인력 이동이 어려워졌다.

2015년 N 런칭
다양한 고성능 차량 개발 주도

비어만 부사장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대차는 N 브랜드를 론칭해 고성능차 본격 개발을 선언했다. 비어만 사장은 론칭 행사에서 ‘현대자동차 고성능 N은 모터스포츠 세계에서 축적한 경험을 통해 스릴과 감성적 즐거움을 추구합니다. N 모델들은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레이스 트랙에서 느낄 수 있는 드라이빙 본연의 재미를 일상에서도 전달할 것입니다’라고 발언했다.

N이라는 이름은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뉘르부르크링 서킷의 북쪽, 일명 녹색 지옥이라고 불리는 노르트슐라이페에서 따왔다. 또한 N의 형상은 트랙 중 제동, 회전, 가속의 균형 잡힌 성능이 판가름 나는 시케인 코스와 유사하다.

이후 2년간의 개발을 통해 첫 번째 모델인 i30 N을 출시했는데, 공개된 직후부터 여러 자동차 매체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탑기어에서는 “한국이 이제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제 그들의 자동차들이 이곳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 존경할 만한 결과물이다”라고 말했으며, i30 N과 골프 GTI를 비교하더니 i30N을 고를 것이라고 했다. 유럽에서 골프의 위상을 생각해 본다면 엄청난 호평이다. 심지어 가격도 골프 GTI보다 저렴하다 보니 판매량도 꽤 훌륭했다.

독일이 왜 비어만 부사장이 이직했을 때 왜 발끈하면서 법률을 개정했는지 충분히 알만 하다. 짧은 시간 안에 주행 성능을 세계 유수의 차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후 현대차는 벨로스터 N, i20 N, 아반떼 N, 코나 N을 출시했으며, N보다 성능은 낮지만 N의 감성을 느껴볼 수 있는 N라인도 꾸준히 선보였다.

2018년 승진을 거쳐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

특히 비어만 사장은 입사 이후 직접 테스트카를 운전하면서 연구원들에게 세팅하는데, 그럴 때마다 완성도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한다. 특히 N 모델은 아니지만 G70은 출시되자마자 BMW 3시리즈와 비교하면서 일부 부분에 대해서는 G70이 좋은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스팅어도 재미있는 펀카로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1월에 현대차그룹의 시험고성능차량 담당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동년 12월에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되었다. 해당 직책은 남양연구소, 의왕연구소, 마북연구소의 연구개발부문의 사업과 인력을 책임진다. 당초 처음 입사했을 때는 3년간 계약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2018년 퇴임 예정이었지만 연구개발본부장직을 제안받고 나서 한국에서 일하는 시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해 지금에 이르렀다.

지난 16일
퇴임식을 진행했다
유럽기술연구소 고문직 수행 예정

최근 사장단 인사에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퇴임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으며, 지난 16일, 남양연구소에서 퇴임식을 진행했다. 퇴임식은 사내방송으로 중계되었다.

퇴임식은 비어만 사장의 약력소개를 시작으로 현대차 근무 시절 모습이 담긴 영상 상영, 퇴임사, 감사패 증정 순으로 이뤄졌다.

비어만 사장은 “성대한 환송회를 마련해 줘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21일에 가족과 함께 독일 뮌헨으로 떠난다. 정 회장이 독일에서도 업무를 계속하면 된다고 했는데, 내년 1월부터 독일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유럽기술연구소에서 고문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고객들에게 경쟁력 있는 히어로 차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5년 초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3년의 계약기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고민이었다”라며 “하지만 i30 N과 스팅어 같은 차량의 탁월한 주행성능을 개발하는 일에 기쁘게 매진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2018년 가을 회장이 연구개발본부장직을 제안하고 이후 한국에서의 시간을 연장키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정의선 회장도
비어만 사장의 공로를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도 비어만 사장을 각별하게 생각했다. 이번 퇴임식에서 영상에 등장해 “비어만 사장의 리더십은 R&D 조직 구조를 ‘원 스트롱 R&D 패밀리’로 탈바꿈시킬 때 뚜렷이 드러났다”라며 “그는 도전에 나섰을 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 간의 간극을 성공적으로 메우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조직을 구축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우리 모든 구성원들을 대변해 비어만 사장의 리더십과 비전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 우리는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도 불렀다”라며 “함께한 즐거운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겠다”라고 했다. 업적에 대해서도 강조했는데, “그가 우리 모두에게 심어준 ‘우리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고 이미 최고’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간직할 것”이라며 “비어만 사장은 기술 고문으로 유럽권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도
이번에 물러난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뿐만 아니라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그룹 디자인 경영담당 사장도 이번에 물러난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폭스바겐과 아우디에서 일하다가 2006년 기아자동차로 이직해 디자인 부문 총괄 겸 부사장 직책을 맡았다.

이후 기아차의 디자인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 타이거노즈 그릴을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정했으며, K7을 시작으로 K5를 크게 히트 쳐 해외에도 명성을 널리 알렸다. K5 1세대는 지금도 디자인만큼은 국산차 중 최상위권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3년,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총괄 사장으로 승진해 현대차 디자인도 담당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 루크 동커볼케가 현대차 담당 수석 디자이너로 부임해 피터 슈라이어 사장 바로 밑으로 오면서 함께 현대차그룹의 디자인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8년, 현대차그룹 디자인 총괄 사장에서 새로 신설한 디자인경영담당 사장으로 승격되어 현재에 이른다. 그러다 입사 15년이 지난 최근 사장단 인사를 통해 퇴임했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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