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올해 11월까지 판매량 304대, 람보르기니보다 덜 팔려
판매 부진 원인으로 품질 불량, 부실한 AS 등이 있어

유럽의 고급차 브랜드로는 흔히 독일 3사를 떠올리지만 그 외에도 재규어가 있다. 본래 세단과 스포츠카를 전문적으로 만들다가 2016년 F-페이스를 시작으로 SUV에도 진출했다. 한때는 많이 흔해진 독일차 대신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재규어를 선택하는 사람도 꽤 있어서 도로에서 나름 흔하게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판매량이 많이 부진한 상태다. 올해는 11월까지 불과 300대에 불과했으며, 심지어 람보르기니보다 적다. 판매 부진으로 인해 올해 몇몇 차종이 판매 중단되었으며, 내년에도 판매 중단되는 차가 있다. 이러다 철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올해 11월까지 304대
작년보다 50% 이상 하락

재규어는 올해 11월까지 30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2019년 동기 2,283대와 비교하면 86%, 작년 714대와 비교해도 57%나 감소했다. 매년 판매량이 크게 줄고 있다.

심지어 수억 원에 달하는 럭셔리카 벤틀리(484대),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323) 대보다 덜 팔렸다. 반면 재규어와 함께 판매하는 랜드로버는 SUV 열풍, 고급 SUV의 대표주자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올해 2,907대를 판매해 이전보다 감소했지만 재규어보다는 훨씬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많은 차종이 올해 판매 중단
내년에는 XF 판매 중단

재규어는 국내에 나름 풍부한 라인업을 구축했지만 올해 판매 중지된 모델이 많다. 먼저 XJ는 2019년 생산이 중단되었으며, 국내에는 올해 2월까지 재고 물량만 판매한 후 최종 단종되었다. 이후 XJ 전기차가 개발 중이었으나, 재규어에서 타 차량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출시를 취소했다.

하지만 나머지 차종들은 해외에서 잘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판매가 중단되었다. 올해 3월 XE가 판매 중단되었으며, E-페이스와 I-페이스는 올해 5월부터 판매가 중단되었다. 특히 E-페이스는 엔트리 SUV 라인업으로 국내 재규어 판매량 중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중단되었다.

XE는 재규어 국내 홈페이지에서 삭제되었지만 E-페이스와 I-페이스는 아직 전체 모델 라인업에 남아있어 추후 다시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현재는 XF와 F-페이스, F-타입 세 종만 판매 중이지만 내년에는 XF가 판매 중단된다고 한다. XF는 재규어의 볼륨 모델로 이 차가 단종될 정도면 재규어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 수 있다. 거기에 F-타입은 스포츠카 특성상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으니 사실상 재규어는 F-페이스 하나만 남은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딜러사들도
적자를 기록 중

재규어 판매 감소와 더불어 랜드로버도 판매량이 덩달아 감소하자 딜러사들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인도 타타그룹에 함께 있는 계열사로, 국내에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라라는 이름으로 같이 진출해 있다. 전국에 있는 전시장들도 두 브랜드들을 함께 취급하고 있는데, 둘 다 판매 부진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국내에는 총 10개 딜러사가 있는데, 그중 7개 딜러사가 2017년 이후 4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딜러사는 누적 적자 200억 원을 넘어 사업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작년 10월, 로빈 콜건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로 취임했지만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

재규어 결함 / 채널A

고질적인 품질 문제
악명이 매우 높다

재규어가 판매 부진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고질적인 품질 문제다. 다른 부분은 어떻게 감안하고 타더라도 품질 문제는 정말 ‘답이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참고로 랜드로버도 품질이 심각한 것으로 유명한데, 같은 계열사다 보니 부품을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랜드로버에서 문제가 생기면 재규어에서도 덩달아 문제가 발생한다.

랜드로버에 대해서는 이런 말이 있다. ‘랜드로버 차주들은 만나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오늘 아침 서비스센터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랜드로버가 보인다면 두 종류다. 서비스센터로 들어가는 차, 서비스센터에서 나온 차’, ‘랜드로버는 총 3대를 뽑아야 한다. 수리받고 있는 차, 수리 동안 탈 차, 수리에 쓸 부품차’ 이렇게 3가지가 유명하다. 이것이 재규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미국에서 품질 평가도 좋지 않다. 올해 초 J.D 파워 발표 기준 초기 품질 결함인 IQS는 브랜드 평균이 100대당 문제 162건이지만 재규어는 165건으로 약간 높아 평균 수준이지만 중장기 결함인 VDS는 브랜드 평균이 100대당 문제 121건이지만 재규어는 무려 186건으로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심지어 품질 안 좋은 것으로 유명한 테슬라도 VDS는 재규어보다는 높다. 재규어보다 낮은 브랜드는 알파로메오, 랜드로버 둘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에서도 재규어와 관련된 소식이 나오면 네티즌들은 품질과 관련된 반응을 보여주고 있으며, 품질이 안 좋다는 이미지가 쌓이다 보니 소비자들도 재규어를 찾지 않게 된다.

재규어랜드로버 서비스센터 / 서울경제

AS 문제도
심각하다

품질이 안 좋은 것도 그렇지만 AS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AS 문제는 소비자 신뢰도와 직결된 것으로 가장 중요하다. 천 원대인 과자 하나에도 문제가 생기면 해당 소비자에게 사과와 동시에 자사 과자를 박스로 보내는 등 AS에 크게 신경 쓰는 것도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재규어 AS와 관련된 사례는 많다. 한 가지만 뽑아보자면 한 소비자는 F-페이스 구입 후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문틈 이격, 운전석 삐걱거림, 블루투스, 내비게이션 미작동 등 문제가 발생해 서비스센터에 차를 입고했는데, 관련 부품이 없어 제때 수리를 하지 못했다. 결국 해당 소비자는 1,200만 원 손해를 보고 중고로 팔았다.

재규어랜드로버 서비스센터 / 연합뉴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2019년 국내 서비스센터를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지만 작년에 되려 서비스센터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었다. 2019년 29개였던 서비스센터가 2020년 26개로 줄어들었다. 한국에서 철수한 닛산, 인피니티를 제외하면 재규어랜드로버만 서비스센터를 축소했다.

올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로 취임한 로빈 콜건 대표는 품질 이슈를 인정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이미지 개선은 하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 시세 감가가
매우 크다

고질적인 품질 문제, 심각한 AS 문제, 그 외에 비싼 수리비와 더불어 보험료도 높다 보니 브랜드 가치가 하락해 중고차 시세 감가가 매우 크다. 중고차 시장에서 재규어는 인기가 없다 보니 사람들이 잘 찾지 않고, 시세 감가로 이어진다.

볼륨 모델인 XF와 BMW 5시리즈와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난다. 5시리즈는 2019년식 모델이 평균적으로 4~5천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는데, XF는 3천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매물에 따라서 2천만 원대 후반도 있다. 상태가 정말 좋아야 4천만 원 초반에 책정되어 있다.

국내 철수설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국내 철수설이 나오고 있다. 요즘 계속되는 수입차 전성시대로 럭셔리카, 슈퍼카도 잘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재규어가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으며, 일부 딜러사는 사업 포기까지 언급할 정도니 국내에서 철수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철수설이 나오자 네티즌들도 별로 아쉬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품질과 AS가 좋지 않고, 신차도 잘 안 나와 발전이 없는 재규어 문제이며,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신차를 내놓아도 재규어의 실적 향상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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