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내리면 뭐하나
이번에 또 치솟는 기름값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무엇?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유류세 인하, 기름값 폭동, 유가보조금 삭감 등의 소식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오늘 주유를 하려고 했는데, 오늘 기름값이 폭등했다고 생각해 보자.
얼마를 넣을 것인가? 분명 고민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유가 억제를 위해 실시한 유류세 인하 조치로 국내 평균 기름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최근 다시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글 장수연 수습 에디터
현재 유류세
역대 최대폭 인하
지난해 11월, 정부는 물가를 잡겠다며 유류세를 역대 최하폭인 20% 내렸다. 이는 역대 유류세 인하 조치 사상 최대 폭으로, 만일 유류세 20% 인하가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 1리터에 164원의 가격 하락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경유와 LPG 부탄에도 역시 각 116원, 40원 인하 효과가 있다. 그 효과가 발휘라도 되듯,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리터당 1,800원 대에서 1,620원 대까지 9주 연속 떨어졌다. 덕분에 소비자 역시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름값은
계속 오르는 중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의 역대 최대 폭인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 유가 급등세가 다시 이어지고 상황이다. 올해 1월 셋째 주부터 석유류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더니, 벌써 1,700원에 육박했다. 현재는 리터당 1,800원 돌파도 시간문제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통상 2주~3주의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를 따라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 국내 유류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름값이 다시 치솟으니 차주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볼멘소리
한 자영업자는 “안 그래도 자영업자라 코로나19때문에 적자가 심한데 올해 유난히 기름값이 매일매일 오르니 너무 힘드네요”라며 “1,300원 대만 되어도 진짜 좋을 텐데, 5만 원에 30L 밖에 안된다니..”라며 급격히 오른 기름값에 힘든 기색을 내보였다.
화물차주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화물차주들은 “기름값도 제대로 못 잡으면서 화물차 유가보조금만 삭감했으니, 생업이 달린 차주 입장에서 정말 답답하다”라며 “유류세 인하 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진 만큼 유가보조금을 다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놓아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토록 차주들을 힘들게 하는 유가상승, 원인이 무엇일까?
기름값 오르는 이유는
국제유가상승 속도 때문
기름값이 대폭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국제유가상승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속에 국제유가는 지난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며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겼다.
한 에너지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을 비롯한 지정학적 불안 요인들이 원유의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여기에 최근 1,200원대로 뛴 환율도 국내 기름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꼴이다.
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 중
기름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자 정부는 곧바로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카드를 꺼냈다. 기획재정부 1차관인 이억원은 “국제유가 가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그 동향에 따라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하분이 이미 가격에 반영된 터라, 유류세 인하를 연장해도 소비자는 값이 내려갔다고 느낄 수 없는 상황이다. 역대 최대폭의 유류세 인하 중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뾰족한 대책 없이 고물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가 세우고 있는 대책들은 무엇이 있을까?
향후 수급 불안 시
비축유 방출 등도 추진할 계획
앞서 언급했듯, 최근 국제유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됨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도 상승추세다. 정유업계는 국내 도입물량 중 약 5.6%를 러시아에서 수입 중이나 현재 국내 석유수급 차질은 없으며, 위기 발생 시 대체 수입처 발굴 등을 통해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석유공사는 석유수급 위기에 대비해 비상시 정부 비축유 방출 태세를 항시 확립하고 있으며, 유사시 해외 생산 원유를 도입하는 등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산업부도 정유사의
협조를 요청했다
산업부도 최근 국제유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최우선으로 유가 급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유사의 협조를 요청했다. 또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국내 석유수급 모니터링을 보다 철저히 진행하고, 유사시 정부 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산업부 박기영 제2차관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 등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라 비상시 석유수급 대응계획을 지속 점검해나갈 예정”이라 “국제유가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올 4월까지 시행 예정인 유류세 인하 기간 연장 등 국민경제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기재부 등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내릴 때는 남은 기름 다 소진되면 내린다고 버티더니, 오를 때는 눈 깜짝할 사이에 확 오르네 양심도 없는”, “언제 내리긴 했냐?”, “눈 깜짝할 사이에 바로 올라가더구먼”, “18주 연속 내려도 2주 오르면 같아지는 기름값, 웃겨”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속되는 기름값 폭등 소식에 한 네티즌은 “이래서 전기차 보급을 해야 하는 거야, 충천소나 많이 만들어”라면서 “그럼 다들 전기차 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런다고 누가 전기차 사냐?”, “대한민국 90%가 지금 내연기관 차량인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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