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차 판매량 10만 대 달성 못했다
큰 차 선호하는 소비자들 VS 경차 판매량 감소
경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단연 경제성’
국내 판매 중인 경차 판매 가격 분석

점점 국내 소비자들은 큰 차를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면서 경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경차의 특징을 살펴보면, 크기가 작다고 해서 모두 경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1990년도에 처음으로 국내에 출시된 경차는 높은 경제성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과연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서 경차 판매량이 줄고 있는 것일까? 점점 경차 혜택이 줄고 있고 심지어 경차의 메리트인 판매 가격까지 대폭 오르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차라리 경차 대신 SUV를 사는 게 더 저렴하겠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늘은 경차 혜택 및 현재 국내에서 구매 가능한 경차들의 판매 가격을 살펴본 후 정말 경차가 경제성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정서연 에디터

현대차 캐스퍼가 대박났는데
연간 10만 대 판매 못했다

지난해 레이, 모닝, 스파크 그리고 캐스퍼를 기준으로 국내 경차 판매량은 9만 5,267대로 연간 10만 대 판매량을 넘기지 못했다. 국내 최초 경형 SUV 현대자동차 캐스퍼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10만 대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차종별 판매량으로는 기아 레이 3만 5,956대, 기아 모닝 3만 530대, 쉐보레 스파크 1만 7,975대, 현대차 캐스퍼 1만 806대가 팔렸다.

국내 경차 시장 규모는 지난 2014년 18만 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9년 11만 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약 9만 6,000대 정도 팔렸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차 판매 10만 대 선이 무너진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이 경차보다는 SUV 등 다른 세그먼트의 차를 구매하려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캐스퍼의 생산량이 더 증가된다면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10만 대 판매량을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등장한 경제성이 있는 차?

경차의 경제성을 살펴보기 전에 국내 소비자들이 경차를 구매하는 이유를 살펴보려고 한다. 1991년, 국내 대우국민차 티코가 출시되면서 처음으로 경차가 등장했다. 국민차 사업으로 등장한 경차는 예상과는 달리 초기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당시 소비자들은 패밀리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경차는 그에 비해 작은 크기를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IMF 이후 소비가 위축되고 최대한 저렴하고 경제성있는 자동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경차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대우 마티즈, 현대차 아토즈, 기아 비스토가 출시되면서 국내 경차 시장이 더욱 활성화됐다. 당시 경차를 구매할 때, 개별소비세가 부과되지 않았으며 교육세 또한 없었다. 그리고 차를 구매할 때 내는 취등록세가 전액 면제됐고 유류세 환급도 가능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경차 혜택
가장 중요한 판매 가격은?

그 밖에도 경차 혜택은 다양했다.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과 환승주차장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그리고 매년 납부하는 자동차세가 저렴하다. 그리고 CC당 부과되는 금액이 교육세를 포함해도 다른 차급의 자동차보다 월등히 저렴했다.

소비자들이 경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당연 각종 감면, 할인 혜택 등 경제성이었는데 최근 경차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 가격이 월등하게 저렴하다면 소비자들은 큰 고민이 없겠지만 현재 구매 가능한 경차들의 판매 가격을 살펴본 결과 정말 이젠 경차가 경제성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갖는 소비자들이 대다수였다.

그나마 저렴한
쉐보레 스파크

경차는 최근 1인 가구 확대로 개인용 이동 수단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저렴한 판매 가격, 각종 세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서 첫차 또는 세컨드카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경차들의 판매 가격이 예사롭지 않다. 옵션만 조금 추가하면 1,500만 원을 훌쩍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과연 사실일지 지금부터 확인해 보려고 한다.

현재 국내에서 구매 가능한 경차 중에서 가장 저렴한 차종은 쉐보레 스파크다. 역대 스파크 판매 가격을 살펴보면 승용 밴 베이직 트림 수동변속기 모델 기준 2017년 992만 원에 출시됐으며 2019년 가격을 낮춰서 972만 원으로 인하했고 현재 977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스파크를 오래 보진 못할 듯하다. 올해 스파크 단종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2021년 경차 판매량
2위 기아 모닝

다음으로는 20세기에 티코가 있다면 21세기에는 모닝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산 경차의 계보를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아 모닝의 판매 가격을 살펴보려고 한다. 쉐보레 스파크와는 다르게 기아 모닝은 출시 이후 매년 판매 가격이 대폭 인상됐다.

쉐보레 스파크와 마찬가지로 기아 모닝도 승용 밴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수동변속기 모델 기준 2017~2018년 945만 원에 판매됐지만 2019년 965만 원으로 인상됐다. 이후 2020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수동변속기가 삭제되고 자동변속기를 기본화하여 판매 가격이 1,180만 원으로 다소 인상됐다. 현재는 2022년형으로 변경되면서 1,190만 원으로 더 올랐으며 적정 트림과 구성을 갖추면 1,500~1,6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2021년 경차 판매량
1위 기아 레이

경차는 ‘900만 원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기아 모닝은 다소 비싼 가격대로 형성됐다. 하지만 지난해 경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한 기아 레이는 모닝보다 더 크기가 큰 만큼 판매 가격 또한 비쌌다. 레이는 기본형부터 수동변속기 없이 자동변속기만 장착해서 판매 중이다. 레이 밴 기본형 모델의 판매 가격은 2018년 1,210만 원부터 시작했지만 2019년 1,220만 원, 2020년 1,260만 원으로 매년 인상됐다.

최근 기아는 2022년형 레이의 1인승 밴을 출시하면서 조수석 시트까지 탈거해서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향후 개인용 다목적 차량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레이의 최저가 모델인데 판매 가격은 1,305만 원으로 오히려 더 올랐다. 2인승 밴 모델의 시작 가격은 1,315만 원으로 더 비쌌다. 레이의 승용형 모델에서 적정 구성을 더하면 1,600만 원 중반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역대급 인기를 끈 캐스퍼
판매가격도 역대급이다?

그 다음으로 판매 가격을 살펴볼 경차는 현대차 캐스퍼다. 현대차 캐스퍼는 국내 첫 경형 SUV로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1만 8,940명의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으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캐스퍼의 인기 비결로는 높은 실내 공간성, 동급 최대 안전성 등이 꼽혔다. 지난해 국내 경차 시장에서 판매량 4위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1월, 3,948대가 팔리면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스퍼의 판매 가격을 살펴보려고 한다. 캐스퍼는 경차 중에서 가장 비싼 모델이었다. 기본형 밴 모델의 가격은 1,375만 원이고 밴이 아닌 일반 승용 모델의 기본형 트림은 1,385만 원으로 밴 모델이 딱 10만 원 저렴했다. 그리고 승용형 캐스퍼 중에서 최상급 트림에 모든 옵션을 추가하면 2,000만 원을 넘는 판매 가격을 갖췄다.

국내에서 구매 가능한 경차 판매 가격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도대체 경차 판매 가격은 어디까지 올라가나요..?”, “차 크기는 그대로 가격은 대폭 인상”, “개인적으로 진정한 경차는 티코다”, “현대차와 기아가 경차 시장을 독점해서 판매 가격을 점점 올리는 것 같은데”, “경차는 정부가 개입해서 판매 가격 인상 못하게 하자”, “캐스퍼는 경차 시장에 등장해서 판매 가격만 높이네”, “내 월급 빼고 안 오르는 게 없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차는 다른 차급의 자동차보다 시작 판매 가격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소비자들은 경차의 상급 트림으로 올라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설정하는데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은 ‘경차 시작가격 900만 원대’를 원하고 있다. 현대차 캐스퍼도 900만 원대에 출시된다는 소문이 있어서 소비자들이 기대를 했다. 하지만 1,300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실망감을 드러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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