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발생 건수, 전기차 < 하이브리드, 가솔린 차량
실상 어느 차나 똑같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
하지만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이 더 높은 건 사실
화재 사고, 언제까지 소비자들을 떨게 할까

도로에 전기차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전기차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꼭 한 번 살펴볼 만한 문제가 있는데, 바로 “화재 사고”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한 번 불이 붙기 시작하면 좀처럼 화재를 진압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의 한 자동차보험 비교사이트는 전기차의 화재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020년 리콜 차량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전기차보다 높은 화재 발생 건수를 보인 차량이 있었다.

장수연 수습 에디터

하이브리드, 가솔린 차량
화재 건수 얼마?

미국 자동차보험 비교사이트인 AutoinsuranceEZ.com은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 미운수통계국, 리콜 정보 사이트 Recalls.gov에서 자동차 화재 및 리콜에 관한 데이터를 집계했다. 화재 발생 건수 등을 조사한 결과, 10만 대 당 화재 발생 건수는 하이브리드가 3474.5건, 가솔린 차량이 1529.9건, 전기차가 25.1건으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를 보면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보다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무려 139배, 가솔린차가 61배나 높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엔진과 배터리가 함께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화재가 많은 게 어쩌면 당연한 걸 수도 있다.

전기차 판매량이 적어서
그런 게 아닐까

전기차 판매량이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재 건수가 적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건 아닐까?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37만여 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7.9%, 미국 내에서는 66만 9,629대로 전체 판매량의 4.5%를 차지했다.

화재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간단한 문제 발생 건수에서도 가솔린 차량이 19만 9,533건, 하이브리드가 1만 6,051건, 전기차가 52건으로 나타났다. 화재에 이를 위험성이 있다고 신고된 리콜 건수에서도 전기차는 가솔린 차량에 비해 훨씬 적었다.

코나 화재 / 소방청

언론에서 다루는 것처럼
전기차 화재가 많지 않다

최근 발표된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 연구에서도 전기차의 화재 발생 위험이 엔진차보다 50%가량 낮았다. 전기차는 움직이는데 필요한 부품이 엔진차보다 훨씬 적고 에너지 변환에 연소 상태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화재 문제에서는 엔진차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다.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들은 연료통에서 엔진에 이르는 긴 전달 과정으로 인한 연료 누출과 누전, ABS, 그리고 엔진 자체 문제로 화재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전기차 화재는 언론에서 다루는 것처럼 많지도 않고, 전적으로 배터리로 인한 발화도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지하 3층 주차장에 마련된 전기차 급속충전소 / 연합뉴스

배터리 차량 등장으로
겪는 초기 문제일까

하지만 전기차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기차 화재도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던 배터리 차량 등장으로 겪는 초기 문제”라고 말했다. 전기차는 최근 배터리로 인한 대규모 리콜이 몇 차례 터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기차 화재, 뭐가 문제일까?

문제는 전기차가 화학물질로 이뤄진 배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면 고온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소화가 어렵다. 또 스스로의 열로 발화해 주위로 번지는 속성 때문에 엔진차보다 훨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독일에서 화재가 발생한 쉐보레 볼트 ev 유럽 버전 / 한국경제

전기차 화재 발생
= 배터리 발화?

전기차의 본격적인 보급이 시작된 지는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았다. 보수 대수도 엔진차에 비해 크게 적어 차량 결함이나 화재 등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도 축적돼 있지 않고, 화재 원인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 업계에서는 일단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가 발화 원인으로 가장 먼저 의심을 받고 있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전기차 역시 전기모터와 인버터, 각종 배선과 브레이크 장치 등 엔진차 못지않은 다양한 부품들이 사용되고 있고, 배터리만 봐도 배터리 셀 외에 패키징과 배터리 관리 시스템 작업이 별도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오류동 화재 사고 / 클리앙

최근 발생한
오류동 테슬라 화재 사고

이유가 뭐든, 수치적으로 화재가 덜 발생하든 전기차 화재는 한 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게 팩트다. 최근만 해도 구로구 오류동역 인근 한 야외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 모델 3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차량을 뒤덮은 불길은 55분 만에 꺼졌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오엠쥐”, “탑승자는 안전한가?”, “주차하다가 화재가 난 건가?”, “문이 녹아내린 거죠?”, “전기차 지하주차장 같은 데서 불나면 진짜 큰일 나겠네요. 다 탈 때까지 꺼지지도 않는데”, “테슬라 타시는 분들 불안하실 것 같네요”, “전기차는 이래저래 불나면 처리하기가 너무 어려운데, 어떻게 해결 방법이 없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소방청 전기차 배터리 화재 실험 영상 / jtbc news

실제로 소방청은
전기차 화재 대비 실험을 해왔다

전기차 화재 문제에 소방청은 이미 수차례 전기차 배터리 화재 대비 실험을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 뉴스 매체는 화재 실험 영상을 분석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화재가 난 경우, 소화기로 안 꺼지는 건 물론이고 산소를 차단해도 불씨는 금방 다시 살아났다. 수차례 실험을 한 소방청은 “기존 방식으로는 제대로 진화가 안 된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일반 화재가 아니라 열폭주라는 일종의 발열 반응이다. 화재를 진압한다고 해도 재발화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압이 어려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므로 기존 방식으로는 화재를 진압할 수 없으며 발열 반응을 진압할 수 있는 냉각 기술을 적용하면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콘크리트 벽에 충돌한 후 화염에 휩싸였던 테슬라의 모델X 차량 / 뉴시스

아무래도 하이브리드, 가솔린 차량보다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소식도 끊이지 않고 들리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 화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소비자들은 “전기차 사도 될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물론 하이브리드, 가솔린 차량보다 화재가 덜 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게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종류의 차든 화재가 안 나게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아니, 화재가 나지 말아야 한다. 누가 화재가 나는 차량을 타고 다니겠는가?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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