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관련 법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아무렇게나 우회전하는 것이 현실
올해 7월부터 보행자가 건널때는 물론 건너려고 할때에도 일시정지 해야 한다

국내에서 우회전은 별도의 우회전 신호등이 있지 않는 한 차량 신호등과 상관없이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등이 녹색일 경우에는 일시정지 후 보행자가 없다면 서행으로 진행 가능하고, 사고가 발생할 때만 신호위반 책임을 지지만 현실은 보행자 신호가 무엇이든,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든 없든 그냥 우회전을 한다.

이 글을 보는 독자도 횡단보도 신호에 따라 건너고 있는데 갑자기 우회전 차가 지나가 깜짝 놀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며, 우회전 도중 보행자가 지나가도록 기다리고 있는데 뒤차가 어서 가라고 경적을 울려 난감했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는 횡단보도 신호에 상관없이 무조건 일시정지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범칙금을 부과 받게 된다.

글 이진웅 에디터

우회전 교통사고 보행 사상자 자료 / 서울신문

3년 동안 우회전 사고로
200여 명이 사망했다

2018년부터 3년간 우회전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 사망자는 212명, 부상자는 1만 3,150명에 이른다. 전체 교통사고 보행 사상자 중 우회전 교통사고 보행 사상자의 비율도 2018년 9.6%에서 2020년 10.4%로 증가했다.

지난 9일,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남성이 우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작년 11월과 12월에는 초등학생 3명이 우회전 사고로 사망했다. 그전인 3월에도 초등학생 한 명이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우회전하던 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우회전 중인 차량 / 중앙일보

치사율 1.6배 높은데
현실은 우회전을 그냥 한다

교통안전공단은 최근 2년간 발생한 차에 사람이 부딪힌 교통사고 중 우회전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전체 교통사고 평균보다 1.6배 높은 100건당 2.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보행자 신호가 어떻든,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든 그냥 우회전을 한다. 작년,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서울 시내 6개 교차로에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우회전 차량 절반 이상은 보행자 안전에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횡단보도 위에 서 있는 차량 / 동아일보

실제로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을 때 우회전한 차량 820여 대 가운데, 54%인 440여 대는 양보하지 않고 그냥 통과했다. 27%인 220대는 양보는 했지만 일시정지하지 않고 계속 접근하면서 보행자에게 빨리 지나가라고 재촉하는 모습이었다.

보행자를 보고 멈춰 선 차량은 150여 대에 불과했는데, 그나마 40여 대는 횡단보도 위에 멈춰 섰다. 즉 실태조사 결과 우회전 차량 중 13%만이 보행자 안전을 지킨다는 것이 되겠다.

보행자 기다리니 뒤에서 경적 울리는 모습 / JTBC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면
경적 울리거나 옆으로 추월…

우회전하는 도중 횡단보도에 보행자를 발견해 일시정지를 할 경우, 뒤에 오던 차 역시 따라서 일시정지하는 것이 당연한데, 실제로는 어서 가라고 경적을 울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JTBC 기자가 직접 우회전하는 도중 보행자가 건너길 기다려봤더니 뒤차가 5초 만에 경적을 울리는 모습이 보도된 바 있다.

그 후 우회전하기 전 횡단보도에 보행자 신호가 들어왔을 경우에 진행하면 신호위반인데, 뒤 차는 어서 가라고 경적을 울린 모습도 보도되었다.

우회전 하면서 추월하는 모습 / MBC

심지어 기다리는 차를 추월하는 경우도 있다. MBC 기자가 직접 우회전하는 도중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했더니 뒤따르던 버스가 옆으로 섰고, 그 옆으로 다른 승용차가 서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아직 보행자가 다 건너지 않아 지나가지는 않았지만 만약 보행자가 없었다면 그대로 추월해 갔을 것이다. 물론 뒤에 정차한 차의 경적은 덤이었다.

우회전 하는 트럭 / 연합뉴스

보행자가 횡단보도 건널 때
일시정지하지 않으면 보험료 할증

이 사항은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사항이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은 올해 1월 1일부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 운전자가 일시정지 등 보행자 보호 의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보험료 할증을 적용하고 있다. 2~3회 적발 시 5%, 4회 이상 적발 시 10%가 할증된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보호구역에서는 기준이 더 엄격해진다. 과속이나 보행자 보호 의무 등 한 번만 적발돼도 보험료 5%, 2회 이상 적발 시 10% 할증된다. 경찰 단속도 강화된다. 예전처럼 막 우회전하다가 경찰에게 적발되면 범칙금은 물론 보험료 할증까지 된다.

우회전 일단멈춤 문구 / 연합뉴스

올해 7월부터
우회전 관련 법 강화

올해 1월 11일,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공포되었다. 이후 6개월간 계도 기간을 거쳐 올해 7월 12일부터 법이 시행된다. 기존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만 일시 정지 의무롤 부여했는데, 개정안에서는 통행하려고 하는 때까지로 범위를 넓혔다.

즉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있어도 인도에서 건널 준비를 하고 있다면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 그 외 어린이 보호구역 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 유무와 상관없이 반드시 일시 정지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범칙금 6만 원,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보호구역에서 적발되면 두 배인 범칙금 12만 원, 벌점 20점이 부과된다.

우회전 단속 중인 모습 / 매일신문

횡단보도 앞에서
무조건 일시정지

법이 바뀌면 애매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먼저 보행자 신호가 적색인데 보행자가 인도에 서 있는 경우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갔겠지만 앞으로는 잠깐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 통행하려고 하는 때가 단순히 건너려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횡단보도 앞에서 건너려고 대기하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보행자 신호가 초록불이면 당연히 일시정지해야 하며, 주변을 살핀 후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확실히 없다고 판단될 때만 천천히 지나갈 수 있다. 즉 어떠한 상황이든 일단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회전 하는 모습 / 중앙일보

네티즌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무엇보다 보행자 신호 적색에 보행자가 인도에 서 있는 경우에도 일시정지하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무단횡단을 보호하는 개정안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보행자 신호가 적색이면 횡단보도는 당연히 건널 수 없는 건데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무단횡단자까지 왜 예측해야 하냐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럴 거면 차라리 차량 신호등이 적색이면 우회전도 못하게 개정을 하던지, 무단횡단 도중 사고 발생 시 무단횡단자 책임 100%로 바꾸던지, 아예 사거리에 횡단보도 없애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횡단보도 모습 / JTBC

운전자는 보행자 보호
보행자도 항상 차를 잘 살피고
무단횡단은 하지 말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횡단보도 우회전 관련 법규는 개정이 필요했던 거라는 것은 사실이다. 보행자 신호 녹색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을 때도 슝슝 지나가는 차들이 너무 많다. 독자들도 건너다가 이런 차들 때문에 식겁했던 일이 분명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공감할 것이다.

물론 보행자도 건너기 전에 좌우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무단횡단은 절대 하지 말자.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교통법규를 잘 지켜야 보행자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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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1. 우리나라모든도로에차가우회전하는데,건널목없는데가어디있읍니까?교통체계를그따위식으로쳐만들어놓고운전자보고만지키라고만하면,이것또한불공평한거아닙니까?그러면,보행자한테도똑같이신호를위반했다거나,건너지않을거면서건널것처람운전자를속여서사고유발한것에대해서도엄중히책임을물으야죠!!!
    세금뜯어내기위한법조항만만들지말라는겁니다.
    세금은있는사람한테뜯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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