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실내 공기에서 톨루엔 과다검출
콘솔박스 스토리지 제작 중 이를 건조하는 설비가 오염된 것으로 추정
별다른 제재는 없지만 소비자 건강을 위해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자동차와 관련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을 뽑으라면 바로 새 차를 처음 받았을 때가 아닐까 싶다. 특히 요즘처럼 대기 기간이 길 때는 더하다. 비닐을 뜯는 그 쾌감과 실내에서 나는 그 특유의 냄새는 새 차를 받았을 때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차에서 나는 냄새에는 각종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제거해야 하며, 가끔 새 차 느낌을 유지하고 싶어 비닐을 뜯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유해 물질이 배출되지 않도록 잡는 효과가 있는 데다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나중에는 뜯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비닐 역시 빨리 제거해 줘야 한다. 새 차에 포함되어 있는 유해 물질 중 톨루엔이 있는데, 최근 그랜저에서 톨루엔 과다 검출 이슈가 나왔다.

글 이진웅 에디터

최근 실내공기질 조사 결과
그랜저에서 톨루엔 과다 검출 확인

지난 28일, 국토교통부는 K8, 스포티지, 투싼, 아이오닉 5, 그랜저, 수입차 12개 차종에 대해 실내공기질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그 결과 그랜저에서 톨루엔이 권고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공기질 조사에서 측정하는 성분은 포름알데히드(210), 톨루엔(1,000), 에틸벤젠(1,000), 스티렌(220), 자일렌(870), 아크롤레인(50), 아세트알데히드(300)이 있다. (단위 ㎍/㎥) 대부분 권고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성분이 검출되었지만 그랜저에서만 톨루엔이 기준치의 120%가 넘는 1,228.5㎍/㎥가 나왔다.

톨루엔은
어떤 물질인가?

그랜저에서 과다하게 검출된 톨루엔은 벤젠, 자일렌과 함께 석유화학 분야에서 기본이 되는 방향족 탄화수소다. 참고로 방향족 탄화수소는 벤젠고리를 가지고 있는 유기화합물을 의미한다. 톨루엔은 벤젠에서 수소 하나가 메틸기(CH3)로 치환된 물질이다.

톨루엔은 기본 방향족 탄화수소 중에서도 매우 쉽게 얻을 수 있다. 원유를 분별 증류만 시켜도 톨루엔이 많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도 꽤 저렴한 편이다. 주 용도는 톨루엔 2분자를 반응시켜 벤젠과 자일렌을 얻는데 쓰인다. 둘을 반응시키면 메틸기가 다른 분자로 이동하는데, 메틸기를 잃은 쪽은 벤젠, 얻은 쪽은 자일렌이 된다.

그 외 무극성 물질을 녹이는 용매로 활용하기 때문에 도료와 접착제 제조에 많이 활용되며, 질산과 합성시켜 폭약에 많이 사용되는 TNT를 제조할 수 있어 방산 업계에서도 중요한 물질로 취급된다.

톨루엔을 들이키면 환각 증세를 일으킨다. 본드가 환각 물질로 지정되어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오랫동안 노출되면 두통, 어지럼증, 기억력 장애, 중추 억제, 피로 등 신경계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며, 유독 물질로 지정해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3군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있어 인체에 암을 유발하지는 않는다.(3군 발암물질에는 인체에 암을 일으키기 어려운 물질들이 분류되어 있다) 대신 톨루엔을 반응시켜 만들어지는 벤젠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어 있어 매우 위험하다.

톨루엔, 자일렌 외 차량 실내공기질을 측정하는 물질 중 포름알데히드는 주로 방부제로 활용하며, 스티렌은 여러 분자를 중합시켜 스티로폼을 만드는데 활용된다. 에틸벤젠은 그 스티렌을 제조하는데 주로 활용된다.

아크롤레인은 아크릴산을 제조하는데 활용되는데, 담배에도 많이 들어있어 폐암의 주원인이 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음주 후 속 쓰림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에탄올이 인체에서 산화되면 아세트알데히드가 되며, 여기서 다시 산화되여 아세트산이 되면서 숙취에서 깬다.

설비 오염으로 추정
현재는 개선 완료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톨루엔 과다 검출 원인으로 콘솔박스 스토리지 제작 중 이를 건조하는 설비가 톨루엔에 오염되어 권고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부품 건조 과정과 작업용 설비 부자재 관련 규정을 개선, 휘발성 유해 물질을 최소화하도록 조치했다”라며 개선했음을 밝혔다. 국토부는 개선 현황을 확인하고 기준에 적합한지 재확인하기 위해 5대를 무작위로 선정해 추가시험을 실시한 결과 모두 권고기준을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는
GV80에서 톨루엔이
과다 검출된 적 있었다

1년 전에는 제네시스 GV80에서 톨루엔이 과다 검출된 적이 있었다. 당시 기준치의 1.7배인 1,742.1㎍/㎥이 검출되었다. 나머지 성분들은 모두 기준치에 한참 못 미쳤다.

다만 모든 GV80에서 톨루엔이 과다 검출된 것은 아니다. 현대차 공장에서 도장 건조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도장 재작업이 진행되었는데, 이때 밀봉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도장에 포함된 톨루엔 성분이 실내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장 재작업을 하지 않은 GV80 2대에 대해 추가로 측정한 결과 기준치를 충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소비자 건강을 해치는 부분
지속적으로 검사해 개선할 필요

자동차는 제조 과정에서 화학약품 처리를 많이 한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농도가 감소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제조 이후부터 유해 물질이 많이 검출되지 않는 것이 좋다.

유해 물질이 너무 많으면 배출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며, 소비자도 차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유해 물질에 많이 노출되어 사람에 따라 어지럼증 등 문제를 일으켜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신차 공기질을 국제 기준에 맞춰 더욱 깐깐하게 측정한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시간이 지날수록 농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권고 기준으로 제정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는 기준치를 넘어서는 수치가 검출되더라도 별다른 제재가 없는 상태다.

비록 제재는 없다지만 소비자 건강을 위해 제조사는 공정에 더욱 신경 쓰며, 국토부에서는 지속적인 측정을 통해 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감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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